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View┃방송] ‘런닝맨’, 그들이 이별하는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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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온뉴스 백융희 기자] 오랜만에 기분 좋은(?) 이별이었다.

지난 6일 오후 SBS 예능 프로그램 ‘일요일이 좋다-런닝맨’(이하 ’런닝맨’)에서는 음악 활동에 전념하기 위해 7년 동안 열심히 뛰었던 프로그램에서 하차하기로 한 개리를 위한 이별 레이스가 펼쳐졌다. 개리가 멤버들과 7년이라는 시간 동안 달려온 7만7천Km의 거리를 차감해야 이별을 할 수 있다는 미션이었다.

무엇보다 이날 방송이 특별했던 이유는 ‘런닝맨’이 개리를 보내는 방식은 그간 방송들에서 보
여준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는 것이었다.

그동안 MBC ‘무한도전’, ‘1박 2일’, ‘슈퍼맨일 돌아왔다’ 등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멤버 교체가 이뤄졌다. 이제까지 멤버 하차의 가장 큰 원인은 배우나 가수가 본업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이밖에도 불미스러운 일에 휘말리며 자의가 아닌 타의로 프로그램에서 하차하는 경우가 있었다.

개리 역시 7년의 시간을 ‘런닝맨’과 함께 하는 동안 예능적인 활약 외에도 드라마 OST 작업 및 앨범 등 본업인 음악 활동을 병행해 왔었다. 지난 상반기부터 줄곧 하차의사를 밝혀왔던 그는 결국 멤버들의 반려에도 불구하고 본업에 더욱 충실하겠다는 입장을 드러낸 것이다.

‘런닝맨’ 멤버들은 개리의 작업실을 찾아가 그 안에서 게임을 했고, 개리를 위한 선물과 진심이 담긴 편지로 훈훈한 마무리를 선보였다. 예능으로 만난 이들이었지만, 7년이라는 시간은 이들을 가족처럼 끈끈하게 만들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아쉬움과 서운함이 가득한 이별의 순간에도 멤버들은 개리의 앞날을 응원해줬다. 개리 또한 SNS를 통해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런닝맨’과 멤버들을 더욱 사랑해 줄 것을 부탁했다.

이날 방송이 특별했던 이유는 여타 프로그램에서 떠나는 멤버를 위해 특별 편성을 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런닝맨’이 보여준 개리와의 이별은 아쉬움과 허전함 보다는 지난 추억을 되돌아보며 미소 지을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는 점에서 많은 이들의 호평을 받았다. ‘런닝맨’과 개리의 이별은 ‘이별’에 대처하는 아름다운 선례로 남게 될 것이다.

‘런닝맨’ 제작진은 빠진 멤버를 급히 충원하는 것이 아닌, 개리를 자리를 비워두는 것으로 그에 대한 예의를 표했다. 새 멤버 추가 영입 가능성에 대한 선을 그은 것이다. 대신 기존의 멤버들이 마음을 추스르고 팀워크를 다지는 데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324회, 2311일, 7만7천km를 ‘런닝맨’과 함께 해준 ‘뜬금능력자’ 강개리는 이제 가수 개리로 돌아간다. 얼굴 없는 가수에서 ‘런닝맨’을 통해 글로벌 스타로 거듭난 그는 이제 자신의 인생을 건 또 다른 레이스를 준비 중이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백융희 기자 historich@enter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