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컵 첫 번째 무대 '코리아 스프린트', 우승마는?

한국마사회(회장 현명관)는 오는 11일 한국경마 사상 가장 높은 상금 17억원을 놓고 국제경주 '코리아컵'을 개최한다. 1200M 단거리 '코리아 스프린트'가 오후 4시 25분에, 1800M 장거리 '코리아컵'이 오후 5시 30분에 각각 열린다.
한국에서는 직접 보기 힘든 세계적인 명마를 한자리에서 볼 수 있어 경마팬들의 기대감은 높다.
'코리아 스프린트(제8경주, GⅠ, 1200M, 혼합 3세 이상, 레이팅 오픈, 총 상금 7억원)'의 경우 총 16두가 출전한다. 이중 7두가 외국 출전마다.

외국 출전마 중에서 눈길을 끄는 경주마는 단연 '와일드듀드'와 '슈퍼위너'다. '와일드듀드'는 1400M가 자신의 최장거리 경주일 만큼 단거리에서만 활약해온 스프린터다. 미국에서 활동하다 현재는 아일랜드에서 훈련을 받고 있다. GⅠ, GⅡ 등 최고 등급의 경마대회에서 수차례 우승과 준우승을 거머쥔 강자로 지난 5월에도 GⅡ 경주에 출전, 승리를 차지했다. 5월 이후 4개월만의 복귀무대라는 점, 한국의 모래주로가 익숙하지 않다는 점 등이 발목을 잡지만, 그럼에도 출전마 중에선 네임벨류가 가장 높아 여러모로 유력한 우승후보다.
'슈퍼위너'는 싱가포르 터프클럽(Singapore Turf Club)의 대표 스프린터로, '와일드듀드'와 마찬가지로 줄곧 단거리 무대에만 출전해왔다. 인공주로(PolyTrack)를 10번 달려 9번의 우승과 1번의 준우승을 기록한, 그야말로 싱가포르 간판스타다. 또한 지난해 한국마사회가 야심차게 준비한 싱가포르 첫 원정 경주에서 한국 경주마들에게 쓴 상처를 안겨주며 승리를 차지한 말이기도 하다. 지난 8월 28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1등급 1200M에서도 우승을 기록해 기세와 자신감이 무섭다.
일본 출전마 '그레이프브랜디'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일본 최고의 목장 '샤다이팜' 소속으로, 2010년부터 지금까지 370백만엔(한화로 41억원) 이상 벌어들인 경주마다. 장거리 경주에서 활약하다 5세 때 경주 중 골절을 입고 잠시 슬럼프에 빠지긴 했지만, 중단거리로 거리를 바꾼 후 다시 좋은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올해 4월에도 '도쿄 스프린트' 경주에 출전해 준우승을 차지했다.
그 외에, '슈퍼자키' 또한 지난해 두바이 골든샤힌(GⅠ)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던 말로 올해도 뛰어난 기량을 선보이고 있어 무시할 수 없다. 지난달에는 1200M 주행심사에서 1분 8초대의 탁월한 실력을 뽐내기도 했다.

Photo Image
코리아 스프린트에 출전하기 위해 렛츠런파크 서울에 입성한 홍콩 경주마 슈퍼자키

홈그라운드에서 외국 출전마들을 맞이하는 한국 경주마는 총 9두다. 어지간한 경주마는 명함조차 내밀지 못했다는 치열한 선발과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이름을 올린 만큼 면면이 화려하다. '페르디도포머로이'와 '오뚝오뚝이', '빛의정상', '최강실러'가 눈길을 끈다.
'페르디도포머로이'는 올해 'SBS 스포츠배 한일전'에서 일본말들을 따돌리며 우승을 차지한 최강 3세마다. 아직 7번밖에 경주경험이 없지만 단 한 번도 입상을 놓쳐본 적이 없다. 우승도 5회에 달한다. 말의 연령에 따라 부담중량이 결정되는 이번 대회에서 '오뚝오뚝이'와 함께 가장 나이가 어려 부담중량의 이점도 크다. 무엇보다 '부산일보배', 'SBS 스포츠배 한일전' 등 굵직한 경주에서 연이어 우승과 준우승을 기록하고 있는 만큼 팬들의 기대가 높다.
다음으로 '오뚝오뚝이'는 한국 최고 조교사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김영관 조교사가 자신 있게 내놓은 암말로 지금껏 11번 출전해 우승만 7회를 기록한 최강 3세마다. 큰 대회를 통해 기량을 키워온 경주마로, 경남신문배 특별경주 우승, GC트로피 특별경주 우승, KRA컵 마일 준우승, 코리안오크스 우승 등 지난해부터 쌓아온 이력도 눈부시다. 바로 이런 점들 때문에 연말에 선정되는 '최우수 3세마'의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기도 하다. 가장 나이가 어린 3세마에다, 암말이기도 해 경쟁자들에 비해 훨씬 가벼운 몸으로 출전을 앞두게 됐다. 이 같은 이점을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에 따라 충분히 입상도 기대해볼만 하다.

'빛의정상'은 서울 최강 5세 암말로 올해 출전한 모든 경주에서 순위상금을 차지하고 있을 만큼 기세가 높다. 지난 6월에는 쟁쟁한 경쟁자들을 모두 물리치고 뚝섬배에서 당당히 우승을 거머쥐기도 했다.
'최강실러'는 1200M 국내 최고기록(1분 11초)을 보유한 경주마로, 지난해 아시아챌린지컵(SBS스포츠배)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한국 경마실력을 입증한 거세마이기도 하다. 올해 6월에도 SBS배 한일전에 출전, '페르디도포머로이'에게 아쉽게 우승을 내주긴 했지만 준우승을 차지하며 유독 국제무대에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이번 '코리아 스프린트'에서도 기대가 높다.
'페르디도포머로이'의 문제복 조교사는 "부담중량 이점이 있긴 하나, 그 이상으로 경쟁자들의 실력이 무섭다"며, "단거리 경주인 만큼 게이트 번호 운이 좋길 희망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많은 사람들이 기대를 전하고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해 좋은 성적을 기록할 것"이라고 밝혔다.   나성률 기자 (nasy23@next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