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스포츠’라이트|김수민①] e스포츠에 풍덩…PC방 정액권까지 끊은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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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현우 기자

[엔터온뉴스 최민영 기자] 일렉트로닉 스포츠(electronic sports)의 줄임말인 e스포츠는 더 이상 단순한 게임 대결이 아닌 하나의 스포츠 문화로 정착한 지 오래다.

과거 스타크래프트:브루드 워 리그(이하 스타리그)부터 현재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 등 수많은 종류의 게임대회가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인기와 관심이 높아졌다. 이에 따라 e스포츠는 일반 프로스포츠 못지않은 시장을 형성했고, 앞으로도 발전 가능성이 높은 분야로 평가 받는다.

케이블방송 스포티비 게임즈(SPOTV GAMES) 김수민 아나운서는 이런 e스포츠 업계에 당돌하게 뛰어든 신예다. 일을 시작한지는 아직 6개월밖에 안된 초짜 아나운서라 모르는 것 투성이지만 게임을 향한 열정만큼은 그 어떤 베테랑보다 뒤지지 않는다.

“이제 6개월 차라 아직도 적응 중이고, 계속해서 많은 걸 배우려 하고 있어요. 저는 원래 게임을 잘 몰랐는데 게임을 좋아하는 친오빠와 사촌오빠, 지인들에게 도움을 받았죠. 게임 외적인 부분은 중계하는 캐스터, 해설위원님들에게 배우고 있어요. 지금도 그게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경기 전과 후 선수 및 감독을 인터뷰하고, 각종 관련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스포츠 아나운서처럼 e스포츠 아나운서 또한 비슷한 업무를 수행한다.

“e스포츠 아나운서도 일반 스포츠 아나운서처럼 경기 리포팅하고 선수 인터뷰도 진행해요. 특히 게임을 보면서 분석하는 것뿐만 아니라 실제 게임을 하면서 선수들의 기술이나 전술을 익히기도 하죠. 그런 게 선수들 인터뷰 하는데 큰 도움이 되요. e스포츠만의 전문성을 살리려고 노력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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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스포츠 아나운서가 되기 전까지 게임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했던 김수민이지만 지금은 열렬한 e스포츠 마니아가 됐다. 여러 종류의 e스포츠 경기 관람은 물론, PC방 정액권까지 끊어 꾸준히 게임을 배우고 있다.

“주말이나 쉬는 날마다 PC방에 가서 게임을 배우고 있어요. 예전에는 롤과 서든어택을 했었다면 ‘스타2 모두의 유채꽃 시즌2’(이하 ‘유채꽃’)을 진행하는 동안에는 스타크래프트2를 주로 했고, 요즘은 오버워치를 즐겨 해요. 게임을 접한 지 얼마 안됐기 때문에 어렵기는 하지만 플레이하는 동안은 정말 즐거워서 시간 가는 줄 모르겠어요. 그래도 누군가 저를 전담해서 가르쳐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좋겠어요.”

김수민이 e스포츠 아나운서가 된 지는 6개월째. 일을 시작하기 전 생각했던 것과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

“원래 e스포츠 분야를 전문적으로 알았던 게 아니라서 알아가는 재미가 많을 거라는 설렘이 컸는데 막상 e스포츠 업계에 들어와서 전문성을 키우다보니 제가 너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금도 많이 배우고는 있지만 어렸을 때부터 게임에 더 관심이 많았다면 지금보다 더 편하고 재밌게 방송할 수 있었을 거라는 아쉬움이 남죠. 하지만 그만큼 배우려는 열정과 의지는 더 큰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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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사 후 스튜디오에서 게임 정보 프로그램만 진행했었던 김수민은 프로게이머들을 접할 기회나 생방송 경험이 거의 없었다. 그런 면에서 스포티비 게임즈 생방송 ‘유채꽃’ 합류는 김수민에게 큰 경험이 됐다.

“정보 프로그램을 진행했을 때와 달리 ‘유채꽃’에 출연한 이후에는 선수들이나 코치, 감독님들을 많이 만나 뵐 수 있었어요. 처음에는 어색할 줄만 알았는데 친절하게 인사도 해주시고 고민 없는지도 물어봐주시더라고요. 그렇게 말 한 마디 따뜻하게 건네주시는 게 정말 힘이 됐어요. 또, 팬들의 열정에도 깜짝 놀랐어요. ‘유채꽃’ 생방송이 목요일 오후 10시부터 시작해서 늦게 끝날 때는 새벽 1시에 끝나는 경우도 있는데 그걸 끝까지 보고 가시는 팬 분들이 인상 깊었어요. 저한테도 작게나마 선물이나 음료도 챙겨주셔서 정말 감사했죠.”

현재 e스포츠 산업은 인기 스포츠 범주에 포함될 정도로 많이 발전했다. 그러나 색안경을 끼고 e스포츠를 단순한 컴퓨터 게임으로만 바라보는 시선도 여전히 존재한다. 김수민 또한 적지 않은 사람들이 이러한 편견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아직도 아프리카tv나 e스포츠를 얘기하면 ‘거기서 뭐하냐’ 이렇게 말씀하시는 분들이 계세요. 어떻게 보면 똑같은 스포츠 분야인데 너무 색안경 끼고 바라보는 것 같아 안타깝기도 해요. 그래도 많은 분들이 e스포츠를 즐기고 사랑하는 만큼 앞으로 이쪽 업계는 더 커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 또한 한국 e스포츠가 더 발전할 수 있도록 기여하고 싶어요.”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최민영 기자 meanzerochoi@entero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