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온뉴스 백융희 기자] 과도하게 친절할 때는 의심을 해봐야 한다. 하지만 이번 친절은 드라마에 쏟은 제작진의 노심초사한 애정 어린 친절이라 믿고싶다.
지난 29일 오후 첫 방송한 SBS 월화드라마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이하 보보경심)가 첫 방송한 가운데, 그 친절함에 눈길이 간다.
‘보보경심’은 고려 태조 이후 황권 경쟁 한복판에 서게 되는 황자들과 개기일식 날 고려 소녀 해수(이지은 분)로 들어간 현대 여인 고하진이 써내려가는 사랑과 우정, 신의의 궁중 트렌디 로맨스를 그린 작품이다.
앞서 SBS는 2016년 SBS가 제시하는 야심작으로 고려라는 거대한 역사적 무대에서 유쾌함과 암투, 사랑, 슬픔이 모두 어우러진 현대적 감성의 멜로 스토리가 펼쳐질 것을 대대적으로 예고했다.
이날 첫 방송한 ‘보보경심’은 파일럿 프로그램에서 정규 편성 된 예능프로그램 '꽃놀이패'의 제작(촬영) 일정이 늦어져 드라마를 연속 편성하게 됐다. 때문에 첫 회 방송과 함께 2회가 연속으로 방송하고 그 다음날인 30일에는 3회 방송분이 방송될 예정이다.
특히 첫 방송 전 ‘보보경심’은 스페셜 영상과 함께 드라마의 주 무대인 고려에 대한 역사 지식을 소개하며 시청자의 이해를 도왔다. 더불어 2회가 연속으로 시작됐음에도 불구하고 방송 초반 앞서 펼쳐진 1회 영상과 더불어 자막 설명까지 보충 설명을 했다.
앞서 제작발표회에서 제작진은 고려 역사라는 무거운 주제를 다루지만 인물관계와, 에피소드를 적절하게 배치함으로써 원작을 모르고 보는 시청자 또한 거부감 없이 드라마를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자부한 만큼, 드라마 외에 이어지는 친절한 설명이 눈에 띈다.
더불어 포털 사이트에 ‘보보경심’을 검색하면 드라마 소개란에 ‘달의 연인 보보경심 려 원작소설 19화까지 무료, 연재로 가볍게 읽어보세요’라며 드라마의 이해와 몰입을 위해 더욱 친절한 배려를 했다.
앞서 원작 소설, 웹툰 등을 배경으로 한 드라마나 영화들이 인기를 끌면 원작에 대한 관심이 자연스럽게 쏠렸다. 이에 제작진은 발 빠르게 미리 무료 연재로 시청자가 원작 소설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가수 출신 배우, 연기 경험이 많지 않은 배우들이 출연함에도 불구하고 연기력에 대한 우려가 나올지 모르겠지만 각각의 개성을 보는 맛도 있다.
방송 전부터 브라운관에서 핫한 스타들을 대거 캐스팅해 눈길을 모았다. 이지은, 백현, 남주혁, 서현, 강하늘, 강한나, 홍종현, 지수 등이 출연했다.
현대판 퓨전 사극답게 사극이라기 보단, 마치 옛날 시대를 배경으로 한 ‘시트콤’ 같은 느낌도 든다. 그만큼 1, 2회에서는 고려 궁궐 안에서 소소하게 있을법한 에피소드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가수 출신 이지은, 백현의 연기 역시 완벽하다고 볼 순 없지만 풋풋하고 톡톡 튀는 매력이 눈길을 끌었다.
‘보보경심’ 김규태 PD는 배우들에게 연기자에게 최대한 사극 말투를 배제하길 권했다. 연기 경험이 부족한 이들에게 감독의 이런 요구는 기존 배우들이 소화하기 어려운 사극에서도 트렌디한 연기를 소화함으로 새로운 사극의 재미를 보여줄 것으로 보인다.
극이 후반부로 갈수록 조금 더 진지하고 깊이 있는 사극의 형태를 보여줄 예정인 가운데 이준기의 연기는 후반부에서야 빛이 날 것 같았지만, 1, 2회 등장만으로 강한 흡입력을 보였다.
꽤 무겁고 진중한 역할을 맡은 강하늘과 함께 처음부터 끝까지 극 전체를 이끌고 갈 중요 인물이다.
일각에서는 영상미에 대한 언급도 빼놓지 않았다. 앞서 김 PD는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 ‘그 겨울, 바람이 분다’, ‘빠담빠담’, ‘아이리스’, ‘그들이 사는 세상’으로 이미 연출력과, 뛰어난 영상미로 각광받아왔다.
하지만 이번 ‘보보경심’에서는 아름다운 영상미 보다는 다소 엔티크한 고려 궁궐 무대와 영상미를 보여 타 드라마에서 보였던 김 PD의 영상미를 기대했던 시청자에겐 다소 궁금증을 남긴 대목이다.
드라마 흥행에 대한 많은 우려가 있지만 아직 속단하기에는 이른 감이 있다. 역사 이야기, 8황자의 우정 이야기, 여주인공 이지은을 둘러싼 로맨스 그리고 현대 시대에 살고 있는 여주인공이 과거 역사로 돌아간 전개를 앞으로 어떻게 풀어낼지 등 아직 보여줄 거리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또 앞서 열린 ‘보보경심’ 제작발표회에서 한 관계자는 “1, 2회 분보다 3회 방송부터 정말 재미있다고 들었다. 때문에 방송사 사정으로 1,2회 연속 방송하는 것이 신의 한 수가 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백융희 기자 historich@enter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