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온뉴스 이주희 기자] 제37회 청룡영화상에서 ‘곡성’이 5관왕을, ‘아가씨’는 3관왕을 차지했다. 최우수작품상은 ‘내부자들’이, 감독상은 ‘곡성’의 나홍진 감독이 수상했다. 작품성뿐만 아니라 현재 시국에 걸맞은 결과였다. 남녀주연상은 이병헌과 김민희가 차지하면서 청룡영화상이 각종 논란과 상관없이 연기력만으로 상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
25일 오후 서울 경희대 평화의전당에서 제37회 청룡영화상이 개최됐다. 사회는 배우 김혜수와 유준상이 맡았다.
김혜수는 “청룡상은 엄격하고 공정한 심사를 하고 있어서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고 자신했다. 제37회 청룡영화상 후보자(작)은 지난해 10월 9일부터 2016년 10월 9일까지 개봉한 한국영화를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영화계 각 분야 전문가들의 설문조사와 누리꾼 투표 결과를 종합하여 엄선한 것이다.
첫 수상자는 신인남우상을 수상한 ‘동주’의 박정민으로, 그는 “70년 전에 주권을 되찾기 위해 남모르게 피 흘렸던 분들이 계셨다. 이 영화를 하면서 70년 후에 살아갈 사람들을 위해 내가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 생각하게 됐다. 나라가 많이 어수선한데, 나는 대한민국의 국민이자 배우로서 송몽규 선생님께 부끄럽지 않는 사람이 되겠다”고 소신 발언해 눈길을 끌었다.
신인여우상을 수상한 ‘아가씨’의 김태리는 “숙희와 아가씨가 그러했듯이 나도 한발 한발 성장하는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말했고, 신인감독상을 수상한 ‘우리들’의 윤가은 감독은 “작은 영화인데도 사랑해주셔서 감사하다. ‘이런 영화’가 뭔지는 모르겠지만, 계속 해도 되는 줄 알고 앞으로 해나가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청정원인기스타상에는 ‘아수라’ 정우성, ‘덕혜옹주’ 손예진, ‘터널’ 배두나, ‘곡성’ 쿠니무라 준이 차지했다. 정우성은 “청룡영화상에서 인기스타상은 올해 네 번째로 받는다. 아무래도 열심히 하는 모습을 격려해주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남우조연상에는 ‘곡성’의 쿠니무라 준이 차지했다. 한국 첫 영화 출연에서 좋은 결과를 낸 쿠니무라 준은 “한국영화는 어떻게 이렇게 힘이 강할까. 존재감이 강한지 궁금해 왔다”며 한국영화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여우조연상 시상에는 전년도 시상자인 전혜진을 대신해 배우 이선균이 등장했다. 이선균은 “이 자리를 위해 전혜진이 준비를 많이 했는데 병원의 만류로 오지 못했다. 병의 근원이 남편 때문이라고 해서 내가 책임지려고 나왔다. 현재 상태가 많이 좋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여우조연상에는 ‘검은 사제들’의 박소담이 차지했다. 빙의 연기로 주목을 받은 그는 배두나, 라미란, 정유미, 천우희 등 쟁쟁한 선배들을 제치고 수상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연기를 제대로 시작한지 만 3년이 되지 않았고, 작년에 ‘경성학교’로 처음 청룡에 참여했었다.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른 것만으로도 감사했었다. 정말 상을 받고 나니 마음이 무겁다. 부담감을 책임감으로 성실히 묵묵히 채워나가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감독상에는 ‘곡성’의 나홍진 감독이 차지했다. 나 감독은 “진짜 오래 걸렸다. 이 영화를 시작하기로 마음먹은 것이 6년 전이다. 곽도원 선배는 내게 진심으로 힘이 되어 주셨다. 그리고 환희야. 네가 곡성을 살렸다”고 말한 후 “황정민 선배는 캐스팅한 순간부터 은인이라고 생각했다. 이외에도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 앞으로 더 치열하게 영화 만들겠다”며 함께한 이들을 일일이 언급했다.
‘인생연기’를 보여줘 호평을 받은 김민희는 ‘불륜’ 논란으로 수상이 불투명 했으나 결국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아가씨’ 측은 “외국어 연기가 쉽지 않은데 멋진 연기를 보여줬다. 상 잘 전달하겠다”며 대리 수상했다.
남우주연상은 ‘내부자들’의 이병헌이었다. 그는 “25년 동안 연기했는데 청룡에서 처음 받아서 감개무량하다”며 “‘내부자들’ 시나리오 처음 읽었을 때 너무 재미있었는데 한편으로는 영화니까 너무 과장된 것이 아닌가, 사회 현상을 극적으로 몰고 가려고 한 게 아닌가 생각하면서 촬영을 했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보면 현실이 ‘내부자들’을 이겨버린 것 같은 상황이 되어버렸다. 소신 발언은 아니다. TV를 보면서 절망적인 마음으로 촛불을 들고 있는 사람들을 봤는데, 언젠가 저 촛불이 희망의 촛불이 될 것이라는 믿음을 가졌다. 앞으로는 소감을 몰아 쓰지 않고 조금씩 소감을 쓸 수 있도록 자주 후보에 오르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최우수작품상도 ‘내부자들’이 차지했다. ‘내부자들’ 측은 “이런 시국에 우리가 상을 받는 것이 맞는지 잘 모르겠다. 건강한 대한민국이 돌아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이주희 기자 leejh@enteronnews.com
신인남우상 - ‘동주’ 박정민
신인여우상 - ‘아가씨’ 김태리
신인감독상 - ‘우리들’ 윤가은
기술상 - ‘부산행’ 특수분장 곽태용&황효균
촬영조명상 - ‘아수라’ 이모개&이성환
편집상 - ‘곡성’ 김선민
음악상 - ‘곡성’ 장영규&달파란
미술상 - ‘아가씨’ 류성희
각본상 - ‘동주’ 신연식
청정원 인기스타상 - 정우성, 배두나, 쿠니무라 준, 손예진
청정원 단편영화상 - 이지원 감독 ‘여름밤’
남우조연상 - ‘곡성’ 쿠니무라 준
여우조연상 - ‘검은 사제들’ 박소담
남우주연상 - ‘내부자들’ 이병헌
여우주연상 - ‘아가씨’ 김민희
감독상 - ‘곡성’ 나홍진 감독
최우수작품상 - ‘내부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