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온뉴스 백융희 기자] ‘리얼’ 포맷을 추구할 거라면 이 정도 해야 진정성을 인정받지 않을까.
현재 수많은 예능 프로그램들이 '리얼'과 '힐링'을 포맷으로 방송 중이다. 일부에서는 리얼을 추구하는 예능들이 연출된 상황으로 시선 끌기에 급급하다며 달가워하지 않는 시각이 있다.
특히 MBC 예능프로그램 ‘우리 결혼했어요’와 같은 연애 프로그램에서도 일정의 포맷을 주고 그 안에서 출연진이 마음껏 행동할 수 있는 상황을 추구하지만, 일부 시청자들은 카메라 안에서만 비춰지는 형식적인 관계라고 인식, 프로그램에 몰입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불타는 청춘’은 첫 방송부터 시청률과 화제성이 높지 않았음에도 꾸준하게 시청자들에게 자극적이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눈살이 찌푸려지게 하는 자극적인 벌칙, 게임 등보다는 소소하게 일반 사람들도 놀러가서 즐길 수 있는 게임 등을 한다.
또 프로그램 내에서 강수지, 김국진 커플이 실제로 탄생한 순간부터 프로그램은 100% 연출된 상황만은 아니라는 반응을 얻었다.
자연스러움을 비롯해 출연진 구성 또한 프로그램의 인기 요인에 큰 몫을 차지했다. 김완선, 구본승, 강수지, 김국진 등 과거 한 시대를 풍미했던 스타들이 소소하게 시민들 앞에서 공연을 하는 등 프로그램 안에서 우정, 사랑, 열정 등 평범함으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제작진은 출연진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위해 여행 안에 많이 개입하지 않는다. 여행지를 제작진이 정한 것만으로 여행의 큰 틀이 결정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지난번 방송한 홍콩특집의 경우 여행지 또한 출연자가 직접 정하며 방송이라기보다는 진짜 청춘남녀들이 여행을 간다는 느낌으로 진행됐다.
최성국의 경우 하고 싶은 일 등을 핸드폰에 적어서 제작진과 소통을 한다거나 단체복을 맞추거나 소품을 직접 준비한다. 정찬의 경우 소문난 여행광으로 주변 맛집 정보를 이용해 다른 청춘팀과 함께 가서 먹기도 할 만큼 진정한 리얼을 추구하고 있다. 김완선의 경우는 유튜브에서 보는 재미있는 게임 영상 등을 제작진에 제안하기도 한다.
연출되지 않은 상황으로 인해 제작진은 곤욕을 치르기도 한다. 제작진은 여행지를 선정해놓은 뒤 방송 전에 미리 답사한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출연진들이 즉흥적으로 이동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사전 답사 시 가지 못한 가게에게 섭섭한 말을 듣기도 한다. 특히 출연진의 리얼한 모습을 담기 위해서 시간을 정해놓고 무엇을 하기 보다는 카메라를 지속적으로 지켜보고 밥도 팀을 나눠 돌아가면서 먹는다.
모든 것을 제작진이 미리 계획하고 촬영을 진행하면 편하지만 제작진은 출연진의 자연스러운 흐름을 따라가야 진짜 이야기를 담는다는 철학 때문에 최대한 제약 없는 분위기에서 촬영을 이어간다.
‘불타는 청춘’ 황인영 PD는 “프로그램의 인기 비결은 시청자와 출연자의 공감대라고 생각한다. 출연자와 비슷한 연령대의 시청자가 보기에 출연자 모두가 한 시대를 풍미한 스타들이지만, 일반 사람과 똑같은 모습을 발견하게 되면서 그 모습을 좋아해주는 것 같다”라고 전했다.
하재근 평론가는 엔터온에 “요즘에 TV를 보는 시청자들의 연령대가 많이 올라갔다. 때문에 옛날에 익숙했던 사람들이 나오면 어떤 동질감이라든가 관심도 더 많이 가는 경향이 있을 거다. 한동안 못 봤던 스타를 TV에서 보면서 반가운 마음도 들고 출연진들의 상당수가 과거에는 사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않던 이들이다. 그런 사람들이 나와서 옛날이면 상상할 수 없었던 모습을 많이 보여주니까 시청자에게 놀랍게 다가가는 것 같다”라고 전했다.
이어 “워낙 꽃중년, 신중년 등 나이 있는 사람들 또한 로맨스를 찍고 멜로물을 찍고 ‘돌싱’, ‘재혼’이라는 단어 또한 굉장히 흔한 단어가 됐다. 젊은 스타들이 아닌 이들이 일종의 MT를 가서 여러 가지를 하는 느낌 등이 비슷한 연령대를 가진 이들에게 공감을 많이 느낄 수 있게 하기 때문에 인기가 있는 것 같다”라고 전했다.
출연진은 물론 시청자는 ‘불타는 청춘’을 통해 그동안 잊고 있었던 진짜 청춘을 즐기고 있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백융희 기자 historich@enter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