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온뉴스 최민영 기자] SBS스포츠를 통해 스포츠 아나운서로 데뷔한 배지현은 지난 2014년부터 MBC스포츠플러스(이하 엠스플) 아나운서로 활동 중이다.
그러나 배지현의 현재 소속사는 예능 전문 매니지먼트사 코엔스타즈다. 방송사 직원으로 근무하는 대부분의 스포츠 아나운서들과는 색다른 행보다.
“그래도 엠스플 아나운서라고 보면 돼요. 엠스플과 먼저 인연을 맺었고, 프리랜서가 된 후 지금 소속사(코엔스타즈)에 둥지를 틀었어요. 코엔스타즈에게 감사한 점은 제가 야구나 스포츠를 메인으로 방송하는 걸 적극적으로 지지해준 거예요. 제 방송 시작이 스포츠였기 때문에 스포츠는 제 정체성의 뿌리 같은 느낌이 들어요. 이걸 계속 이어가지 않으면 제 정체성도 함께 흔들리는 것처럼 느끼죠. 그런 면에서는 코엔스타즈와 함께하는 건 행운이라고 생각해요.”
내년이면 방송 7년차가 되는 배지현은 현직 여자 스포츠 아나운서 가운데 고참 급에 속한다. 베테랑이라고 안주할 법도 했지만 그는 나이 어린 후배 아나운서들의 활약을 보며, 뒤처지지 않으려고 항상 노력한다.
“엠스플 막내급 후배 박신영, 장예인 아나운서를 보고 있으면 그 연차 때의 저보다 훨씬 잘하는 것 같아요. 어린 친구들이 점점 준비된 자세로 들어온다는 느낌이 들어 뿌듯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저도 자극을 받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배지현은 함께 ‘베이스볼 투나잇’을 진행하는 김선신 아나운서와는 빠른 87년생 동갑내기다. 연차도 같은 6년차고, 생일도 단 5일 밖에 차이 나지 않는 등 공통점도 여럿 있다. 하지만 두 사람의 분위기나 매력, 방송 진행 스타일은 완전히 정반대다.
“선신이는 톡톡 튀고, 에너지 넘치는 매력이 있어요. 반면 저는 목소리나 진행 스타일이 차분하죠. 선신이가 하는 방송을 보다가 제 방송을 보면 너무 처지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도 해요. 그래서 선신이의 에너지나 발랄함이 탐도 나는 것 같아요.”
가장 기억에 남는 선수 인터뷰로는 넥센 히어로즈 투수 황덕균과의 인터뷰를 꼽았다. 지난달 진행된 이 인터뷰는 황덕균이 프로 선수로 데뷔한지 15년 만에 처음 가진 인터뷰였다.
“가끔 현장에서 뜻밖의 인터뷰를 하는 경우가 있는데 넥센 황덕균 선수 인터뷰가 기억에 남아요. 정말 사연이 많은 선순데 그날 경기 MVP가 되면서 처음 인터뷰를 하게 됐죠. 그런 인터뷰를 하게 되면 그 선수가 앞으로도 꼭 잘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올해 서른 살이 된 배지현은 결혼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생각해야 하는 시기다. 그가 생각하는 자신의 결혼 타이밍은 언젤까.
“저는 아직 괜찮은데 주변에서 그런 얘기를 많이 하더라고요. 구체적으로 생각해본 적은 없는데 너무 늦지 않았으면 해요. 따로 언제 해야지 정해놓지는 않았어요. 이상형은 그때그때 다른데 제 키가 크다 보니까 덩치가 있는 남자였으면 좋겠어요. 하지만 구체적인 이상형은 없는 것 같습니다.”
배지현은 본인과 같은 직업을 꿈꾸는 후배들에게 스포츠 아나운서가 굉장히 매력 있는 직업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단순히 스포츠가 좋아서 이 직업을 택하려는 지망생들에게는 현실적인 조언도 잊지 않았다.
“스포츠 아나운서는 굉장히 매력적인 직업이라고 자부해요. 이 직업을 택한 것에 대한 후회도 없고요. 아나운서를 꿈꾸는 지망생들 가운데 스포츠를 좋아하는 분들이 많은데 이게 일이 되고 나면 순수한 팬심 만으로는 일할 수 없는 것 같아요. 다른 방향으로 스포츠를 즐겨야하는 각오가 돼 있어야 하죠. 물론 최전방에서 스포츠를 볼 수도 있고, 온 몸으로 느낄 수 있다는 장점도 있어요. 그런 양면성이 있다는 걸 꼭 알았으면 좋겠어요.”
배지현은 스포츠는 에너지, 야구는 봄이라고 각각 표현했다. 그의 대답에서 스포츠가 가진 매력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하루 동안 에너지를 느낄 수 있는 시간은 스포츠를 볼 때라고 생각해요. 어떤 경기를 집중해서 보다 보면 제 몸에 에너지가 쌓여 있는 걸 알 수 있어요. 야구를 생각하면 봄이 먼저 떠올라요. 그라운드의 녹색도 봄과 잘 어울리고, 야구가 시작되는 시기도 봄인데다 제 직업의 시작도 봄이었기 때문이죠.”
끝으로 배지현은 앞으로의 목표와 팬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남겼다.
“내년이면 7년차가 된다는 게 믿기지 않아요. 이대로 멈춰있지 않고 성장하는 배지현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렇게 6년 동안 꾸준히 방송할 수 있는 것도 야구팬들 덕분이라고 생각해요. 스포츠 아나운서는 팬들이 없다면 성장하기 힘든 직업군이죠. 늘 감사하고, 카메라에 제 모습이 비춰졌을 때 보는 분들이 기분이 좋아질 수 있도록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최민영 기자 meanzerochoi@entero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