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온뉴스 이소희 기자] 비록 시청률은 떨어지고 있을지언정, 언니들의 꿈은 계속된다.
최근 멤버의 하차설과 폐지설을 겪은 KBS2 예능프로그램 '언니들의 슬램덩크' 제작진이 입을 열었다. 박인석 PD는 “타 예능 프로그램과 달리 뚜렷한 엔딩이 존재하는 ‘언니들의 슬램덩크’의 특성을 살려서 향후 시즌제로 운영할 예정”이라며 “단 시즌2의 멤버 교체 및 하차 여부는 결정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로써 ‘언니들의 슬램덩크’는 약 1개월 휴식기를 거치고 내년 1월 시즌2로 방송된다. 꿈계를 계속 이어갈 수 있다는 소식에 누리꾼들은 다행이라는 반응이다. 실제 대중도 프로그램과 멤버 유지를 바라왔다.
‘언니들의 슬램덩크’는 방송 초반 여성 출연진들만 모인 예능으로 주목받았다. 회를 거듭할수록 막강한 멤버 케미와 빵빵 터지는 웃음, 의외의 감동요소에 시청률은 상승했고, 실시간검색어를 장악하며 높은 화제성까지 자랑했다.
현재는 동시간대 방송되는 SBS ‘미운우리새끼’, MBC ‘나 혼자 산다’에 조금씩 밀리면서 방송 초반만큼 좋은 성적을 내고 있진 않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대중이 언니들의 꿈을 응원하고 있다.
김숙은 대형면허를 취득하고 관광버스를 운전해보길 바랐다. 민효린은 걸그룹 활동을 통해 못다 이룬 한을 풀고 싶었고, 홍진경은 자신의 이름을 내건 홍진경 쇼를 론칭하고 싶었다. 제시는 부모님과 휴가라는 소박한 꿈을 내놨고, 라미란은 남은 곗돈을 다 쓰고 싶다며 호탕한 꿈을 밝혔다.
어찌 보면 별 거 없는 소망이다. 하지만 ‘언니들의 슬램덩크’는 바쁜 삶에 치여 소박한 꿈조차 잃어버린 채 살아가는 이들에게 ‘누구나 마음속에 꿈은 있으며 이룰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던진다.
비록 작은 꿈일지라도 그 안에 담긴 사연과 사정만은 결코 가볍지 않다. 각자가 풀어내는 스토리는 때론 눈물겹고 진지하다. ‘언니들의 슬램덩크’가 웃음 가득한 예능임과 동시에 남녀노소 공감할 수 있는 성장 드라마인 이유다.
더 나아가 ‘언니들의 슬램덩크’가 첫 방송된 지난 4월, 다소 어색한 만남을 가진 언니들은 7개월이 흐른 지금, 서로의 꿈을 응원하며 그 누구보다 가까운 사이가 됐다. 꿈을 이룰 때마다 자신의 일처럼 진심으로 기뻐한다. 누구의 꿈도 허투루 여기지 않고 멋있다고 치켜세우는 모습은 보기만 해도 흐뭇하다.
제시는 홀로 버스운전에 도전하는 김숙을 위해 자처해서 동행길에 나섰다. 그룹 언니쓰를 론칭할 때는 모두가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며 우여곡절을 겪었다. 또 멤버들은 홍진경의 재미있는 분장을 보고 실컷 웃기도 하고, 제시가 부모님과 재회하는 모습에 함께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
이런 장면들의 공통점은 바로 ‘함께’다. 시작은 ‘너의 꿈’이었지만 함께 하나씩 이루어나가는 동안 ‘모두의 꿈’이 됐다. 연습실에서 걸그룹 춤을 추고, 쓰레기처리장에서 쓰레기를 분류하는 등 함께 시간을 보내며 같은 경험을 한다. 때로는 역할을 분담해 의기투합한다.
같이 해온 시간만큼 꿈의 가치는 빛났고, 성과 또한 훌륭했다. 결성그룹 언니쓰가 발매한 음원 ‘셧 업(Shut up)'은 음원차트를 휩쓸었고, ’뮤직뱅크‘ 무대까지 오르며 아이돌 못지않은 인기를 누렸다. 홍진경의 페이크 다큐 ’내일도 미래라면‘은 아시아나 국제단편영화제의 특별 프로그램 부분에 이름을 올렸으며, 다른 작품들과 함께 상영됐다.
‘언니들의 슬램덩크’의 현재 시청률은 최고점을 찍었던 수치의 반 토막 정도로, 2~3%대를 오가고 있다. 그래도 방송사와 제작진은 시즌2를 강행한다. ‘우리’의 꿈을 실은 ‘언니들의 슬램덩크’는 도망간 계주 따위가 되지 않았다. 대중은 다시 한 번 깊은 울림을 줄 꿈 계주를 기대하며 또 다른 꿈을 꾼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이소희 기자 lshsh324@entero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