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온뉴스 이주희 기자] ‘천만 영화’하면 떠오르는 배우가 있다. 설경구, 송강호, 류승룡, 황정민, 전지현, 오달수 등 모두 연기 경력 기본 10년 이상, 베테랑 중 베테랑이다. 이들과 함께 천만영화의 신화를 쓴 신인도 있다. 이준기, 고아성, 갈소원, 임시완, 그리고 최근 김수안이다. 신인이라고 단순히 영화를 보조한 것이 아니다. 영화의 중심에서 극을 이끌면서 연기자로 첫 발을 확실히 내딛었다. ‘천만’의 신인배우들의 현재 어떤 모습으로 우리 곁에 있을까.
◇ 2005년 ‘왕의 남자’ 이준기
‘왕의 남자’가 개봉했을 당시 이준기는 그동안 없던 유형의 외모로 신선함을 줬고, 이후 예쁜 남자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다. 당시 이준익 감독은 신인 이준기를 캐스팅한 이유로 신인답지 않은 연기력과 뛰어난 외모라고 말하기도 했다.
2004년 영화 ‘발레교습소’로 데뷔한 이준기는 2005년 ‘왕의 남자’로 스타덤에 오른 후 영화 ‘플라이 대디’ ‘화려한 휴가’ 등에서 주연을 맡았고, 드라마 ‘마이걸’ ‘개와 늑대의 시간’ ‘일지매’ ‘아랑 사또전’ ‘투윅스’ ‘조선총잡이’ ‘밤을 걷는 선비’ 등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하면서 국내외의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사극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으며, 오는 하반기에 방송되는 ‘달의 연인-보보경심:려’을 통해서 안방극장을 찾아올 예정이다.
◇ 2006년 ‘괴물’ 고아성
천만 영화의 아역으로 갈소원ㆍ김수안 등이 있지만, 그 시작은 고아성이다. 고아성은 2004년 드라마로 데뷔해 첫 영화로 2006년 ‘괴물’을 찍었다. ‘괴물’로 봉준호의 소녀가 된 고아성은 이후 영화 ‘여행자’ ‘식스틴’과 드라마 ‘공부의 신’ 등 작은 영화와 대중적인 드라마를 오가며 다양한 모습을 보여줬다.
당시 고아성은 어린나이임에도 누군가의 아역보다는 자신만의 캐릭터를 가지고 연기한 몇 안 되는 아역이었으며, 2013년에 또 한 번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에 출연해 할리우드 배우들 앞에서도 밀리지 않는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후 영화 ‘우아한 거짓말’ ‘뷰티 인사이드’ ‘오피스’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 드라마 ‘풍문으로 들었소’ 등에서 주ㆍ조연으로 활약했으며, 2016년에는 임시완과 ‘오빠생각’을 통해 극을 이끌었다.
‘괴물’을 찍은지 정확히 10년이 됐다. 그는 성인이 됐고 연기자의 길을 제대로 걸어오고 있다. 포도어즈엔터테인먼트 측은 “고아성이 천만배우로 데뷔를 했지만, 그것을 떠나서 연기자다운 연기를 하는 배우가 됐으면 하는 것이 가장 큰 바람이다. 그래서 작품 선정을 신중히 하는 편이고, 흥행성보다 좋은 작품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시나리오 선택은 전적으로 배우의 선택에 맡긴다. 개인적 생각으로는 데뷔를 크게 한 편이라 쉽게 여러 작품을 하지 못하는 단점도 있지만, 길게 좋은 연기를 할 수 있는 것 같다”며 “지금은 복학해서 학업에 열중하고 있으며, 하반기에는 좋은 작품으로 인사드리기 위해 작품을 선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 2013년 '7번방의 선물’ 갈소원
2006년 생인 갈소원은 지난 2012년 드라마 ‘부탁해요 캡틴’으로 데뷔해 이듬해인 2013년 영화 '7번방의 선물’에서 이예승 역을 맡아 대종상 영화제 여우주연상과 신인여우상에 노미네이트 됐다. 이후 드라마 드라마 ‘출생의 비밀 ’‘메디컬 탑팀’ ‘내 딸, 금사월’ ‘화려한 유혹’ 등에서 중요한 캐릭터로서 제몫을 다하고 있으며, 현재 방영중인 드라마 ‘닥터스’에서는 '7번방의 선물’에 이어 박신혜의 아역으로 출연할 계획이다.
◇ 2013년 '변호인' 임시완
천만 배우 중 유일하게 가수와 배우를 병행하고 있다. 그룹 제국의아이들로 데뷔한 임시완은 드라마 ‘해를 품은 달’ ‘적도의 남자’ 등에서 아역으로 연기를 시작하며 본격적인 연기자의 길을 걷고 있다. KBS 단막극 ‘연애를 기대해’에 이어 첫 영화로 ‘변호인’에 캐스팅 됐고, ‘연기돌’ 수식어를 떼고 연기자로 거듭났다. 이후 tvN 드라마 ‘미생’의 장그래 역을 맡으며 주연으로서 극을 이끌었다. 최근에는 또 다른 천만 배우 고아성과 함께 영화 ‘오빠생각’에서 투톱으로 나섰지만 흥행은 하지 못했다. 하지만 안정적인 연기력을 인정받은 그는 최근 영화 ‘원라인’과 ‘불한당’에서 주인공으로 캐스팅돼 기대를 높이고 있다.
스타제국엔터테인먼트 측은 “기회가 좋았고 좋은 작품과 좋은 선배를 만났었다. ‘변호인’이 천만이 된 것은 시완이에게도 기적 같은 일이었다. 정말 좋은 작품과 선배와 기회를 얻은 것도 맞지만 천만관객 작품 만나기가 쉬운 것은 아니었다. 운이 따라준 것 같다. 천만 영화를 만나고 나서 기회가 많이 생겼다. ‘변호인’ 이후에 ‘미생’이라는 좋은 작품도 만났고, 배우로서 캐릭터가 분명히 생긴 것 같다. 때문에 이 친구에게 잘 맞는 시나리오가 많이 들어온다. 또 이미지와 정 반대되는 모습을 바라고 시나리오를 주는 경우도 있는데, 반전을 기대하는 분들 또한 배우의 이미지를 분석한 것이기 때문에 배우로서는 고마운 일인 것이다. 배우로서 가능성을 잘 봐주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스타제국엔터테인먼트 측은 “시완 군도 배우로서 책임감이 더 많아졌다. 그동안은 선배들이 시완이를 끌어줬다면 최근에는 끌고 가는 역할을 하게 됐는데, 주인공으로서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게 맞다고 생각한다. 부담감보다는 책임감이 더 맞는 표현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 2016년 ‘부산행’ 김수안
올해는 ‘부산행’의 김수안이 ‘천만 배우’가 됐다. 2006년 생으로 만 10세에 불과하지만, 아역이 아닌 ‘여배우’라 불릴 정도로 엄청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2011년 ‘미안해, 고마워’로 데뷔한 그는 2013년 영화 ‘콩나물’ ‘신촌좀비만화’ ‘반짝반짝 두근두근’ ‘아이, 간지러워’ ‘운동회’ 등에서 주연을 맡았고, 영화 ‘숨바꼭질’ ‘경주’ ‘제보자’ ‘카트’ ‘차이나타운’ ‘협녀, 칼의 기억’ ‘특종: 량첸살인기’ ‘해어화’ ‘무서운 이야기3: 화성에서 온 소녀’ 등에 출연했다. 필모그래피만 보면 마치 몇 십 년 된 배우처럼 보이기도 하는 그는 앞선 다른 선배 신인 천만 배우들보다 더 화려한 경력을 가지고 천만 영화에 출연한 배우다. 현재는 영화 ‘군함도’와 내년에 여름에 개봉할 ‘신과 함께’에서 태산대왕 역할 등 굵직한 작품에 캐스팅되어 촬영 중이다. 얼마 전에는 송중기ㆍ박보검이 소속돼 있는 블러썸엔터테인먼트와 전속 계약을 맺었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이주희 기자 leejh@entero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