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View┃영화] ‘충무로의 불사신’ 신동엽 감독, 이번엔 최순실 게이트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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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치외법권' 포스터

[엔터온뉴스 이주희 기자] 최순실 게이트 관련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이를 영화화하겠다는 구체적인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 연출은 ‘충무로의 불사신’이라 불리는 신동엽 감독이 맡는다.

최근 영화 제작사 토르컴퍼니는 신동엽 감독이 최순실 게이트를 다룬 영화 ‘게이트’를 만든다고 전했다.

공개된 바에 따르면 ‘게이트’는 비선실세를 수사하던 촉망 받는 엘리트 검사가 의문의 교통사고를 당하고 기억상실증에 걸려 동네바보가 된 후, 유쾌한 복수극을 펼친다는 이야기로, 내년 2월 크랭크인 한다.

토르컴퍼니는 “지금 벌어지고 있는 비선실세들의 국정농단 사태를 꼬집는 내용으로, 액션과 코믹 그리고 가족애를 버무린 블랙코미디가 될 예정”이라며 “당초 신 감독은 일제강점기 일본이 약탈한 황금을 찾는 보물 사냥꾼의 이야기를 담은 ‘공무수행: 긴노유리작전의 비밀’을 차기작으로 하려 했지만,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현실을 보면서 이번 사태를 풍자한 영화 '게이트'를 차기작으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신동엽 감독은 지난 2004년 하지원, 김재원 주연의 ‘내사랑 싸가지’로 감독 데뷔한 이후 2015년 임창정-최다니엘을 콤비로 내세운 ‘치외법권’, 올해는 이주승 원톱 영화 ‘대결’까지 사회 풍자를 담은 액션 코미디 장르 영화를 제작해 왔다.

특히 ‘치외법권’은 현재 대한민국이 직면한 최고의 사건인 ‘최순실 게이트’를 연상시키는 이야기를 담고 있어 최근 재주목 받았다. 지난해 개봉한 ‘치외법권’은 두 괴짜형사가 최악의 범죄조직을 소탕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 사이비 종교인이 국정 통치 그림자 역할을 한다는 내용이 등장한다. 특히 사이버 종교인이 “내가 대통령을 두 번 만들었다”고 말하는 모습은 마치 현재 대한민국을 예고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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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엔터온뉴스 DB

외부의 압력을 받지 않고 사회성을 담은 영화가 나온다는 것은,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사건들이 터지고 있는 요즘 시대를 살아가는 대중에게 위로와 희망을 주는 일이다.

하지만 문제는 이 중요한 사건을 ‘영화화’한다는 것이고, 연출을 신동엽 감독이 맡는다는 것이다. 과연 신동엽 감독이 이 문제를 제대로 잘 표현해낼 수 있을까. ‘치외법권’은 정의를 위해서라면 어떤 눈치도 보지 않는 두 형사 캐릭터들을 통해 부조리한 국가에 일침을 가하는 내용으로 관객에게 시원함을 선사하기는 했지만, 관객이 깊이 생각할 수 있도록 질문을 건네기보다는 주먹부터 날리고 보는 가벼운 코미디 액션물이었다. 중요한 상황에서도 무리수를 던지는 캐릭터와 긴장감 없는 이야기 구조 덕분에 ‘치외법권’은 흥행에 대실패했다.

신동엽 감독은 흥행과 상관없이 작품을 꾸준히 하고 있어 ‘충무로의 불사신’으로 불린다. 매년 작품을 만들며 일반적인 감독들보다 더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작품이 제작된다는 소식은 그리 놀라운 것이 아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시나리오 기획에 들어갔다고 하더라도 집필 과정이 몇 달 이상 걸린다. 시나리오를 쓰는 작가나 감독의 역량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이번은 단순히 개인의 역량을 넘어서는 주제를 다룬다. 자료 조사 및 다양한 도움이 필요하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라고 예상되지만 ‘게이트’는 이미 오는 2017년 2월 크랭크인한다고 공지를 했다. 시나리오 작업부터 캐스팅까지 3개월 안에 해결이 된다고 할지라도 과연 그 작품이 현시대를 제대로 담아낼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

게다가 ‘최순실 게이트’는 아직 수사가 끝나지 않은 사건이기 때문에 신동엽 감독이 ‘최순실 게이트’를 영화에 어떻게 활용할지 아직 알 수는 없다. 단순히 비선실세 캐릭터가 등장하기만 한다면 ‘치외법권’과도 별반 다를 바 없으며, 사회를 제대로 풍자하지 못한다. 이 작품의 제작 과정이 어떻게 흘러갈지 아직 알 수 없지만, 작품에 감독과 시대의 고민이 제대로 담겨야 할 것이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이주희 기자 leejh@entero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