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신 소설가, 박진성 시인 등 예술계에서 성추행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23일 함영준 일민미술관 큐레이터도 성추행 논란이 불거져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함 씨의 성추문 논란은 21일 예술대학에 재학 중인 한 학생이 자신의 트위터에 함 씨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는 글을 올리며 시작됐다.
해당 여성은 함씨가 지난해 11월~12월쯤 작업과 관련해 만남을 제안했고 차에서 손을 잡고 다리와 어깨 등을 만졌다고 주장했다.
이에 다른 여성도 트위터에 “대학교 술자리였다. 나는 만취했고 눈을 떠보니 누군가의 집이었고 불이 꺼진 상태에서 누군가의 손이 팬티 속으로 들어와 있었다”며 “(함영준 큐레이터)가 페미니스트라고 기고했을 때 정말 기가 찼다”라고 말했다.
이에 함 씨는 “미술계 내에서의 지위와 권력을 엄밀히 인식하지 못하고 특히 여성 작가를 만나는 일에 있어 부주의했음을 인정한다”며 “신체 접촉이 이루어진 부분에 대해 깊이 사죄하고 후회한다. 제가 가진 모든 직위를 정리하겠다. 현재 저와 진행 중인 모든 프로젝트를 최대한 빨리 정리한 후 그만두겠다”고 밝혔다.
함 씨는 지난해 ‘남성들이여! 페미니즘이 불편한가’라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여성을 차별하고 비하해 온 가해자로서 남성은 페미니즘의 당사자”라며 한국 사회에서 일어나는 성차별을 비판했었다.
앞서 성추문에 휩싸인 소설가 박범신 작가는 지난 23일 트위터를 통해 “상처받은 모든 분께 사과하고 싶고 아픈 회한이 사로잡고 있다”는 글을 남겼다. 그는 “더는 다른 사람이 상처받는 일이 없길 바라며 가족과 독자들께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박 작가는 지난 21일 “오래 살아남은 게 오욕일지라도 누군가 상처 받았다면 나이 든 자신의 죄일 것”이라며 “미안하다”고 글을 올렸으나 비판이 잇따르자 바로 삭제했다.
이윤지 기자 jy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