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온뉴스 이주희 기자] 채널CGV가 매주 금요일 오전 11시마다 네이버TV캐스트를 통해 디지털 콘텐츠 ‘아가씨네’를 공개한다. ‘아가씨네’는 영화 ‘아가씨’에서 히데코(김민희 분)가 책을 낭독했던 것을 콘셉트로 가져와 개그맨 장도연이 영화를 ‘음란마귀’의 시선으로 재해석해 이야기 하는 프로그램이다.
영화전문채널인 채널CGV는 '당신의 무비 큐레이터' 캠페인을 기반으로 다양한 영화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는데, 앞서 ‘더 굿 무비’ ‘이달의 큐레이터’ 등 큐레이션 프로그램을 선보인 것에 이어 ‘아가씨네’를 론칭했다.
채널CGV뿐만 아니라 현재 대한민국에는 다양한 영화 소개 프로그램이 있다. KBS2 ‘영화가 좋다’, MBC ‘출발 비디오 여행’, SBS ‘접속 무비 월드’ 등 최소 10년부터 23년 된 프로그램이다. ‘아가씨네’는 이 프로그램들과 달리 ‘온라인 콘텐츠’, ‘3분 짜리 영상’ 등 새로운 포맷에 ‘콘셉트 강화’라는 독특함을 부여해 만들었다. 영화 소개 콘텐츠의 세대교체라 할 만하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채널CGV가 TV 전문 채널임에도 불구하고 ‘아가씨네’를 온라인에서 공개했다는 것이다. 채널CGV는 최근 디지털에 친화적인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반 사이에 태어나 디지털기기를 태어날 때부터 자유자재로 사용하는 세대)를 겨냥해 온에어를 넘어 디지털, 오프라인으로 브랜드 확장을 꾀하고 있는데, 그 일환으로 ‘아가씨네’를 처음 제작하게 된 것이다.
때문에 자연스럽게 짧은 분량으로 제작하게 됐고, 온라인에서 하나의 콘텐츠에 집중 가능한 시간을 3분 내외로 판단한 이들은 회별 3분짜리 콘텐츠를 제작했다.
지난 21일 공개된 첫 번째 회차에서 장도연은 영화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의 몇 장면을 ‘음란마귀’의 시선으로 재해석했다. 주인공인 월터가 등장하는 장면들을 편집한 장면을 소개하면서 장도연은 월터를 “길을 걷다가도 심지어 입국심사중에서도 일상생활에서도 눈 뜨고 몽정하는 프로 몽정가였다”라고 소개하는 등 19금적인 시선을 보냈다.
‘음란마귀’의 시선으로 영화를 재해석하는 것은 영화 정보 프로그램으로서 새로운 시도다. 누리꾼들 역시 이 프로그램을 재기발랄하다며 새로운 시도로 보고 있다.
다만 영상의 마지막 장면에서 ‘본 영상은 음란마귀 탈을 쓴 제작진의 패러디물일 뿐 영화와는 무관합니다’라고 말한 것처럼 이 콘텐츠는 해당 영화와 관련성이 거의 없으며, 단지 19금 느낌으로 재해석해 재미를 주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게다가 짧은 영상에 불과하기 때문에 영화에 대한 정보를 주기보다는 19금 꽁트 프로그램 ‘SNL’ 같은 느낌을 강하게 준다.
또한 19금 콘셉트임에도 전 연령이 볼 수 있는 온라인 채널에서 공개되기 때문에 ‘진짜 19금’적인 내용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 적절한 수위를 지키면서 콘셉트를 유지하는 것은 제작하는 측에서도 어려운 일이다.
이에 대해 ‘아가씨네’ 관계자는 ”‘아가씨네’는 영화를 다른 해석으로 다시 보는 '패러디'에 초점을 맞춘 콘텐츠다. 온라인 상에서 댓글로 오는 피드백들을 보면서 제작에 반영하려고 한다“며 ”구성안과 영상이 나오면 회의를 거듭한다. 특히 '위트'와 '섹시', '재미'를 모두 놓치지 않으면서도 적절한 수위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도 많은 기대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채널CGV는 최신작이 아닌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를 선택한 이유와 앞으로의 영화 선택 기준에 대해서는 “시청자들에게 '19금 영화가 아니어도 이렇게 일명 '음란마귀'의 시선으로 재해석 할 수 있구나' 라고 느끼게 만드는 게 목표였다. 회의를 통해 장면은 평범하나 음란마귀의 시선으로 봤을 때 재해석이 가능할 것 같은 작품들을 선정했다. 1화 이후에 나올 편에는 로맨스ㆍ블록버스터 등 다양한 장르가 있는데 신작부터 고전까지 음란마귀의 시선으로 재해석할 수 있는 영화들을 다양하게 활용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아가씨네’ 1회에서 소개한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는 오는 11월 2일에 채널CGV를 통해 방송될 예정이다. 채널CGV에서는 언제나 많은 영화를 방영하고 있고, 방송 날짜가 다소 동 떨어져 있기 때문에 ‘아가씨네’와 크게 연계되는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하지만 오히려 ‘아가씨네’를 독자적으로 운영하는 것보다는 해당 영화와 연계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으로 보인다. 영화가 방송되기 전에 ‘아가씨네’를 활용한다면 방송할 영화에 대한 흥미를 높이기 쉽기 때문이다.
한편 ‘아가씨네’는 총 8회에 걸쳐 공개되며, 이후 온라인 반응에 따라 후속 제작을 진행할 예정이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이주희 기자 leejh@entero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