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온뉴스 최민영 기자] 너무나도 쓸쓸한 마지막이었다. 한국을 대표하는 야구해설가였고, 대중에게 친숙한 방송인이었던 故 하일성의 삶은 비극으로 끝났다.
故 하일성은 8일 오전 7시56분경 서울 송파구 본인이 운영하는 스카이엔터테인먼트 사무실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타살 혐의가 있는지 확인 중이며, 가족과 지인을 상대로 사망 경위를 조사하고 있지만 여러 정황 상 자살이 유력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979년 동양방송에서 야구 해설을 처음 시작한 故 하일성은 KBS에서 30년 가까이 야구 해설가로 활약하며, MBC 허구연 해설위원과 함께 프로야구 중계 양대 산맥으로 불렸다.
故 하일성은 지난 2006년 마이크를 잠시 내려놓고 제11대 KBO(한국야구위원회) 사무총장으로 부임해 프로야구 붐을 일으키는 데 일조했다. 그는 재직 기간 동안 한국 야구대표팀 단장으로도 참여하며,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과 제2회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 준우승에 기여했다.
총장 임기를 마친 뒤 故 하일성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나중에 세상을 떠나면 묘비에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야구대표팀 단장'이라고 새겨 달라”고 말했을 정도로 당시를 인생 최고의 순간으로 꼽기도 했다.
그는 프로야구 중계뿐만 아니라 각종 방송에 자주 출연해 대중에게 친숙하다. KBS1 ‘아침마당’이나 ‘퀴즈탐험 신비의 세계’, ‘가족오락관’의 단골 게스트였고, 해설직을 그만둔 후에는 MBN ‘엄지의 제왕’에 출연해 다양한 프로야구 비하인드 스토리를 털어놓기도 했다.
그러나 말년에는 여러 사기ㆍ송사에 휘말리며 구설에 올라 험난한 시간을 보냈다. 과거 100억 원대 부동산 사기를 당한 후 세금 미납 등으로 빚까지 떠안았고, 작년 7월에는 돈을 빌린 후 갚지 않아 사기혐의로 피소됐다.
당시 故 하일성은 꾸준히 빚을 갚고, 건강 회복에 집중하는 등 재기를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지난 7월 아내가 음주운전 사고를 일으켰을 때 같이 동승했다가 음주운전 방조죄로 경찰조사를 받았으며, 얼마 지나지 않아 지인의 아들을 프로야구팀에 입단시켜달라는 청탁과 함께 거액을 받은 혐의로 또 한 차례 고소를 당했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최민영 기자 meanzerochoi@entero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