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온뉴스 이주희 기자] 군대리아와 각종 유행어를 만든 ‘진짜 사나이’들이 마지막 수료식을 마쳤다.
지난 27일 MBC 예능프로그램 ‘진짜 사나이’는 3년 6개월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
2013년 4월 첫 방송된 군대 체험 예능 프로그램 ‘진짜 사나이’에서는 배우, 가수, 외국인 방송인 등이 실제 군대에서 군인들과 함께 군 생활을 하는 모습을 담아 리얼 예능프로그램의 새 지평을 열었다. 바깥세상에서도 일반인들보다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연예인들이 상명하복과 질서가 우선인 군대에서 펼치는 이야기는 웃음을 주기에 충분했고, 며칠 혹은 몇 달 동안 함께하면서 쌓인 전우애는 감동을 줬다.
‘진짜 사나이’에 출연한 총 109명의 연예인들은 처음부터 스타였던 사람보다 무명에 가까웠던 이들이 더 많았다. ‘진짜 사나이’ 시즌1은 샘 해밍턴, 헨리, 박형식 등 새로운 스타들을 발굴하며 ‘스타 등용문’으로서 역할을 하기도 했다.
만기 전역을 하거나 후임병이 들어오는 시스템을 가진 시즌1과 달리 ‘진짜 사나이’ 시즌2는 특집으로 진행되며 매회 새로운 인물들이 등장했다. 하지만 해당 연예인들은 연예계 활동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머리를 깎고 외형적으로 실제 군인에 가까운 모습을 만들어 의지를 보여줬다. 이들은 ‘해병대’, ‘SSU’ 등 특수부대에 도전장을 내밀었고, ‘동반입대특집’, ‘중년특집’, ‘개그맨 특집’ 등 나이불문 국적불문의 연예인들이 출연해 신선함은 물론, 도전 정신을 심어줬다.
‘여군특집’은 ‘진짜 사나이’를 지금까지 끌고 온 특집이었다. 초반 신선함으로 시청자를 사로잡았지만, 방송된 지 1년 반쯤 지났을 쯤엔 모든 예능프로그램이 그렇듯 ‘진짜 사나이’도 정체기에 빠졌었다. 이를 살렸던 것이 ‘여군특집 1기’다. 김소연, 라미란, 혜리, 홍은희, 박승희, 혜리 등이 출연했던 ‘여군특집 1기’는 초반 김소연의 친절함, 박승희의 걸크러쉬 등에 관심이 모아졌지만, 퇴소를 하면서 혜리가 ‘아잉’이라는 애교를 부린 후, 혜리는 단박에 스타로 떠올랐으며, ‘진짜 사나이’ 역시 인기를 연장할 수 있었다.
‘제2의 혜리는 누구일까’에 관심이 모아졌던 ‘여군특집 2기’는 빨간 얼굴에 두꺼운 안경이 인상적이었던 ‘아로미’ 강예원을 비롯해 ‘잊으시오’ 엠버, 천생 군인인 박하선 등이 등장해 인기를 이었다. 총 4회의 여군특집과 여군과 남군이 함께했던 ‘해군 부사관 특집’을 선보였으며, 남군보다 더 많은 인기를 끌기도 했다.
외국인은 용병 중 용병이었다. 시즌1의 샘 해밍턴과 헨리가 활약을 한 것에 이어서 ‘진짜 사나이’에서는 매회 외국인들이 출연했다. 한국말과 군대문화에 익숙치 않은 이들은 구멍병사로 통하며 예상하기도 힘든 실수로 수많은 명장면을 탄생했다. 헨리는 어려운 군대용어에 대한 답답함을 ‘1도 모르겠다’로 표현했으며, 태권도의 목지르기는 ‘넥슬라이스’라는 무시무시한 용어로 개명(?)시켰다. 다나까로 끝나는 군대말투가 어려웠던 엠버는 힘들어서 눈물을 흘리다가 전우들에게 미안한 마음에 자신의 행동을 잊으라며 ‘잊으시오’라는 엉뚱한 사극톤을 선보여 웃음을 자아냈다. 샘 해밍턴이 선보인 경보음 ‘브르릭 부르릭’도 잊을 수 없는 유행어다. 이외에도 샘 오취리, 줄리안 등이 출연했다.
박하선이나 이시영처럼 천생 군인 같은 모습으로 여성팬들까지 사로잡은 여배우들도 있지만, 의외로 눈물이 많았던 ‘의리’의 사나이 김보성과 ‘수다쟁이’ 박찬호의 모습도 있었다.
잊고 싶지 않은 순간들도 있었지만, 잊고 싶은 순간들도 있다. ‘여군 특집 1기’에서 맹승지는 훈련을 받다가 “여자는 이렇게 하는 겁니다”라며 대성통곡했고, 이에 소대장은 “군인은 그렇게 안 합니다”라고 나무랬다. 또한 ‘여군 특집 3기’에서는 김현숙과 서유리가 한 하사에게 “엉덩이가 화나 있다”라고 발언해 방송 이후 그의 가족이 성희롱에 대한 불편한 심경을 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논란 이후 맹승지는 악바리 같은 모습을 보여주며 소대장에게 인정받았고, 성희롱 발언도 김민종 PD가 직접 사과에 나서며 진화에 나서는 등 끊임없이 노력했다.
‘일밤’의 2부를 책임졌던 ‘진짜 사나이’는 ‘상남자 특집’을 마지막으로 휴식에 돌입한다. 이들은 향후 시즌3를 기약할 예정이며, ‘일밤’의 2부는 ‘진짜사나이’ 후속으로 ‘은밀하게 위대하게’를 편성했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이주희 기자 leejh@entero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