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공연 리뷰] 국립무용단 ‘Soul, 해바라기’, 인간의 숙명을 축제로 마무리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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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온뉴스 백융희 기자] 한국 국립무용단과 독일 5인조 재즈그룹 사타첼로가 만나 감동을 선사한다.

‘Soul, 해바라기’는 인간 본연의 그리움을 주제로 한 작품이다. 이야기는 어머니와 죽은 아들, 이들을 이어주는 무당이 중심으로 흘러간다. 죽음 앞에서 이별할 수밖에 없는 두 사람의 애절한 운명을 춤으로 풀어낸다. 세 사람 외에도 신들린 듯한 단원들이 대거 등장해 역동적이면서도 에너지 넘치는 춤을 선보인다.

1막은 ‘살아 있는 자의 그리움’을 주제로 한다. 아들을 잃은 어머니의 슬픔과 그리움을 현대적인 살풀이로 재해석한다.

1막에서는 구체적이거나 직접적인 이야기의 설명을 담고 있지는 않지만, 누구나 겪는 상실의 슬픔, 그리움 등의 감정을 추상적으로 표현한다. 1막에서는 아들을 찾는 어머니와 무엇인가를 찾아 떠돌아다니는 아들 그리고 두 사람의 헤어짐을 여자 살풀이 춤, 남자 살풀이 춤, 남녀 듀엣으로 점점 감정을 고조시키며 이미지로 풀어낸다.

특히 3대의 첼로와 1대의 바이올린이 무대에 올라 현대화된 살풀이춤과 함께 그리움의 정서를 노래하는데 정확한 장르를 꼽을 수 없는 한국 전통 춤, 음악과 재즈 음악의 결합이 감동과 전율을 전해준다.

2막에서는 ‘죽은 자의 그리움’을 표현한다. 현대적인 이미지와 강하면서도 다채로운 색의 무대 위에 귀신들의 역동적인 이야기가 그려지는데 조용하고 애절하고 차분한 1막과는 다른 분위기로 흘러간다.

2막의 중간 굿 의식 중에서 혼령들을 불러내는 의식을 다양한 특징의 춤을 통해 표현해 재미를 준다. 음악과 춤에 있어서도 1막과는 다르게 역동적이고 유머와 위트가 녹아 있는 무대를 선보여 더 관객의 흥을 유발한다.

귀신들의 세상에서 다시 현실세계의 무당과 어머니가 아들의 혼과 마주친다. 이때 무당은 격렬한 춤사위와 함께 굿 의식으로 어머니와 죽은 아들의 만남을 성사시키는데 한을 해소시켜주는 천도 의식이 끝난 뒤 공연의 클라이맥스가 펼쳐진다.

단원들이 나와 인생의 삼라만상을 축제처럼 표현하는 소주파티를 열며 다 함께 즐기는 분위기로 전환된다.

1막에서는 현악기 연주가 주를 이뤘다면 2막에서는 피아노 더블베이스 색소폰 첼로 드럼 등 살타첼로의 구성 악기가 전부가 무대에 오른다. 라이브 연주와 다채로운 춤이 어우러지며 더욱 생동감 넘치게 무대를 이끌어간다. 또 제사를 지낼 때 피우는 향과 특별한 무대 장치 등을 이용해 시각, 청각, 후각을 모두 만족시킨다.

재즈와 한국 춤이 만나 실험적인 움직임과 구성으로 관객의 몰입도를 높인다. 현대적으로 변용된 한국 춤사위와 ‘새타령’ ‘진도아리랑’ 등 한국음악을 소재로 한 재즈 음악이 절묘하게 어우러지며 최상의 무대를 만들어낸다. ‘Soul, 해바라기’는 오는 18일부터 20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에서 공연한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백융희 기자 historich@enter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