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온뉴스 유명준 기자] 하정우-오달수 커플의 힘은 세다. 그 힘은 천만 관객 동원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그러나 단순히 이들의 힘만으로 이 가능성을 논할 수는 없다. 현 사회가 반영된 스토리의 힘이 깔려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19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터널'은 18일 관객수 20만 2035명을 불러 모아 1위에 올랐다. 누적 관객수는 396만 5690명으로 개봉 9일 만에 400만 스코어 달성은 확실하다. 보통 천만 영화가 탄생하기까지 기간이 평균 31일 정도임을 감안하면, ‘터널’ 역시 기대해 봐도 좋은 상황이다.
‘터널’이 천만에 도달하면 2012년 이후 5년 연속 한해 두 편의 영화가 천만 관객을 모으는 기록이 달성된다. 2012년 ‘도둑들’과 ‘광해:왕이 된 남자’, 2013년 ‘7번방의 선물’ ‘변호인’, 2014년 ‘국제시장’ ‘명량’, 2015년 ‘암살’ ‘베테랑’ 그리고 2016년에는 이미 ‘부산행’ 천만을 돌파했다.
‘터널’의 천만 관객 가능성은 영화에서 보여주는 ‘울림’ 때문이다. 같은 재난 영화라 하더라도 ‘부산행’은 끊임없는 긴장감과 속도감 속에 다양한 인간 군상들을 보여주며 분노를 일으켰지만, ‘내가 살기 위해’ 선택하는 행위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관객들에게 선악의 혼란스러움을 안겨줬다.
그러나 ‘터널’은 내가 살기 위함이 아닌, 사회와 개인의 단순한 이익을 위해 사람의 생명은 무시해도 되는 잘못된 사회 시스템을 보여주며 분노를 안기고 있다. 때문에 “저곳에는 도룡뇽이 아니라 사람이 있다”는 오달수의 극 중 대사가 영화 전반을 꿰뚫고 가장 커다란 울림을 준다.
‘부산행’은 좀비라는 캐릭터가 현실감이 떨어지지만, 정부의 대책이나 인간 군상의 모습들을 통해 ‘내가 처할 수 있는 상황’을 이야기하지만, ‘터널’은 이미 여러 차례 우리가 겪은 ‘내가 처한 상황’인 셈이다. 관객들의 공감이 큰 이유다.
한 영화계 관계자는 “‘터널’이 천만으로 갈 수 있을지는 주말이 지나봐야 알 것 같다. 그러나 2년 전 세월호를 비롯해 메르스 사태 등 여러 재난들을 겪고, 그 재난을 수습하지 못하는 무능력한 정부의 모습이 영화 속에 반영돼 사람들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인간의 생명이 기껏해야 정치인들의 자기 홍보 수단으로만 이용되는 모습에 분노하는 것 역시 현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런 것들이 입소문을 제대로 탄다면 ‘변호인’이나 ‘광해’ 등과 같은 길을 가지 않을까 싶다”며 ‘터널’의 천만 가능성을 점쳤다.
‘사람이 있다’ 즉 터널 안에 갇힌 사람을 살려야 한다는 울림과 그 울림에 공감을 형성하는 이들의 입소문이 ‘터널’을 어떻게 천만을 끌고 갈지 사뭇 궁금해진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유명준 기자 neocross@entero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