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온뉴스 이소희 기자] 아이돌의 꿈의 장소라고 불리던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을 당분간 이용할 수 없게 됐다. 올해 초, 곧 대대적인 공사를 시작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머지않아 진짜로 공사에 돌입한 것이다.
체조경기장 관계자는 “지난 9월 26일부터 체조경기장 시설 개선공사가 시작됐다. 내년 12월 29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공사를 거친 체조경기장은 1만5000석 규모의 아레나형 케이팝(K-POP) 공연장으로 변신할 계획이다.
체조경기장은 가수들에게 상징적인 존재였다. 가수와 팬들은 매 연말이면 당연하게 그곳을 찾았고, 아이돌에게는 티켓파워를 입증할 수 있는 계기였다. 체조경기장에 입성하면 어느 정도 인정받는 위치라고 여겨졌다.
게다가 약 1만 명의 관객을 수용할 만한 공연장은 현재 고척 스카이돔을 제외하고는 마땅치 않은 상황이기에 한 번 체조경기장에 발을 들인 이들은 매년 같은 장소에서 공연을 개최한다.
그런 체조경기장이 이제는 없다. 각종 콘서트가 급증하는 연말, 늘 같은 곳에서 재회하던 이들은 어디로 가야할까.
매년 데뷔일과 비슷한 시기에 체조경기장에서 단독 콘서트를 개최하던 신화는 올해 이례적으로 다음달 17, 18일 이틀간 일산 킨텍스 제1전시장에서 팬들을 찾는다. 헷갈릴 수도 있을 팬들을 위해 신화는 ‘체조 아니야~ 거기 아니야~’라는 문구가 적힌 유머러스한 티저를 공개하며 변화를 알렸다.
체조경기장에서 열광적인 연말을 보내던 싸이는 고척 스카이돔을 선택해 다음달 24, 25일 이틀간 단독 콘서트 ‘올나잇 스탠드 2016-싸드레날린’을 연다. 지난해 11월 체조경기장에 첫 입성한 방탄소년단 역시 지난 12, 13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공연을 펼치며 높아진 위상을 입증했다.
연말마다 같은 장소에서 공연을 선사했던 성시경은 “올해 제가 늘 하던 장소가 공사 중인 걸로 알아서 큰 콘서트 계획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콘서트 때마다 체조경기장 관객석을 가득 채웠던 소녀시대 역시 올해는 국내 공연 계획이 없다.
2014년 12년 만에 재결합해 지난해 체조경기장에서 콘서트까지 개최한 지오디는 이번에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팬들과 만나게 됐다.
체조경기장이 집 같은 존재인 이들에게 공연장 변경은 말처럼 쉽지만은 않은 문제다. 단순히 익숙함을 떠나 대관료부터 달라진 공연 환경, 수용 인원 및 티켓판매량 등 여러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무작정 고척 스카이돔으로 옮겨가기에는 2만2000명의 인원을 채워야 하는 부담이 있고, 회차를 늘리자니 제작비가 달라지고 아티스트의 컨디션이 고려된다.
그런가 하면, 오히려 새로움을 추구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늘 하던 곳에서 벗어나 달라진 곳에서 새로운 동선과 구성을 선보인다면, 신선함을 줄 수 있는 효과가 있다. 혹은 보다 작은 공연장에서 팬들과 가까이 호흡하며 만족감을 선사할 수도 있다.
아울러 방탄소년단 같은 경우, 이전과 달라진 자신들의 위치를 실감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아이돌 중에서는 엑소가 유일하게 고척 스카이돔에서 전석 매진을 기록한 바 있기에, 고척 스카이돔에서의 공연과 매진은 체조경기장과 또 다른 의미를 지닌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이소희 기자 lshsh324@entero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