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View┃영화] 이번엔 11월 격전지 ‘가려진’ ‘스플릿’ ‘사랑하기’ ‘어느날’ 개봉 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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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가려진 시간' '스플릿' 포스터

[엔터온뉴스 이주희 기자] 비수기로 불리는 11월이 이번 해엔 격전지로 바뀌었다. 지난여름 대작들이 쏟아져 나올 때와 비슷한 모양새라 더욱 놀랍다. 지난 8월 영화 ‘덕혜옹주’는 초기에 개봉 날짜는 3일로 잡았지만, 앞서 개봉을 확정한 ‘인천상륙작전’과 겹치지 않는 10일로 날짜를 바꾼 바 있다. 이에 ‘국가대표2’ ‘터널’과 같은 날 개봉하게 됐다. 하지만 얼마 후, 다시 한 번 3일로 개봉 날짜를 바꿨다. 당시 롯데시네마는 “‘덕혜옹주’가 개봉일을 변경한 것은 많은 한국 영화가 개봉하는 여름 시기에 한국 영화들의 상생을 위한 것이다. 과도한 경쟁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을 것이다”고 전한 바 있다.

이번 11월에도 눈치작전이 또 시작된다. 11월 10일 개봉하기로 한 ‘가려진 시간’은 수능 전날인 16일로 바꿨고, ‘스플릿’은 16일에서 10일로 바꿨다. 11월 16일 개봉하기로 한 ‘사랑하기 때문에’는 완전히 겨울 개봉으로 미뤘다. ‘어느 날’ 역시 11월 말 개봉을 목표로 했지만 뒤로 미뤘다.

앞서 이 영화들은 다음주인 11월 1일부터 4일까지 언론시사회까지 고지한 상태지만, 이로써 일정을 변경하거나 취소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그나마 언론시사회가 그대로 진행되는 것은 다큐멘터리 영화 ‘시소’와 강동원 주연의 ‘가려진 시간’일 뿐이다.

‘가려진 시간’ 관계자는 “수능 시즌에 맞춰서 개봉을 생각하고 있었고, 정확한 시기는 고민을 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수능 일주일 전에 개봉을 하더라도 수능날에 개봉 2주차밖에 아니기 때문에 괜찮겠다 싶었다. 하지만 수능 전 주는 아무래도 10대들이 경직될 가능성이 높다. 10대 영화는 아니지만, 10대 관객이 중요하기도 하고, 10대들이 많이 문화생활을 할 시즌이라 신경을 썼다”고 전했다.

‘가려진 시간’과 개봉 날짜를 맞바꾼 ‘스플릿’ 관계자는 “그 시기에 개봉하는 영화가 많이 있다. 상황을 보고 있던 중에 우리 영화는 빨리 완성이 됐고 경쟁력이 있을 것 같아서 먼저 개봉을 하기로 했다. 물론 먼저 개봉을 한다고 해서 흥행에 얼마나 영향을 줄 것인지는 알 수 없다”고 이야기 했다.

수능 시즌에 맞춰서 개봉하는 것은 분명 영화의 흥행에 도움이 된다. 비수기로 여겨지는 가을 시즌에 추석 다음으로 연휴가 긴 시즌이기 때문이다. 11월 17일이 목요일인 만큼 전날인 수요일에 개봉을 한다면, 수요일 저녁부터 목요일, 그리고 가장 많은 관객을 모을 수 있는 주말까지 이어 흥행에 박차를 가할 수 있다. 수능을 보는 고3 학생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학교가 휴교하기 때문에 학생들 전부를 사로잡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수능 날짜가 확정된 것은 오래됐다. 날짜는 미리 알고 있었지만 전 주에 개봉할지 전날에 개봉할 것인지는 매해 판단이 달라진다는 것이 영화관계자의 의견이다. 한 관계자는 “배급시장이 예민해져서 요새는 마지막까지 개봉일을 확정하지 못하고 붙잡고 있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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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사랑하기 때문에' '어느 날' 포스터

심지어 ‘사랑하기 때문에’는 16일로 개봉날짜 확정한 것은 물론 얼마 전 제작보고회까지 진행한 상태다. ‘사랑하기 때문에’의 배급사인 NEW는 “현재 11월 비수기 영화계 사이즈에 비해 개봉작이 너무 몰려있게 됐다. 우리 영화는 가족 단위로 타겟층이 넓 영화라 조금 더 큰 시장에서 개봉하는게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이 있었다. 개봉 시기는 겨울쯤 생각하고 있는데, 12~2월 중 언제가 될지 모른다. 계속 협의 중이다”고 이야기 했다.

이 작품에는 차태현을 비롯해 올해 가장 핫했던 여배우인 서현진과 김유정이 출연했다. 배우의 인기가 한껏 높아져있을 때 개봉을 한다면 분명히 영화에게도 배우에게도 도움이 될 터. 하지만 겨울로 개봉을 미뤘고, 겨울 시장은 더 치열하기 때문에 개봉 변경이 이 영화에게 득이 될지 독이 될지 알 수 없다. 물론 다른 영화들 역시 마찬가지다.

최근 제작보고회를 고지하고 11월 말 개봉을 계획했던 ‘어느 날’은 이들 영화와 달리 후반작업 때문에 개봉을 연기한 것으로 전해진다. ‘어느 날’의 관계자는 “개봉 시기를 조절했다기보다는 이윤기 감독님이 후반작업에 더 신경을 쓰기로 해서 변경하게 됐다. 개봉 날짜에 맞춰서 급하게 작품을 완성하기보다는 우선 후반작업을 완료한 다음에 개봉 시기를 다시 잡기로 했다. 그래서 개봉일은 전혀 알 수 없다. 더 좋은 작품을 위해서 노력하고 있으니 기대해 달라”고 전했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이주희 기자 leejh@entero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