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View┃방송] ‘혼술남녀’, 드라마도 사회적 흐름 따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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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온뉴스 백융희 기자] 한 시대에 유행했던 음악을 들으면 그 시대의 상황들이 어느 정도 담겨있다. 드라마도 마찬가지다. 기본 감정과 사랑, 우정 등의 이야기는 공통적으로 들어있지만, 특징으로 그 시대의 사회상을 반영하는 드라마를 볼 수 있다. ‘혼술남녀’가 그 케이스다.

지난 9월 통계청이 발표한 ‘2015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1인 가구 형태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1인 가구는 520만 가구로 전체 가구의 27.2%를 차지했다. 2010년 조사 때는 2인 가구가 24.6%로 가장 많았는데, 이번엔 1인 가구가 가장 보편적인 가구 유형이 됐다.

통계청은 혼자 살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인구가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했다. 특히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높아지면서 1인 가구를 형성할 수 있게 됐다는 분석을 내놨다.

이처럼 현대 사회에서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1인을 위한 콘텐츠가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혼자 밥을 먹을 수 있는 1인 전용 식당, 혼자 여행 가는 이들을 위한 도서, 1인 방송부터 심지어 배달 음식을 시켜먹는 휴대폰 어플리케이션에도 1인분 주문 목록이 생겼을 정도다.

이런 현실을 다룬 ‘혼술남녀’는 서로 다른 이유로 혼술(혼자 술 마시기)하는 노량진 강사들과 공시생(공무원 시험 준비생)들의 알콜 충전 혼술 라이프를 그린 드라마다. 지난 4일 방송분은 케이블, 위성, IPTV가 통합된 유료플랫폼 가구 시청률에서 평균 4.6%, 최고 5.1%를 기록하며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타깃 시청률(남녀 20~49세) 역시 평균 3.2%, 최고 3.6%를 기록하며 동시간대 1위를 달성했다. 20대부터 40대 여성 시청률 또한 1위를 기록하는 등 그 인기를 입증했다.

‘혼술남녀’는 인기 요인으로는 고시생 이야기를 비롯해 학원 강사들의 모습으로 그려낸 회사 생활 이야기를 ‘혼술’이라는 형태와 결합하며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또 타 드라마와 달리 술을 마시는 행위를 하루를 마감하거나 혹은 스트레스 해소 등을 해주는 긍정적인 행위로 표현하며 지친 현대인들에게 힐링 타임을 선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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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이 정해놓은 원칙 속에서 퀄리티 높은 분위기와 안주로 혼술을 하는 진정석(하석진 분)과 자신의 자취방 혹은 편의점 앞에서 맥주에 초라한 안주로 혼술을 하는 박하나(박하선 분), 공명을 비롯해 기범, 동영 등 고시생들의 다양한 혼술 스타일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처럼 ‘혼술남녀’는 혼술을 진화된 라이프스타일로 묘사, 회식과 대조를 이루는 달라진 시대상을 반영하고 있다.

하재근 평론가는 엔터온에 “요즘 나 홀로 가구가 굉장히 많아졌다. 사람 만나는 것에 부담을 느끼는 젊은 사람이 많아졌고, 바쁜 생활로 웬만하면 혼자하자는 식으로 가다보니 혼자 간단하게 해결하는 경향이다. 과거에 술은 무조건 누군가와 같이 먹어야한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술도 혼자 먹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혼술남녀’가 인기를 얻고 있는 이유는 젊은 사람들이 사회적인 박탈감과 무력감 등을 많이 느끼는데 이런 부분들을 드라마를 통해 공감을 사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현재 ‘혼술남녀’는 진정석-박하나-공명으로 이어지는 삼각관계와 채연을 사이에 둔 공명과 기범의 묘한 기류로 재미를 더하고 있다. 시대를 초월한 사람 사이의 인연과 만남이라는 소재는 ‘혼술남녀’의 공감대를 더욱 높이고 있다.

동영의 여자친구 주연으로 등장한 하연수, 진정석의 전 학원 원장 역의 김희원, 실제 공무원 학원 국어강사 이선재, 기범의 고등학교 동창으로 출연한 그룹 샤이니 멤버 민호를 비롯해 최근에는 전소민이 진정석의 소개팅녀 역으로 모습을 드러내는 등 다양한 카메오들로 극의 재미를 더하고 있다. 아울러 다양한 혼술의 형태를 예고하며 ‘혼술남녀’의 인기는 더욱 높아질 것이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백융희 기자 historich@enter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