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온뉴스 백융희 기자] 연예인을 향한 팬들의 도를 넘은 사랑이 또 한 번 문제를 일으켰다.
최근 그룹 갓세븐(GOT7) 멤버 잭슨이 사생팬 때문에 교통사고를 당했다. 사생팬이 중국 스케줄을 마치고 공항으로 이동 중이던 잭슨의 차를 뒤따르다 이 같은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경미한 사고로 잭슨은 큰 부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속사 JYP엔터테인먼트는 다시 한 번 팬들에게 심각한 사고를 야기할 수 있는 행동들을 자제해 줄 것을 당부했다.
연예인이기에 자신을 사랑해주는 팬들의 이러한 행동을 감당해야 하는 것일까. 앞서 아이돌을 비롯해 배우들도 사생팬의 도 넘은 행위에 대해 고통을 토로했다.
태연은 지난달 ‘전화 테러’ 때문에 불면증에 시달렸다. 사생팬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일로, 전날 9일부터 10일 새벽까지 각기 다른 번호의 발신자에게 끊임없는 전화를 받은 것이다. 결국 태연은 SNS를 통해 “잠을 자고 싶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배우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김민종은 최근 한 예능프로그램에서 과거부터 사생팬에게 스토킹을 당해 왔으며, 결국 경찰 조사에서 사생팬의 휴대전화 속에 자신의 집 침대에서 찍은 사진이 나왔다고 밝혀 모두를 경악하게 만들었다.
연예인들의 연락처, SNS 등 개인 정보는 물론이며 무단주거침입, 연예인이 탄 차량 추격 등 스토킹에 가까운 사생팬들의 행동은 과거부터 현재까지 끊임없이 문제가 되고 있다.
하지만 연예계나 일반 대중들은 사생팬을 문제를 단순하게 연예인들이 감내해야 하는 부분으로 치부하는 분위기다.
그러는 사이에 사생팬들은 개인이 아닌 조직적으로 활동하며 그 치밀함을 더하고 있으며, 경쟁심마저 일으키고 있다. 이들은 ‘연예인을 좋아하기 때문’이라는 논리로 자신들의 행동을 정당화시키고 있다.
스토커는 관심 있는 상대를 병적으로 집요하게 쫓아다니며 괴롭히는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사생팬 또한 이와 다르지 않다. 사생팬 또한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들의 사생활을 비롯해 일거수일투족까지 알아내기 위해 쫓아다니며 감시하기 때문이다.
‘사생팬’이라는 단어의 인식부터 바꿔야 한다. 사생팬은 팬이 아닌 스토커다.
국내에서도 스토킹이 협박과 폭력, 살인 등 강력 범죄로 이어지며 그 심각성이 대두되고 있지만 스토킹은 단순 경범죄로 취급되고 있다. 신고를 해도 처벌 또한 미미해서 벌금형 정도에 그치고 만다.
한 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사생팬이 우리나라에서 극성의 부리는 이유는 인식의 차이라고 생각한다. 그냥 스타고 쿨한 가수라는 개념이 강한 미국이나 영국 등 해외에 비해 우리나라는 가수가 가수라는 개념이 아닌 ‘내 가수, 내 오빠, 내 누나, 내 언니’ 라는 자기 것이라는 개념이 강한 것 같다. 또 사람에 대한 일거수일투족을 내가 알고 있어야 한다는 인식으로 인해 사생팬들이 극성을 부린다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이어 “해결방안의 경우 일명 공개처형이라고 하는데 최근 한 엔터에서 실행했던 방법이다. 사생팬들이 찍은 것이 확실한 사진들을 인스타나 트위터 등에서 서치 한 뒤 해당 사진을 찍은 아이디에 대해 모자이크 처리하지 않고 공식적으로 공개하면서 해당 아이디 소지자들에게는 팬미팅도 콘서트도 그 아이돌에 있어서 아무 혜택도 받지 못하게 막는 사례가 있었다. 실제로 그 일처리로 인해 사생팬이 아닌 일반 팬들에게 많은 지지를 받기도 했다”라며 “사실 사생팬들을 정말 제대로 저지 할 수 있는 방법은 거의 없다고 생각하지만. 그들을 가까이에서 보는 입장에서 생각 할 때 공개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가장 강력한 대처방안 인 것 같다”고 전했다.
가까운 나라 일본에서는 우리나라와 달리 스토킹을 징역형까지 처벌할 수 있는 중범죄로 다루고 있다. ‘스토킹 처벌법’에 대한 법 제정은 끊임없이 발의되고 있지만, 그 전망은 밝지 않다.
법 제정에 앞서 스토킹에 대한 대중의 인식 변화가 시급한 상황이며, 연예인을 향한 팬들의 과도한 집착은 ‘사랑’이 아닌 ‘만행’이며, 결국은 자신이 사랑하는 연예인을 망치는 행위임을 자각해야 한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백융희 기자 historich@enter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