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인터뷰┃송주희②] 앨리스와 뮤지컬… 그리고 헬로비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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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현우 기자

[엔터온뉴스 최민영 기자] 송주희가 앨리스라는 활동명 대신 본명을 사용한 이유는 오로지 뮤지컬만을 위한 결정이었다. 관객들 가운데 송주희가 헬로비너스 멤버 앨리스라는 사실을 여전히 모르고 있는 경우도 많을 것이다.

“앨리스라는 이름이 가진 이미지가 뮤지컬에 방해가 될 것 같았어요. 또, 저도 오디션을 보고 합류한 건데 현직 아이돌이라는 이유로 관객들이 색안경을 끼고 보실까봐 이번 뮤지컬에서는 본명을 쓰게 됐죠. 다른 신인 배우들과 똑같은 위치에서 시작하고 싶었어요.”

다른 신인 배우들과 마찬가지로 송주희에게도 뮤지컬 장기 레이스를 소화하는 건 어려웠다. 공연 전 컨디션을 최상의 상태로 만들어놔야 한다는 압박감에 오히려 컨디션 조절에 애를 먹었고,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컸다. 그럼에도 관객들의 긍정적인 후기를 볼 때면 피로가 사라지고 힘이 난다.

“거의 모든 후기를 찾아보는 편이에요. 좋지 않은 평가도 보면서 고치려고 하죠. (최)우혁이 팬 가운데 자주 공연을 보러 오는 분이 있는데 제 첫 공연 때도 오셨어요. 항상 무표정으로 저를 보시던 분이 네 번째 공연 때는 제게 엄지를 올려주셨어요. 뭔가 뿌듯했고, 사인회 때 그 분에게 먼저 감사하다고 말씀 드렸더니 끝까지 잘하라고 격려해주셨어요. 그때 정말 많은 힘을 얻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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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현우 기자

연극이나 뮤지컬은 무대 위에서 카메라 대신 관객들의 시선과 마주해야 한다. 베테랑 배우들은 관객들과 일부러 눈을 마주치며 소통까지 하는 경우도 종종 있지만 아직 초짜 배우인 송주희에게는 어려운 일이다.

“무대 위에서 웬만하면 관객들 얼굴을 잘 안 보려고 해요. 눈이 마주치면 제가 자꾸 당황하고 말려드는 것 같아요. 관객들과 마주 보면서 하는 배우 분들을 보면 정말 재밌을 것 같기도 해요. 어쨌든 관객들과 소통을 하는 거니까 한 번쯤 저도 그래보고는 싶은데 아직 엄두가 나지 않아요. 지금은 너무 어렵고, 마지막 공연 때 한 번 해볼 계획입니다.”

헬로비너스 멤버들과 가족들도 송주희를 응원하기 위해 공연을 보러왔었다. 멤버들과 가족의 응원은 송주희가 더 발전한 뮤지컬 연기를 펼칠 수 있던 원동력이 됐다.

“멤버들은 제 모습에 많이 놀라워했어요. 제가 평소에 쑥스러움을 많이 타는 성격인데 무대 위에서 그러고 있으니까 신기해했죠. 엄마는 공연을 보시고 다른 뮤지컬 배우들보다 에너지가 약하다고 지적을 많이 해주셨어요. 다른 배우들처럼 제 파트 때 무대가 꽉 차게 느껴지면 좋았을 텐데 제가 아직 미숙하다 보니 그런 부분을 많이 아쉬워하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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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현우 기자

올해 하반기 헬로비너스가 새 앨범으로 컴백할 예정이기 때문에 송주희는 뮤지컬과 함께 앨범 준비를 병행했다. 체력적으로 힘들게 느껴지겠지만 그는 좋아하는 일을 한꺼번에 할 수 있어 좋다는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있다.

“여전히 새 앨범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에요. 체력적으로 힘든 건 있는데 제가 좋아하는 일을 하니까 재밌어요. 뮤지컬은 꼭 해보고 싶었던 분야였고, 하면 할수록 더 즐겁게 느껴져요. 저한테는 방송과 병행하는 것보다 훨씬 나은 것 같아요.”

송주희는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올슉업’ 공연을 모두 마치고 나면 헬로비너스 리더 앨리스로 돌아간다. 하지만 언제든지 기회가 된다면 뮤지컬 배우 송주희로 다시 무대 위에 오를 계획이다.

“헬로비너스의 앨리스라는 이름은 알아도 목소리를 알는 분들은 별로 없었어요. 앞으로 많은 분들이 알 수 있는 기회가 생겼으면 좋겠고, 뮤지컬도 계속 하고 싶어요. 처음에는 힘들면 어떡할지, 슬럼프가 오면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고민도 많았는데 정말 재밌게 해서 다음에도 꼭 뮤지컬을 해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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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현우 기자

끝으로 송주희는 자신에게 아낌없는 응원을 보내주는 팬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제가 뮤지컬을 한다고 했을 때 팬들이 저의 소심한 성격을 알아서 걱정을 많이 하셨어요. 저를 응원한다고 40번의 공연을 모두 예매한 친구도 있었죠. 정말 감사해요. 팬들의 응원 덕분에 힘이 많이 나요. 또, 헬로비너스가 컴백을 안 한지도 꽤 됐는데 곧 새 앨범이 곧 나오니까 조금만 더 기다려주세요.”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최민영 기자 meanzerochoi@entero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