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의 고민 타파를 위한 아이디어]<91>직원이 주도해서 일하길 원한다면 `주도성 패러독스`부터 해결하라

▲오늘의 고민

M제과를 경영하는 나 사장은 시키는 일만 겨우 해 오는 직원 때문에 한숨이 절로 난다. 이 때문에 신규 채용부터는 주도해서 일하는 지에 중점을 두고 살피라고 신신당부했다. 예를 들어 학생회장 같은 리더 경험이 있다거나 다양한 활동을 직접 찾아 나서서 하는 경우다. 그래서인지 새로 뽑힌 직원은 역시 뭔가 다른 듯 했다. 그런데 문제는 몇 개월이 지나자 그들 역시 이전에 있던 직원과 별반 다르지 않은 모습도 보인다. 이유를 직접 물었더니 “시킨 일이 너무 많아서 알아서 할 수가 없다” “알아서 하라고 해 놓고 시도 때도 없이 간섭한다” “내 생각대로 했다가 결과가 나쁘면 그럴 줄 알았다고 야단치니 다시 시도할 엄두조차 안 난다”라는 반응이다. 대체 뭐가 문제일까.

▲오늘의 성공 스토리

나 사장이 원하는 인재를 `자기주도형 인재`라고 부른다. 이들은 주인 의식의 자진 발로로 업무를 처리한다. 이런 기질의 인재를 뽑았음에도 몇 개월 만에 수동형으로 변한 이유는 뭘까. 인사 분야 권위자 도널드 캠벨 미국 네바다주립대 교수는 이를 `주도성 패러독스`라 설명하고 많은 기업이 이 같은 상황에 빠져 있다고 말한다. 조직이 주도형 인재를 채용해 놓고도 정작 조직 문화는 이들이 적응할 수 없는 상태라는 것이다. 대체 조직의 어떤 모습이 그런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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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주도성의 패러독스:직원 주도로 일할 수 있는 여유를 좀처럼 주지 않는다.

빡빡하게 돌아가는 회사 업무에 직원은 시키는 일만 처리하기에도 벅차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직원의 행동 양식은 시키는 대로 움직이도록 길들여진다. 이럴 때 회사는 어떻게 해야 할까. 바로 여유 시간을 의도해서 내도록 제도를 만들어 주는 것이다. 호주 소프트웨어(SW) 업체 애틀래시안의 사례를 살펴보자. 이 회사 직원 역시 매일 과중한 업무를 처리하느라 스스로 생각할 여유를 찾지 못했다. 이에 따라 직원이 하루 동안 업무를 손에서 놓고 혁신 아이디어를 마음껏 실험해 볼 수 있는 페덱스데이(Fedex day)를 만들었다. 왜 페덱스데이일까. 배송 업체 페덱스가 하룻밤 사이에 고객이 맡긴 물건은 뭐든지 운송하듯 하루 동안 무슨 실험이든 실행한 후 그 결과를 저녁 늦게 동료들에게 전달한다는 뜻이다. 결과는 어땠을까. 단 하루 동안인 데도 정확한 문제 파악과 이를 개선할 기상천외한 아이디어가 쏟아져 나왔다. 더 중요한 것은 직원들이 일상으로 돌아온 이후에도 `아 이런 문제는 다음 페덱스데이에 풀어 봐야겠군` 식으로 스스로 고민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 덕분에 직원 업무 생산성은 20%나 향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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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주도성의 패러독스:주도해서 일할 기회를 주고도 리더가 끊임없이 개입한다.

팀 성과에 조바심이 난 리더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계속 업무를 확인하고 간섭한다. 이때는 설령 성공리에 일이 끝나더라도 직원은 스스로 업무를 해냈다는 성취감을 느끼지 못한다. 그렇다면 리더는 모든 일을 뒷짐만 지고 바라만 봐야 할까.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경영대학원인 와튼스쿨의 애덤 그랜트 교수는 60여개 피자 체인점을 대상으로 점장 성향에 따라 점원 업무 생산량이 어떻게 변하는지 살펴봤다. 이때 점장 성향은 두 종류. 해야 할 일을 하나하나 알려 주는 경우와 다소 느슨하게 관리하면서 직원을 다독여 주는 경우였다. 성과는 어땠을까. 후자의 경우 직원 생산성이 훨씬 높았고, 매장 수익 또한 약 14% 높았다. 즉 리더가 해야 할 일은 개입이 아니라 독려와 후원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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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주도성의 패러독스:결과에 대해 책임을 묻는다.

직원에게 주도해서 이것저것 시도해 보라고 해 놓고 결과 책임까지 묻는다면 어떨까. 뒷일이 무서워서 제대로 시도조차 하지 못할 것이다. 그렇다면 리더는 어떻게 해야 할까. 결과와 상관없이 시도 자체를 격려해야 한다.

실제로 2000년대에 P&G의 부활을 이끈 앨런 래플리 전 최고경영자(CEO). 그는 P&G가 다시 성장하기 위해서는 직원의 투철한 실험 정신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직원은 `회사 상황도 안 좋은데 괜한 짓 했다가 결과가 나쁘면 잘릴 수도 있어`라는 생각에 몸을 사리고 있었다. 래플리 CEO는 대책을 강구했다. 바로 P&G 역사에서 가장 크게 실패한 11개의 사례를 찾아낸 것이다. 회사가 이를 통해 얻은 교훈이 무엇인지 일일이 설명하면서 시도 자체를 높이 산 것이다. 그 결과 직원은 리더의 의도를 제대로 깨달을 수 있었고, 주도해서 일을 찾아 다양한 실험을 감행했다. P&G 부활은 바로 여기서부터 출발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늘의 아이디어

혹시 여러분도 직원의 주도성을 오히려 막고 있지는 않은가. 그렇다면 직원 스스로 업무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을 따로 보장해 주고 간섭보다는 독려와 후원, 실험 정신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건 어떨까. 신나게 자기 일을 찾아서 일하는 직원으로부터 창의와 혁신이 나온다는 사실을 꼭 기억하자.

정리=윤희정 IGM 글로벌 비즈킷 컨텐츠제작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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