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온뉴스 유명준 기자] 영화 ‘자백’(감독 최승호)이 다양성 영화 1위는 물론 전체 박스오피스 7위에 올랐다. 그러나 상영관 배정에서는 차별 받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14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자벽은 13일 전국 7814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전국 스크린 수는 125개. 경쟁작들이 모두 500개 이상의 스크린을 유지하며 관객을 끌어 모는 것과 비교해, 불리한 상영 여건 속에서도 상업영화들을 제치고 박스오피스에서 선전을 펼치고 있다.
'자백'은 국정원 간첩 조작사건을 다룬 영화. MBC 'PD수첩'을 통해 사회적으로 커다란 반향을 일으킨 최승호 PD가 메가폰을 잡아 화제를 모았다. 최승호 감독은 간첩 조작 사건에 연루된 원세훈 전 국정원장,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을 과감하게 인터뷰하는 등 치열한 취재 과정을 통해 국가 정보기관의 민낯을 드러냈다.
이 작품은 지난 6월 중순부터 개봉준비를 위한 스토리 펀딩을 시작, 8월까지 4억여 원의 모금이 이뤄지는 등 대중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이런 상황에서 최승호 PD가 멀티플렉스의 상영관 배정 기준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다.
최 PD는 13일 자신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문화계 블랙리스트와 자백'이라는 글에서 “밤 사이 ‘자백’이 예매율 3위에 올랐습니다. 시민들의 놀라운 힘입니다. 그런데 ‘자백’ 28, ‘럭키’ 131, ‘맨인더다크’ 131, ‘미스 페레그린’ 131, ‘바스티유데이’ 122, ‘브리짓존스의 베이비’ 104, ‘아수라’ 117, ‘어카운턴트’ 107, ‘설리 허드슨강의 기적’ 94”라고 각 영화에 배정된 상영관 수를 나열했다.
이어 “CGV는 예매율 3위 ‘자백’에 이해하기 어려운 숫자의 영화관을 배정했습니다. 보시다시피 ‘자백’보다 예매율이 낮은 영화들이 몇 배나 많은 영화관을 배정 받았습니다”라고 지적했다.
최 PD는 “메가박스(40개관)는 좀 낫지만 예매율과 맞지 않는다는 건 마찬가지입니다. 롯데시네마의 경우는 더욱 이해가 가지 않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롯데는 우리에게 31개관을 열겠다고 통보했습니다”라며 “그런데 막상 지금까지 예매를 할 수 있는 곳은 26곳이고 나머지 5곳은 여전히 닫아 놓고 있습니다. 도대체 무슨 뜻인지”라고 글을 올렸다.
이어 “CGV는 영화체인의 선도주자입니다. 스크린 숫자도 가장 많고 영향력도 가장 큽니다. CGV는 독과점을 비판하는 목소리에 대해 ‘과학적으로 스크린을 배정하고 있다’고 항변해왔습니다. 여러분은 ‘자백’에 대한 스크린 배정에서 ‘과학’을 느끼십니까?”라고 꼬집었다.
또 “사실 저희와 함께 '자백'을 끌고 가고 있는 영화계 사람들은 이런 글을 쓰지 말아달라고 말렸습니다. 영화계에서 앞으로도 계속 멀티플렉스와 관계를 맺고 살아가야 하는 입장에선 당연한 일일지 모릅니다. 그러나 저는 최소한 멀티플렉스의 이 비합리적인 행태를 분명히 지적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것을 지적하고 비판하는 것이야말로 뉴스타파가 ‘자백’을 통해 한국 사회에 기여하는 한 부분일 것이라고 생각해서입니다”라며 “물론 ‘자백’을 이 정도 영화관에서라도 상영할 수 있는 것은 기적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멀티플렉스가 준 선물이 아니라 시민들이 싸워서 확보한 공간입니다. 그리고 그들은 권력이 내려주는 블랙리스트와 시민들의 분노 사이에서 눈치를 보고 있습니다. 저는 그렇게 느낍니다”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 글로 멀티플렉스가 ‘자백’에 더 큰 불이익을 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자백’은 바로 99% 시민들의 독립언론, 뉴스타파가 만든 영화이기에 그런 불이익을 감수하면서도 이 글을 쓸 수밖에 없었습니다”라며 “우리는 앞으로 CGV 등 멀티플렉스의 시장논리에 반하는 행태를 지적하며 시민들과 함께 싸워나갈 것입니다”라고 강조했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유명준 기자 neocross@entero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