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온뉴스 윤효진 기자] 2014년 7월 31일 오픈한 네이버 뮤직 뮤지션 리그가 2주년을 맞았다. 뮤지션 리그는 음악을 창작하는 사람이라면 모두가 활동할 수 있는 음악 플랫폼으로, 음악 영상, 공연 정보 등 뮤지션이 직접 자신을 홍보할 수 있는 공간이다. 홍보를 도맡아줄 소속사가 없다거나, 이제 막 음악을 시작한 뮤지션, 뮤지션을 꿈꾸는 이들에게 뮤지션 리그는 소통 창구이다. 리스너에게는 쉽게 접할 수 없는 뮤지션을 알게 되거나, 이들의 음악을 접하며 새로운 뮤지션을 알게 되는 기회이다. 2년 사이 뮤지션 리그는 3,700여 팀의 뮤지션이 1만 9000여 음악을 공개하며 리스너들과 활발한 소통을 하고 있다.
이런 소통의 장을 기획한 네이버 뮤직 이현기 매니저는 2주년을 맞은 소감에 대해 “없어지지 않은 것만으로 다행이다”며 뮤지션 리그를 기획하게 된 이유부터 앞으로 나아갈 방향과 목표에 대해 털어놨다.
“지난 7월 31일 뮤지션 리그가 오픈된 지 2주년이 됐어요. 특별히 진행한 이벤트는 없었지만, 그 동안 베스트 리그와 오픈 리그, 차트 등을 통해 다양한 장르의 뮤지션들이 참여하게 됐어요. 1년 반 정도는 인디의 보석 같은 가수들이 보인 시기였고, 뮤지션 리그를 이용하는 뮤지션들이 3000팀 이상 늘어나면서 뮤지션 리그만의 판이 만들어진 것 같아요.”
“뮤지션 리그에 참여하려면 반드시 창작음악이 있어야 해요. 또한 인디뮤지션만 참여할 수 있는 것도 아니에요. 저희는 플랫폼을 열어드리기만 하고, 자신의 음악을 직접 소개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드리는 거죠. 그러다 보니 상대적으로 소속사가 없는 팀이 많아졌죠.”
뮤지션 리그는 실제 창작을 하고 있는 뮤지션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이들은 자신의 창작 곡이나 데모 곡을 통해 뮤지션 리그에 신청서를 작성하고, 매니저는 간단한 검수 후 계정을 제공한다. 이후에는 뮤지션이 자유롭게 음악을 올리고, 영상을 공개하는 형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저희는 이들이 뮤지션인지 아닌지만 판단하는 역할을 해요. 예를 들어 유튜브에 영상을 올리듯이 우크렐레를 연주하거나, 다른 가수의 MR을 그대로 따라 부르는 가수는 뮤지션 리그에 참여할 수 없습니다. 반드시 창작 곡이 있어야하며, 기존 곡을 편곡해 부를 수 있어야 합니다. 누구나 창작을 할 수는 없기 때문에 이 부분이 고민스럽기도 했지만, 다른 채널들과 뮤지션 리그의 차별점이라고 생각해요.”
뮤지션 리그는 2년 동안 베스트 리그, 오픈 리그 등 다양한 포맷을 통해 다양한 뮤지션과 그들의 음악을 알리는데 가교 역할을 했다. 인디 뮤지션들이 주로 이용했던 이곳은 최근 힙합, 일렉트로닉, 재즈, R&B 등 다양한 장르의 아티스트들이 참여하며 스펙트럼을 확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꽃 프로젝트를 통해 뮤지션 리그 TOP100내 1~30위에 오른 뮤지션에게 창작지원금을 제공하고 있다.
“꽃 프로젝트를 기점으로 참여하는 팀들의 확대를 도모하고 있어요. 뮤지션 리그에는 신인이나 인디 신 가수들이 많은데, 음악으로 경제적인 부분을 충당할 수 없으니 지원금을 소박하게나마 드릴 테니, 좋은 음악을 만들어 달라는 제도예요. 실제 이용자들의 반응이 좋은 콘텐츠를 확인하기 위해 차트를 만들게 됐고, 차트를 기준으로 상위 30팀에게 창작지원금을 드리게 됐어요.”
뮤지션 리그에는 쏜애플, 오왠, 잔나비, 수란, 람다, 조문근밴드 등 이미 대중에게 잘 알려진 뮤지션부터 리스너들에게 생소한 뮤지션까지 참여하고 있다. 차트를 통해 창작지원금을 지급하게 될 경우, 지원금이 정말로 필요한 뮤지션 보다 인지도가 높은 뮤지션에게 돌아갈 가능성도 높다.
“차트는 창작지원금을 지원해주기 위해 마련한 창구예요. 이 신에서 알려졌으니 차트에서 제외한다는 건 오히려 역차별과 같은 거죠. 팬이 많다는 건 음악이 좋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해요. 차트라고 해서 멜론, 네이버 뮤직 차트처럼 경쟁하기보다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접하면서 좋은 음악은 추천하는 시스템으로 자리 잡게 됐어요. 인디 신에서는 핫 하지만 전체 음악시장에서는 이들의 영향력이 크지 않을 수도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제약 없이 누구나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는 심플한 기준으로 진행하게 됐어요.”
이현기 매니저는 뮤지션 리그는 창작자에게 판을 만들어 주고, 덜 알려졌지만 좋은 콘텐츠들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추천 목록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초반에는 라이브 영상과 공연 비디오 콘텐츠가 많았지만, 현재는 음원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며, 의외에 뮤지션이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우려와 달리, 지원금을 받는 대상에는 알려진 팀 보다 새롭게 떠오르는 신인들이 대부분이다.
“1년 6개월 정도 뮤지션 리그를 끌고 오면서 다음 행보와 정체성을 고민하기도 했어요. 처음에는 500팀 정도만 참여해도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어느덧 3000팀이 넘어서면서 많은 뮤지션들이 뮤지션 리그를 활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 지 고민하게 됐죠.”
“보강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 공연에 대한 고민을 계속 하고 있어요. 뮤지션들의 공연 정보를 입력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했는데, 처음에는 음악을 홍보할 수 있는 공간이었다면 나머지 한축은 공연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해당 뮤지션에 대한 관심이 있는 리스너라면 이들의 공연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지만, 아직 팬이 아닌 리스너에게는 이런 정보를 접할 수 있는 방법이 없으니까요.”
이현기 매니저는 뮤지션 리그를 운영하며 뿌듯했던 순간에 대해 뮤지션들이 자연스럽게 뮤지션 리그를 활용하며, 홍보 플랫폼으로 이용할 때라고 전했다. 활동이 적은 팀이 뮤지션 리그를 통해 꾸준히 음악 활동을 이어가거나, 차트 상위권에 오른 뒤 “음악을 그만하려고 했는데 차트 상위권에 들어가며 아직 내 음악이 쓸모 있다고 생각했다”는 말을 듣고 보람을 느꼈다고 한다.
“반대로 한계가 보일 때는 지치기도 해요. 하지만 이건 뮤지션 리그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십센치, 장기하와 얼굴들 같은 팀이 더 나올 수 있는데, 그런 팀들이 적게 보일 때마다 서비스 자체도 활성화가 되어야 하다고 생각해요. 펜타 록페스티벌이나 그린 플러그드에서 신인 무대에 설 가수들의 예선전을 진행하거나, 온스테이지와 콜라보레이션을 해 무대에 설 기회를 마련해 주는 것 또한 활성화 시키는 방법 중 하나죠.”
그렇다면 뮤지션 리그를 통해 이루고 싶은 최종저긴 목표는 무엇일까.
“지뢰처럼 팍팍 터졌으면 좋겠어요. 저희는 뮤지션들에게 멍석만 깔아주는 역할을 하고 있어요. 게임으로 보자면 아이템을 띄워 놓는 거죠. 뮤지션들의 역량에 따라 그 아이템을 활용해서 게임 오바가 될지, 레벨업을 할지 결정된다고 생각해요. 저희는 아이템을 띄우려고 노력하며 일관되지 않은 스토리를 제시해주고 싶어요. 또한 뮤지션에게 필요한 다양한 기능들을 발전시키고 싶어요. 아, 그리고 지금 뮤지션 리그 옆에 베타가 붙어있는데 저것도 빨리 사라졌으면 좋겠어요. 그만큼 제가 더 열심히 해야죠.”
그는 뮤지션 리그를 진행하며 느낀 보람도 크지만, 그만큼 책임감도 느낀다고 전했다. 좋은 음악이 계속 생겨나고, 이런 음악을 하는 뮤지션들이 더 넓은 곳으로 나아갈 수 있다면 더 바랄 것이 없다고 한다.
“3주년이 됐을 때 어떤 모습일지 상상이 안되지만, 새로운 방법을 모색하며 개선해나가겠습니다. 뮤지션 리그는 뮤지션들이 사용할 수 있는 좋은 툴이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뮤지션들이 적극적으로 활용해주시길 바라고, 저는 저변을 넓히고 띄우기 위해 저의 자리에서 노력하겠습니다. 더 많은 리스너들이 뮤지션 리그를 통해 좋은 음악을 접할 수 있길 바라고, 본인의 이름을 모르는 뮤지션들이 대중에게 음악을 소개할 수 있는 채널로 활용됐으면 좋겠다는 부탁의 말씀을 들고 싶습니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윤효진 기자 yunhj@entero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