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의대생들이 고 백남기 농민의 죽음에 대한 이유를 ‘병사’로 적은 서울대병원 측에 해명을 요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30일 서울대 의대생 102명은 "선배님들께 의사의 길을 묻습니다"라는 제목의 성명을 공개했다.
앞서 지난 25일 백남기 농민이 사망했고, 서울대병원은 사망진단서에 '병사'라고 판정했다. 이는 대한의사협회의 규정을 위반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데, 백씨의 직접사인이 ‘심폐기능정지’라고 해도 선행사인 ‘급성 경막하출혈’에 따라 ‘외인사’로 분류해야 하는 것이 맞다는 것이다.
성명에는 “질병 외에 다른 외부 요인이 없다고 의학적 판단이 되는 경우에만 ‘병사’를 선택한다. ‘물대포’라는 유발 요인이 없었다면 백씨가 혼수상태에 빠지지 않았을 것이므로 고인의 죽음은 명백한 ‘외인사’”라며 “직접사인으로 ‘심폐정지’를 쓰면 안 된다는 것은 국가고시 문제에도 출제될 정도로 기본적인 원칙”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의협 규정에 어긋난 서울대병원의 병사 판정을 근거로 “사망원인을 정확히 밝히기 위해 부검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일각에서는 서울대병원 관계자들이 외부 압력을 받아 부검 주장의 빌미를 제공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던지고 있다.
이윤지 기자 yjlee@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