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태상호 기자의 작품 속 무기] ‘매그니피센트7’, 황야의 총잡이 시원하지만, 이병헌 칼이 아쉽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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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온뉴스 대중문화부] 추석 연휴가 시작되는 9월 14일, ‘매그니피센트 7’(Magnificent Seven)이라는 새로운 영화가 개봉했다. 로자와 아키라 감독의 명작인 7인의 사무라이를 리메이크했던 1960년대 작 ‘황야의 7인’을 무려 1억 달러의 제작비를 투입해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영화이다.

거대한 자본이 들어간 만큼 출연하는 배우들의 면면도 만만치 않다. 덴젤 워싱턴, 크리스 플랫, 에단호크, 이병헌 등이 총 출동한다. 기존의 영화 황야의 7인에서 주요 배역들이 거의 백인들이었다면 현대화된 ‘매그니피센트7’ 에서는 흑인, 프랑스계 백인, 백인, 멕시칸, 동양인, 미국 원주민까지 다양한 인종들과 다양한 성격의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영화의 스토리는 권선징악의 전형적인 서부영화의 스토리를 그대로 답습하기 때문에 특별할 게 없다. 하지만 이름만 들어도 볼만한 배우들이 대거 등장한다는 점과 루이지애나와 뉴멕시코에서 올 로케한 광활한 풍경은 보는 내내 관객들의 눈을 시원하게 한다. 실제로 그 지역을 가본 경험이 있는 필자에게는 어떻게 그 곳을 저렇게 아름답게 영상에 담았는지 신기할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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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 영화답게 화려한 총격전이 영화 전반에 걸쳐 여러 캐릭터를 통해 선보인다. 덴젤 워싱턴이 연기한 샘치좀은 흑인이지만 남북전쟁 당시 북군 출신에 현상금 사냥꾼으로 5.5인치 총열의 은장 싱글액션아미 리볼버를 사용한다. 북군 출신 역전의 용사답게 그는 이 6발 짜리 리볼버를 멋지게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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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 플랫이 연기한 조슈아 페러데이는 도박사이자 폭발물 애호가로 나오며 영화 내내 그는 시니컬한 유머로 관객을 즐겁게 해준다. 그 역시 5.5인치 총열의 싱글액션아미 리볼버 두 정을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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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단호크가 연기한 굿나잇로비쇼는 남군 출신의 천재적인 저격수로 영화상에서는 전장에서 얻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고생을 하지만 서부영화 장총의 간판스타라고 할 수 있는 레버액션식 윈체스터 모델 1873과 윈체스터 모델 1866 엘로보이를 능숙하게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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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헌이 연기한 빌리락은 이력이 확실하지 않은 동양인 암살자로 나오며 에단호크와는 죽음도 갈라놓을 수 없는 운명적 동반자로 나온다. 그는 총기보다는 칼을 주로 사용한다. 주인공이 동양인이라는 것을 더욱 부각시키려는 의도였는지 그는 정체를 알 수 없는 동양식 단도를 사용하는데 무기 전문가 입장에서는 인사동에서 개당 만원에 살 수 있을 거 같은 허접한 동양식 단도보다 서부시대 당시 널리 쓰였던 일반적인 보위나이프를 사용했었다면 더욱 좋았을 거 같다는 아쉬움을 지울 수 없다.

이 밖에 12게이지 샷건과 Springfield Model 1873 Trapdoor 카빈, Colt 1851 Navy 리볼버 가 영화 중간 중간에 눈에 띄고 영화 말미에 분위기를 뒤엎을 정도의 화력을 발휘하는 Colt 1874 캐틀링건이 사용된다. 라스트 사무라이 이후 캐틀링건은 주로 악역들이 사용하는 음산한 무기라는 분위기가 할리우드에 형성된 거 같다. 1800년대 후반에서 1900년대 초반에 생산된 캐틀링건의 경우 상태에 따라 현재 1억이 넘는 가격에 콜렉터들에게 판매가 되고 있고 몇몇 회사에서 복제품을 만들어 총기 마니아들에게 판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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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캐틀링건은 우리에게도 그다지 먼 무기체계가 아닌 것이 대한제국 말미에 제국군에서도 캐틀링건을 보유하고 있었고 1894년 일어난 동학혁명 당시 농민군을 제압하는 무기로도 쓰였다. 캐틀링건의 매력은 6개의 총신이 돌면서 탄을 발사하기 때문에 연속 발사에도 총열이 쉽게 가열되지 않고 발사속도가 높다는 점이었다. 현대적 기관총의 시초라고 볼 수 있는 이 총기는 당시로는 경의적인 분당 350발에서 400발의 발사 속도를 자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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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상의 옥의 티.

서부영화와 중국 무협물의 공통점은 옥의 티를 찾으면서 보는 영화가 아니라는 점이다. 그만큼 어느 정도의 영화상 허구가 용납되는 장르가 바로 서부영화의 총격전과 중국 무협물의 무술이다. 하지만 영화상 무기에 대해 전문적인 글을 쓰는 입장인 만큼 영화와 실제가 어떤 점이 다른가 알아보도록 하자.

먼저 교전 거리가 영화상에서는 멀었지만 실제 서부시대에선 그다지 멀지 않았다. 당시 총기들은 명중률이 높지 않았고 특히 속사 시 명중률은 10보(10미터) 이상 떨어진 거리에선 장담하기 힘들었다. 영화상에선 주인공들의 권총 속사에 악당들이 추풍낙엽처럼 나가떨어진다. 하지만 주인공이 시원하게 악당들을 소탕하는 건 서부영화의 특권이며 관객들은 이를 보고 카다르시스를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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