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온뉴스 이주희 기자] 제37회 청룡영화상의 최우수작품상, 그리고 최우수작품상의 감독들이 후보에 오른 감독상과 신인감독상은 과연 어떤 영화인이 차지할까. 여우주연상 역시 이번 시상식에서 빼놓을 수 없는 관전 포인트다.
25일 오후 서울 경희대 평화의전당에서 제37회 청룡영화상이 개최된다.
총 18개 부문이 시상되며, 현재 청정원 인기스타상과 청정원 단편영화상, 한국영화 최다관객상을 제외한 15개 부문의 후보자(작)이 발표된 상태다. 후보자(작)은 지난해 10월 9일부터 2016년 10월 9일까지 개봉한 한국영화를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영화계 각 분야 전문가들의 설문조사와 네티즌 투표 결과를 종합하여 엄선한 것이다.
최고상인 최우수작품상에는 ‘곡성’ ‘내부자들’ ‘동주’ ‘밀정’ ‘부산행’ ‘아가씨’가 후보에 올랐다. 특히 ‘곡성’ ‘부산행’ ‘아가씨’는 지난 5월 국제영화제 중 가장 영향력이 있는 칸 영화제에 초청되면서 주목을 받았다. 이후 국내에서 개봉된 세 작품은 그동안 한국영화에서 쉽게 하지 못했던 장르에 도전했다는 평을 받으며, 흥행과 작품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사로잡았다. ‘곡성’은 687만 명, ‘부산행’은 1156만 명, ‘아가씨’는 428만 명을 모았으며, 극장에서 내린 이후에도 오랫동안 패러디 되면서 화제를 몰고 다녔다.
이중 ‘곡성’은 최우수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여우조연상, 여우조연상, 신인여우상 등 11개 부문 후보에 이름을 올려 가장 강력한 후보로 여겨지고 있다. ‘곡성’은 ‘절대 현혹되지 마소’ ‘뭣이 중헌디’ 등 유행어를 만들어냈고, 처음으로 주연을 맡은 곽도원, 조연으로 강렬한 변신을 꾀한 황정민, 그리고 한국영화계에서 전무후무한 캐릭터를 맡은 외국인 배우 쿠니무라 준, 아역 김환희까지 하나하나 언급하지 않을 수 없을 정도로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다. 또한 1차원적인 스토리가 아니었기 때문에 관객들에게 다양하게 해석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며 영화의 또 다른 소비 형태를 만들었다.
또 다른 강력한 후보는 ‘부산행’이다. 9개 부문에서 후보로 오른 ‘부산행’은 2016년 단 하나의 천만 영화로서, 가장 많은 관객을 모은 작품에게 수여되는 최다관객상 시상이 확정된 상태다. 대한민국 최초의 좀비 블록버스터로 좀비 영화가 많이 유통되는 할리우드에서도 호평을 받았으며, 특수분장과 같은 경우엔 기술상에서 강력한 후보로 올라있다.
박찬욱 감독의 신작이자 데뷔 이래 가장 강한 인상을 남긴 김민희, 신예 김태리를 배출한 ‘아가씨’도 눈여겨봐야 한다. 속고 속이는 네 남녀의 심리를 다룬 이 영화는 1부와 2부로 나뉘어 충격적인 반전을 선사한 ‘아가씨’는 8개 부문의 후보에 올랐다. 올 한해 가장 마니아들의 사랑을 받은 ‘아가씨’는 공식적으로 감독판이 개봉하지 않았음에도 메가박스 등을 통해 감독판을 상영시켰고, 현재에도 많은 팬들의 응원을 받고 있다.
한국영화 사상 가장 감독판으로 사랑받은 작품으로는 ‘내부자들’도 빼놓을 수 없다. 청불 최초로 900만(‘내부자들’ 707만 명, ‘내부자들: 디 오리지널’ 208만 명)을 모은 ‘내부자들’은 작년 한 해 가장 큰 화제를 모았던 작품으로, 고위층들의 성접대 장면, ‘대중들은 개ㆍ돼지다’라는 대사로 주목받았다. 현재의 시국을 예측한 듯 그려낸 이 영화 역시 최우수상을 수상할 가능성이 높다. ‘모히또 가서 몰디브 한 잔 해야지’라고 말했던 이병헌은 이 영화로 과거 스캔들마저 덮을 만한 연기력을 선보였으며, 현재 남우주연상의 강력한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이준익 감독의 ‘동주’는 최우수작품상 후보에 오른 여러 작품들 중 유일하게 저예산 영화다. 5억으로 만들어진 이 영화는 윤동주 시인와 송몽규 열사의 삶을 흑백으로 그려낸 작품이다. 윤동주와 송몽규의 삶을 그린 작품으로, 각본상(신연식)과 신인남우상(박정민) 등에서도 좋은 결과가 예측된다.
김지운, 나홍진, 박찬욱, 우민호, 이준익 등 작품상 후보에 오른 영화의 감독은 모두 감독상 후보에 올랐다. 눈에 띄는 것은 ‘부산행’의 연상호 감독만 신인감독상 후보에 오른 것이다. 연상호 감독은 이미 애니메이션 영화로 주목을 받았던 감독이기에 완전한 신인으로 보기엔 무리가 있는데다 신인감독상 후보에 ‘우리들’의 윤가은, ‘검은사제들’의 장재현 등 강력한 후보가 있어 (신인)감독상을 수상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될 가능성이 높다.
최우수작품상과 감독상 외에 가장 대중의 관심을 모으는 것은 여우주연상이다. 지난해 청룡영화제에서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이정현이 수상한 것을 보아 ‘죽여주는 여자’ 윤여정, ‘최악의 하루’ 한예리도 가능성이 있지만, 각종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손예진이 이번엔 ‘비밀은 없다’가 아닌 ‘덕혜옹주’로 여우주연상에 올라 눈길을 끈다. 특히 이번 청룡영화상의 최대 관전 포인트는 김민희의 수상 여부다. 김민희가 불참을 확정한 가운데, 청룡영화상은 과연 김민희의 손을 들어줄 것인가. 히데코를 맡은 김민희의 연기만큼은 신의 경지에 오른 연기임은 틀림없다.
한편 제37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은 오는 25일 경희대학교 평화의전당에서 열리며, 오후 8시부터 SBS를 통해 생중계된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이주희 기자 leejh@entero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