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온뉴스 최민영 기자] 이보다 더 캐릭터와 어울리는 연기를 하는 배우가 또 있을까.
배우 박하선은 최근 종영한 tvN 월화드라마 ‘혼술남녀’에서 말 그대로 물 만난 고기였다. 과거 출연한 MBC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이하 ‘하이킥’) 때부터 쌓아온 자신의 코믹 연기 내공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드라마 인기를 주도했다.
드라마 촬영이 끝나고 나서야 그는 본인의 인기를 실감하기 시작했다. 타깃 시청자 층이었던 젊은 세대뿐만 아니라 중장년층 사이에서도 ‘혼술남녀’와 박하선의 인기는 대단했다.
“드라마 촬영할 때는 바빠서 실감을 못했는데 요즘 시간이 나서 마사지숍 같은 곳을 가면 아주머니들께서 그렇게 많이 알아봐주시고, ‘혼술남녀’ 재밌게 봤다고 말씀해주시더라고요. 저는 20대나 30대 시청자들만 있는 줄 알았는데 모든 연령층이 재밌게 본 것 같아 뿌듯했어요. 요즘 어른들도 ‘혼술’이나 ‘혼밥’을 많이 한다고 얘기 들었는데 ‘혼술남녀’가 많은 분들의 공감을 얻어서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혼술남녀’ 마지막 촬영이 끝난 후 박하선은 눈물을 펑펑 쏟았다. 힘들어서 울었던 예전과는 달리 이번에는 정든 동료들과 헤어져야 한다는 아쉬움 때문에 눈물을 흘렸다.
“데뷔작 이후로 이렇게 많이 울어본 건 처음이었어요. ‘동이’나 ‘하이킥’ 같은 경우는 너무 힘들어서 눈물이 났는데 이번에는 정말 아쉬워서 울었어요. 그만큼 애착이 많이 간 드라마였고, 박하나라는 캐릭터와 헤어져야 한다는 게 더욱 아쉬웠어요. 마음 같아서는 16부는 더 하고 싶어요. 진(정석) 교수(하석진 분)와도 달달한 로맨틱코미디 연기를 더 해보고 싶었는데 그냥 썸만 타다 끝난 것 같아 그것도 아쉽게 느껴져요.”
박하선은 ‘혼술남녀’ 최종회를 종방연에서 동료 배우들, 제작진과 함께 시청했다. 특히 진정석에게 차인 후 집에서 혼자 ‘나 가거든’ 노래에 맞춰 살풀이하는 장면이 나올 때는 쥐구멍이라도 찾고 싶은 심정이었다고 털어놨다.
또, 극 중 하석진과 함께 삼각관계 구도를 형성했던 공명이 아무것도 얻지 못한 상태로, 드라마가 마무리된 것에 대해서도 안타까운 마음을 표시했다.
“그 장면을 다 같이 볼 때 너무 민망했어요. 동료 배우들이 대부분 낯가리고 조용한 성격이라 늦게 친해졌는데 마지막 회 볼 때는 정말 창피해서 미칠 뻔 했어요.(웃음) 최종회에서는 공명이가 제일 짠하더라고요. 시험이나 사랑이나 결국 아무것도 못 이뤘잖아요. 다른 드라마에서 꼭 주인공 된 다음 행복한 연기를 펼쳤으면 좋겠어요.”
드라마에서 맡은 역할이 공무원시험 준비 학원 강사였기 때문에 박하선은 촬영이 시작되기 전 미리 노량진 학원가 사전답사를 진행했다. 유명 강사들의 수업도 청강은 물론, 공시생들이 자주 찾는 식당도 방문하면서 ‘노량진 라이프’를 직접 체감했다.
“시험 준비하는 분들이 모두 합격하셔서 빨리 노량진을 벗어났으면 좋겠어요. 저는 공시생들이 불쌍하다기보다 멋있게 느껴졌어요. 앞이 안 보일수도 있는 일인데 굉장히 용기 있는 도전이라고 생각했거든요. 나비가 되기 전 번데기의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사실 ‘혼술남녀’가 방송되기 전 많은 분들이 걱정을 하셨어요. 카메오로 출연하신 이선재 교수님도 시청자들 눈에 공시생들이 불쌍하게 보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는데 다들 드라마를 좋아해주신 걸 보면서 다행이라고 느꼈죠.”
박하선은 로맨틱코미디 연기를 마음껏 하지 못했다며, ‘혼술남녀’ 시즌2를 향한 열망도 강하게 나타냈다.
“드라마 후반부에서 전개가 급박해진 바람에 몇 회 연장되는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고요. 결말은 어쨌든 해피엔딩으로 끝났으니까 나쁠 건 없지만 저는 달달한 연기를 조금 더 많이 하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 아쉬웠어요. 로맨틱 코미디 연기는 지금보다 더 나이 들면 못하니까요. 시즌2를 한다면 이별하는 연기도 더욱 가슴 찢어지게 하고 싶고, 다른 남자도 마음껏 만나보고 싶어요.”
‘혼술남녀’에서 박하선의 동료 강사로 출연한 민진웅은 다양한 성대모사로 주연 못지않은 인기를 얻었다. 그는 자신이 성대모사 연기를 할 때 박하선의 리액션이 많은 힘이 됐다고 여러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밝혔다.
“진웅 오빠가 똑같은 성대모사는 정말 자신감 있고 재밌게 연기했는데 송중기 씨, 박보검 씨 따라할 때는 너무 자신감이 없었어요. 그래서 ‘오빠 잘생겼다’, ‘정말 똑같다’ 이런 말을 계속 했었죠. 그리고 진웅 오빠의 눈빛이 너무 좋아서 사극 연기를 해도 정말 잘할 것 같아요. 나중에 저랑도 멜로 연기하자고 얘기했어요.”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최민영 기자 meanzerochoi@entero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