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막방┃‘노래의 탄생’] 음악예능의 진화에는 ‘세션맨’이 있다/완

[엔터온뉴스 유지훈 기자] 음악예능은 진화한다. ‘노래의 탄생’은 그 진화의 시발점과 같았다. 시청률이 낮다고, 모르는 뮤지션이 너무 많이 나온다고 무시할 프로그램이 아니다. 8회 방송 끝에 종영을 맞았지만 시즌2에 대한 논의가 나오는 이유는 ‘노래의 탄생’이 보여준 음악예능의 새로운 확장성 때문이다.

지난 23일 오후 방송된 tvN 예능프로그램 ‘노래의 탄생’ 마지막 회에서는 네덜란드 뮤지션 바우터 히멜이 원곡자로 출연, 프로듀서들에게 자신의 음악을 선보였다.

이날 선정된 프로듀서는 강타X송광식, 선우정아X안신애였다. 강타X송광식 팀은 듣기 편안한 모던 록 스타일로, 선우정아X안신애는 가스펠스러운 느낌이 돋보이는 소울 펑크로 바우터 히멜의 노래를 재창조했다. 최종 승리자는 강타X송광식이었다. 바우터 히멜은 “너무나 환상적인 무대였고 굉장히 특별했다”고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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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노래의 탄생 캡처

끝으로 바우터 히멜은 “한국에 이런 기회로 오게 되어 기쁘다. 네덜란드에는 이런 프로그램이 없다. 여기서는 프로그램 전체가 음악과 함께 연주하는 과정도 중요하게 생각한다. 대단하다. 한국 사람들이 얼마나 음악을 사랑하는지 알 게 됐다”고 ‘노래의 탄생’ 출연 소감을 밝혔다.

2016년은 음악 예능이 홍수처럼 쏟아진 한 해였다. 오디션을 반으로 한 tvN ‘슈퍼스타K’와 SBS ‘K팝스타’는 물론 MBC ‘일밤-복면가왕’ ‘듀엣 가요제’ SBS ‘판타스틱 듀오’, KBS2 ‘불후의 명곡’ 등은 여전히 안방극장에 앉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그러나 새로운 시즌의 ‘나는 가수다’, ‘보컬전쟁-신의 목소리’ 등은 별다른 호응 없이 쓸쓸하게 종영했다. 이는 음악예능에 대한 시청자들의 피로도가 극에 달했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노래의 탄생’은 이런 음악 예능 가운데 후발주자라고 할 수 있다.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노래의 탄생’은 총 8회 방송 가운데 단 한번도 1%의 시청률을 넘긴 적이 없다. 한마디로 대중의 선택을 받지 못한 셈이다. 그러나 ‘노래의 탄생’은 시청률이 낮다고 해서 평가절하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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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노래의 탄생

바우터 히멜이 말했던 것처럼 ‘노래의 탄생’은 노래가 주는 단순한 즐거움을 넘어, 프로듀싱의 방향을 선정하고 이에 따른 세션 선택하고 조합하는 참신성을 보여줬다. ‘노래의 탄생’은 대중이 소비하는 음악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이렇게 정교하게 보여준 프로그램이다.

최근 아쉬운 성적으로 종영한 드라마, 예능프로그램에는 “한 번도 안본적은 있어도 한 번만 본 사람은 없다”는 말이 붙어 다닌다. ‘노래의 탄생’ 역시 예외는 아니다. 이어폰 속에서만 존재했던 세션맨들의 활약이 눈앞에 펼쳐질 때, 음악을 사랑했던 사람은 매료되기 마련이다. ‘노래의 탄생’에 매료됐던 1% 미만의 시청자들은 벌써부터 새로운 시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유지훈 기자 tissue@enter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