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인터뷰┃홍종현 ②] “나라는 사람의 영상을 남겨놓는 건 정말 멋진 일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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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온뉴스 백융희 기자] 홍종현은 지난 2007년 18살의 나이로 모델 데뷔를 했다. 당시 그에게 붙여진 타이틀은 모델 이었지만, 사실은 첫 시작부터 연기를 함께 꿈꿔왔다. 데뷔 10년차를 목전에 두고 있고 20대 후반의 나이에 들어선 그 때 10대 시절과는 직업을 대하는 태도가 남다를 것 같다.

“예전에는 가족들이나 친구들과 제가 나온 드라마를 같이 못 봤는데 이제는 연기력의 여부를 떠나서 함께 볼 수 있는 것 같아요. 누군가와 같이 봐도 ‘아 저 촬영 땐 이랬었지’라면서 상황에 대한 생각이 더 떠오르더라고요. 그래서 더 편하게 볼 수 있는 게 아닌가 싶어요. 연기를 좋아하고 잘 하고 싶은 마음은 똑같아요. 하지만 처음보다 욕심이 더 생겼고 임하는 자세도 많이 바뀌었어요.”

생활 리듬이 안정적이지 않고 체력적으로 강해야 하는 영역이 배우란 직업이다. 내가 아닌 다른 인물에 몰입해 일정 시간을 살아야 하고 극이 끝난 후엔 또 순수한 나 자신으로 돌아와야 하기 때문에 공허함 또한 큰 직업이다. 아무나 할 수 없는 직업을 꽤 오랫동안 이어가는 데에는 중심을 잡고 가는 원동력이 있기 때문이다. 그 비결은 꽤 간단하다.

“재밌어요. 저는 원래 성격상 흥미가 떨어지는 일을 붙잡고 있지는 못해요. 일을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는 가족도 큰 이유가 되지만, 이 직업을 좋아하고 재미있다고 느끼기 때문에 계속 붙잡고 있는 것 같아요.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해도 촬영 쉬는 시간이나 쉴 수 있는 시간에 제가 재밌어하는 다른 것들을 하면서 스트레스도 풀고 하니까 계속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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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의 연인’이란 작품을 통해 첫 악역의 캐릭터에 매료된 홍종현. 처음 악역을 맡게 된 것은 그의 연기 인생에 있어 새로운 도전이자 전환점이었다. 그에게 한 작품에 출연하는 가장 큰 요소는 ‘캐릭터’다.

“드라마, 영화에 출연하는 건 회사 혹은 저의 일방적인 의견으로만 되는 건 아닌 것 같아요. 충분히 여러 사람과 얘기를 하고 결정을 하는 편이었죠. 저는 영화나 드라마를 선택할 때 캐릭터를 제일 많이 봐요. 하고 싶은 마음이 들고 매력이 있어야지 더 저절로 열심히 하게 되더라고요. 꼭 누구나 매력을 느끼는 캐릭터이기 보다는 제가 봤을 때 매력이 있는 캐릭터일 때 더 끌려요.”

‘달의 연인’에서 악역을 하면서 홍종현을 떠올렸을 때 다양한 색깔을 낼 수 있는 배우로 인식 되길 바랐다. 첫 악역이었기에 우려의 눈길이 있었지만, 작품이 종영하고 나서 어느 정도 그 걱정의 시선에서 벗어났다. 마지막으로 홍종현은 연기자로서 단기간의 목표와 장기간의 목표를 전했다.

“영화가 됐든 드라마가 됐든 저라는 사람이 다양한 색깔을 낼 수 있는 배우라는 믿음 같은 게 생겼으면 좋겠어요. 물론 모델 활동도 꾸준히 하고 싶어요. 컬렉션 같은 경우에는 스케줄이 안 맞아서 참여를 못했는데 화보는 꾸준히 찍고 있어요. 장기적으로는 연기를 할 수 있을 때까지 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배우는 선택을 받는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일인데 나의 영상을 남겨놓는다는 건 굉장히 멋진 일인 것 같아요. 나이가 들고 다른 직업을 하고 있더라도 가끔씩 나를 찾아주는 곳이 있으면 언제든 달려가서 작품에 참여하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어요.”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백융희 기자 historich@enter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