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리뷰┃‘페이 더 고스트’] 판타지? 호러? … 이도저도 아닌 애매한 정체성

Photo Image
사진='페이 더 고스트' 포스터

[엔터온뉴스 이예은 기자] 미국에서 시작해, 다양한 나라의 축제가 된 10월 31일의 할로윈데이. 저마다 우스꽝스러운 혹은 아주 무서운 유령이나 괴물 분장을 하기 위해 고심하며 축제를 즐길 만반의 준비를 갖춘다. 그러나 이날, 한 남자는 처절해지기 시작한다.

마이크(니콜라스 케이지 분)는 문학 교수로, 종신 교수 임명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 이를 위해 가족과의 시간을 내기도 힘들었던 그는 결국 종신 교수의 꿈을 이룬다. 아내 크리스틴(사라 웨인 콜리스 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기쁜 마음으로 아들 찰리(잭 풀턴 분)와 함께 축제로 나섰고, 사건은 시작된다. ‘유령에게 대가를 치를 수 있나요?’ 이 말만을 남기고 찰리가 눈앞에서 사라진 것.

이후 1년 동안 마이크는 자신을 원망하는 아내와 별거하고, 찰리가 살아있다고 굳게 믿으며 미친 듯이 흔적을 찾아다닌다. 찰리의 생존이 곧 그에게 전부가 된다. 그러던 와중에 할로윈데이에 사라진 아이들이 찰리뿐만이 아님을 알게 되고, 진실과 아들을 찾아 끝없이 추적한다. 여러 단서들을 통해 할로윈의 전신인 고대 켈트 역사의 이야기가 사건과 엮임을 알게 되면서 실마리는 풀려간다.

Photo Image
사진=(주)시네마리퍼블릭 제공

감독은 관객에게 ‘유령에게 대가를 치를 수 있나요?’라는 알 수 없는 질문을 던져 기대감을 끌어올렸지만 정작 그 ‘대가’가 무엇인 지 쉽게 알아채기 어렵다. 허무맹랑할 정도로 주인공을 제외한 주변 사람들은 위험에 처하거나 큰 사고를 당한다. 동시에 대단한 키를 지닌 것처럼 등장하지만 아무런 해결 없이 주인공을 보조하는 소모적 캐릭터로만 그치고 만다.

관객들로 하여금 판타지인 지, 호러인 지 애매한 궁금증을 들게 하는 연출 역시 아쉽게 다가온다. 미스터리 판타지 스릴러 장르라고 명시되어 있지만 정말 판타지스러운 것은 영화 내에 삽입 된 ‘켈트족’ 설화가 전부다. 오히려 극 중후반까지, ‘컨저링’을 떠올리게 하는 공포 영화에 더 가깝다. 호러이기에는 잔잔하며 크게 공포스럽지 않고, 판타지라고 하기엔 비현실적인 요소가 부재해 아쉬움을 자아낸다.

여러 아쉬움 속에서 원맨쇼를 펼친다고 봐도 무방한 니콜라스 케이지는 부성애 넘치는 아버지, 이성적인 교수, 다정한 남편 이 모든 수식어를 붙일 수 있을 정도로 어울리는 연기를 선보였다. 오는 30일 개봉.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이예은 기자 9009055@entero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