[ON+현장 종합] 노래를 연기하는 가수, 정승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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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온뉴스 이소희 기자] 정승환이 단순히 노래를 부르는 사람이 아니라 마음으로 ‘전달하는’ 가수임을 증명했다. 그의 목소리에는 다양한 정승환이 담겨있었다.

정승환은 30일 오전 서울 강남구 청담동 일지아트홀에서 데뷔앨범 ‘목소리’ 발매 기념 쇼케이스를 열었다.

이날 정승환은 “데뷔했다는 걸 실감 못했는데 어제 KBS2 ‘유희열의 스케치북’ 녹화 때 유희열 선배님이 제 이름을 호명해서 무대에서 제가 노래를 하고 있는데 그 때 실감했다”고 데뷔 소감을 전했다.

이어 “개인적인 공간에서 나만 알고 있던, 회사만 알고 있던 곡이 공개돼서 무대에서 부를 수 있고, 사람들도 따라 부를 수 있게 되니 기분이 묘했다. 가수가 누릴 수 있는 행복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28일 자정 발매된 데뷔앨범 ‘목소리’에는 앨범과 더블 타이틀곡 ‘이 바보야’와 ‘그 겨울’을 비롯해 ‘북극성’ ‘숲으로 걷는다’ 등 총 6개 트랙이 수록됐다.

정승환은 이번 앨범 타이틀처럼 자신의 가장 큰 장점인 목소리를 내세웠다. 철저히 전자음을 배제하고 어쿠스틱 피아노, 기타, 드럼, 베이스, 스트링 등의 기본 편성으로만 구성해 겨울의 따뜻한 색감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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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앨범 제목을 ‘목소리’라고 지은 것에 대해 “목소리가 나라는 사람을 설명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단어라고 생각한다. 목소리가 가지는 의미가 나한테는 어떤가 생각을 해봤고, 거기에 중점을 두고 앨범을 만들고자 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타이틀곡 ‘이 바보야’에 대해서는 “헤어진 연인을 길에서 우연히 마주치고, 이제 다가갈 수 없는 슬픔을 그린 곡이다”라고 설명했다. ‘그 겨울’에 대해서는 “사계절을 같이 보낸 사람이 있었는데, 겨울이라는 계절이 유독 쓸쓸하다. 그 시기에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낸 마음을 담은 곡이다”라고 말했다.

특히 이번 앨범은 공개되자마자 실시간 음원차트를 장악하며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정승환은 “불안감은 나중 문제였던 것 같다. 정승환의 앨범이라고 하는 것들을 내고 싶었고, 성적을 확인하기보다 ‘정승환’ ‘목소리’라는 말이 있는 걸 보고 기분이 좋았다. 그걸 만끽한 다음에 부담감을 느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항상 나를 뛰어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늘 나아져야 한다고 생각해서 부담과 책임도 느끼긴 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날 행사에는 안테나뮤직의 수장 유희열이 응원차 현장을 찾았다. 유희열은 정승환이 음원차트 1위를 휩쓴 것에 대해 “1위가 목표는 아니지만 기분 좋은 것은 사실이다. 같이 있다 보면 이 친구가 어떤 위치일까 잘 못 느끼는데 앨범이 나오자마자 반응을 보고 ‘이게 정승환의 힘이구나’ 느꼈다”고 흐뭇함을 드러냈다.

정승환과 유희열은 포토타임을 하면서 포옹을 하고 뽀뽀하는 시늉을 하는 등 마치 부자지간 같은 모습으로 훈훈함을 자아냈다. 정승환은 가족같이 편하게 자신을 대해주는 유희열에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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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환은 “유희열 선배님이 도움을 준 정도가 아니라 제가 갈팡질팡할 때 늘 뒤에서 고생하시고 애를 쓰신 것 같다. 곡마다 하나하나 세심하게 봐주시고 그 외에도 말할 수 없는 것들이 너무나 많다”고 말했다.

또한 “앨범 작업하면서 나 혼자만이 할 수 있는 건 아니구나 느꼈다. 내가 노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만으로 되는 게 아니라는 걸 깨닫고 내 위치를 깊이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속내도 드러냈다.

유희열 역시 정승환에 대한 깊은 애정을 보였다. 유희열은 정승환에 대해 “발라드계에서 선수들끼리 ‘곡보다 중요한 게 누가 부르냐 싸움인 것 같다’고 이야기들 한다. 가사전달이 중요한 것이다. ‘내 이야기처럼 들리느냐 아니냐‘ 하는 연기가 중요하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정승환과 톤과 발음, 특히 스펀지처럼 발음하는데 좋다. 연기를 하는 발라드에 최적화된 친구가 아닌가 싶다. 노래를 잘하는 사람은 많겠지만 정승환을 대체할 수 없는 가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가창력이 먼저 다가오기보다 가사전달이 먼저인 친구다”라며 넓은 연기폭을 극찬했다.

이날 정승환은 진중한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고 앨범을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전혀 떨지 않는 유려한 입담으로 시종일관 4차원 매력까지 발산했다. 무반주에 춤을 추는가 하면 조용조용 유희열을 디스하는 등 정승환의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줬다.

1위 공약 역시 독특했다. 정승환은 “노래에 바보가 나오니 바보분장을 하고 노래를 하면 어떨까. 이왕 하는 거 화끈하게 하고 싶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이소희 기자 lshsh324@entero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