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온뉴스 이주희 기자] 배리어프리(Barrier Free) 영화는 시각장애인을 위해 화면해설(상황을 설명해주는 것)을, 청각장애인을 위해 한글자막을 넣어 장애와 상관없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영화를 말한다. 장애인뿐만 아니라 화면해설과 한글자막으로 보충된 영화는 다문화 가정, 노인 및 어린이 등 모든 계층이 다 함께 즐길 수 있게 한다. 즉, 서울배리어프리 영화제는 장애와 문화적 차이 등 모든 벽을 허물고 다 함께 즐길 수 있는 영화제다.
지난 10일부터 오는 13일까지 제6회 서울배리어프리영화제(Seoul Barrier Free Film Festival)가 개최되고 있다.
서울배리어프리영화제는 매년 장애인 단체와 그의 가족들, 그리고 비장애인들이 참여해 왔다. 시ㆍ청각장애인들은 영화를 좋아하더라도 볼 기회가 없다. 시각장애인들은 한국영화는 들을 수 있지만, 외국영화는 더빙 되지 않으면 볼 수 없고, 청각장애인은 외국영화도, 한국영화도 자막이 없으면 영화를 못 보기 때문이다.
배리어프리영화는 기존의 영화에 화면 해설과 대사, 음악, 음향 등의 소리 정보가 포함된 자막을 추가하고 더빙 등을 해야 하기 때문에 일반 영화제와 같이 작품을 선정하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배리어프리 버전으로 제작을 해야 한다. 때문에 많은 시간과 노력, 그리고 예산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배리어프리영화제는 전석 무료로 진행된다. 서울배리어프리영화제 관계자는 “한 편을 제작하는데 한국영화는 1천만 원, 외국영화는 더빙도 해야 하기 때문에 1500만 원 정도 든다. 제작비가 가장 어려운 문제다. 지원을 해주시거나 후원회도 모집하는데 아직은 소수일 뿐”이라고 전했다. 많은 영화를 제작하고 싶더라도 제작을 다 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한국영화의 배리어프리 버전은 한국영화진흥위원회 등에서 도움을 주기도 하지만, 외국영화는 지원이 없기 때문에 (사)배리어프리영화위원회에서 만들어야 한다.
다행인 것은 많은 영화인들이 관심을 보이고 도와주고 있다는 것이다. 성우와 배우는 물론이고 감독들까지 재능기부 형식으로 배리어프리 버전 제작에 참여해 작품의 질까지 책임지고 있다. 예를 들어 이번 영화제에서 상영하는 일본 애니메이션 ‘시간을 달리는 소녀’는 전계수 감독이 연출을 하고, 배우 수지가 화면 해설에 참여했다. 개막작인 안재훈 감독의 애니메이션 ‘소중한 날의 꿈’은 안 감독이 직접 연출에 나섰고, 배우 김정은이 화면해설을 맡았다. 폐막작인 ‘동주’는 각본을 맡았었던 신연식 감독이 직접 배리어프리 버전 제작에 참여했다.
서울배리어프리영화제 관계자는 “감독님이나 배우분들이 재능기부를 해주시는데, 정말 대단하다”며 “배리어프리 버전 자체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왕 만들려면 잘 만들어야 하지 않나. 비장애인이 화면해설을 곁들여 봐도 재밌구나 할 정도의 퀄리티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이를 위해 한국영화는 해당 작품을 연출했던 감독을, 외화는 작품에 어울릴 만한 감독을 섭외하려고 한다. 화면해설도 배우 분들을 섭외하는데, 관객이 잘 아는 연예인이 참여했을 경우엔 조금 더 쉽게 볼 마음이 들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올해 영화제에서는 지난 영화제와 달리 ‘한일국제포럼-배리어프리영화 상영 시스템의 미래’를 개최하며 앞으로의 방향을 모색할 예정이다. 장기적으로 바라보겠다는 뜻이다.
마지막으로 서울배리어프리영화제 관계자는 “모든 영화가 개봉을 할 때 배리어프리 버전도 함께 극장에서 걸리기를 꿈꾼다. 장애가 있다고 해서 극장 문턱이 높질 않길 원하는데, 보고 싶은 영화가 있다면 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문화 향유 측면은 평등했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이주희 기자 leejh@entero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