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초점] 대종상, 지난해 초라한 모습 재연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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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대종상영화제

[엔터온뉴스 이주희 기자] 대종상영화제가 올해 개최 의지를 보이고 있으나 적극적인 노력은 보이지 않고 있다.

15일 대종상영화제 사무국 관계자는 "제53회 대종상영화제를 오는 12월 27일 세종대학교에서 개최하기로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11월에 개최된 것보다 한 달 이상 늦어진 것으로, 시기를 늦춘 이유에 대해 대종상영화제 관계자는 “말씀드리기 곤란하다”고 답변했다. 진행자나 각종 후보자(작), 특히 미리 투표가 진행되어야 하는 인기상 후보 등 세부사항에 대해서도 “미정이다. 회의 중이다. 결정이 되면 홈페이지를 통해 공지하겠다”고 전했다.

시기를 늦춘 것도 모양새가 좋지 않지만, 가장 문제인 것은 생중계할 방송사다. 그동안 5년 동안 대종상영화제를 생중계한 KBS는 “중계방송을 제작하기가 어려운 여건이다”라며 방송을 하지 않기로 미리 공지했다. 이에 대해 대종상영화제는 “지금 다른 방송사들과 협의 중이다”라며 생중계에 대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대종상영화제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권위 있던 시상식이자 반백년이 넘도록 오랫동안 대중들과 함께 했었다. 하지만 지난해 “어느 때 보다 투명하고 공정한 시상식을 진행하겠다. 엄격한 심사를 거쳐 최종 수상작 및 수상자를 결정하게 된다”면서도 “참석하지 않은 배우에게는 상을 주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주겠다”는 모순적인 발언을 해 논란이 됐다. 덕분에 오히려 남녀 주연상 배우, 그리고 스태프들이 영화제에 참석하지 않았고, 대종상이 그토록 원하지 않았던 대리 수상을 하는 시상식으로 전락했다.

보이콧과 논란이 있는 지난해 모습은 올해의 부산국제영화제의 모습과도 닮아 있다. 부산국제영화제는 지난 2014년 영화 ‘다이빙벨’ 상영과 관련해 부산시와 갈등을 겪었고, 이후 비대위는 부산국제영화제를 보이콧 했다. 이후 민간 조직위원장이 선출되고, 독립성을 어느 정도 보장하는 정관이 개정된 이후에 총 9개 단체로 구성된 비대위의 절반이 보이콧을 철회했고, 나머지는 끝까지 불참을 결정했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부산국제영화제의 경우에는 나름대로 영화인들의 참여를 위해 변화를 꾀했다. 대종상 역시 배우와 스태프, 그리고 관객에게 지난해에 대한 해명 및 올해 개최될 영화제에 대해 새롭게 모색할 방법을 먼저 내세워야 한다. 그렇지 않는 한 제53회 대종상영화제 역시 제52회 대종상영화제의 초라한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대종상영화제는 지난해 영화제 개최 당일에도 어떤 식으로 시상식을 진행할 것인지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다. 영화제 생방송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참가하는 배우에게만 상을 시상하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잘 모르겠다. 현재 모두 행사장에 나가 있어 자세한 상황을 알 수 없다”며 말을 아낀 바 있기 때문에 이번에 이들이 대중들과 의사소통을 제대로 할 것인지는 아직 알 수 없다.

현재 상황도 아쉽다. 문제 있었던 지난해 영화제를 이어 올해 개최하기로 결정했다면, 개최 시기보다 지난해의 문제를 먼저 해결하는 것이 먼저가 아니었을까 싶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이주희 기자 leejh@entero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