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기획│파일럿 예능 ③] 종편·지상파 PD들이 전하는 ‘파일럿 프로그램에 대한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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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온뉴스 백융희 기자] 많은 방송가 PD들이 “요즘같이 채널도 많고 포맷도 많은 시대에는 파일럿 만으로 승패를 확신하기 어려워요. 특히 단기간만으로 보여줄 수 있는 포맷이 있고 그렇지 않은 프로그램이 있거든요. 현재 방송가들이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선보인 뒤 정규편성 여부를 확정하는 데 이런 추세라면 장기간 보여주고 승부를 결정봐야 하는 프로그램의 경우 자리를 잃게 되겠죠”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SBS의 한 PD는 “현재 트렌드도 빨리 변하고 있고 광고시장도 빨리 변하고 있기 때문에 방송사는 새로운 프로그램에 대한 니즈가 크다. 앞으로도 더욱 클 것으로 보이는데 이전에는 명절 시기가 중요했다. 시청자들이 가장 TV 앞에 오래 앉아있는 시절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는 시대가 변했다. 끊임없이 새로운 트렌드를 반영한 프로그램을 해야한다”고 전했다.

파일럿 프로그램은 시청률이나 완성도를 떠나서 새로운 실험성이나 화제성이 중요하다. 특히 정규 편성의 여부를 떠나서 방송국이 끊임없는 새로운 콘텐츠에 대한 시도를 해야 된다는 게 중요한 시기로 자리 잡고 있다.

대부분의 파일럿 프로그램은 한 번에 정규 프로그램으로 편성 되지 않는 경우가 다수다. 현재 트렌드를 실험하고 몇 차례에 걸쳐서 정규로 발전하는 경우도 있고 단순에서 이번 개편에 어떤 프로그램을 대체한다는 느낌이 아니다.

모든 지상파 방송사들이 콘텐츠 중심으로 옮겨가면서 이제는 모바일 분야에까지 손을 뻗어야 한다.

끊임없이 콘텐츠를 개발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기 때문에 요즘 파일럿 프로그램은 정규편성의 여부 확정보다는 트렌드가 반영해서 지속적으로 실험하는 성격이 강하다.

앞서 이야기한 SBS PD는 이어 “이제는 시청자의 수준이 높아졌다. 기본적으로 콘텐츠를 소비하는 가족이 모여서 보고 이런 게 아니라 그때그때 요구에 따라 보는 경향이 크기 때문에 정규 편성에 갇혀있는 것이 아니라 마치 앞으로 점점 시즌제 물이 더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그런 시즌 물이 많아져야 시청자의 퀄리티 또한 더욱 높아진다”고 앞으로의 TV시장을 전망했다.

또 “요즘에는 종편 프로그램 중 시즌제 반응이 좋은 것들이 많다. 일맥상통해서 지상파 플랫폼이 다변화 되는 건 그런 스피드함이나 그때그때 반영하겠다는 것 같다. 사실 요즘은 단발성 파일럿이 의미가 없지 않나 이런 얘기도 하고 워낙 컨텐츠도 많고 채널도 많다보니까 요즘 유일하게 반응이 오는 게 명절이다. 하지만 하루 날씨, 다른 채널의 이슈 프로그램 등이 있을 수도 있기 때문에 1, 2회의 프로그램 방영만으로 판단이나 평가하는 데 아쉬움이 크다”라고 파일럿 프로그램의 문제를 제기했다.

한 종편 PD는 “파일럿 프로그램은 꼭 필요 하다고 본다. 단발성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그 반응을 100% 믿을 수 없고 정말 어려운 게 파일럿이다. 앞서 잘 안된 경우도 많았다. 대중의 관심이나 화제성은 시청률과 연결이 되는 건데 궁극적으로 그것을 얻는 게 정말 힘들다. 대중의 마음을 쉽게 얻을 수 있는 게 아닌데 채널도 많고 볼거리도 많다. TV 시청률도 줄어들고 있는 시대에 취향도 다양하고 해서 장기간 방송을 해야 어느 정도 성과를 볼 수 있는 추세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종편 PD는 “파일럿을 하는 이유는 새로운 콘텐츠를 시도해야 하는데 그것에 대한 보증이 되어있지 않기 때문에 많이 시도하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 파일럿 프로그램에 긍정적이지 않다. 채널에서는 불안하니까 파일럿을 먼저 해보고 시청률이 잘 나오면 정규로 가는데 외주 제작사 등의 입장에서는 제작비가 남는 게 없다. 아이템도 장기간 봐야 되는 프로가 있는데 단기간에 끝나니까 아까운 아이템들도 아웃 시켜야 한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백융희 기자 historich@enter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