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상민 국회의원 “대한민국의 미래 경쟁력 ‘인지융합과학기술’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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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알파고 이슈 이후 기계가 인간의 영역에 들어서느냐 마느냐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그 열기에 따라 인공지능과 인지과학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면서 이제는 그 분야의 기술 우위에 초점을 맞추고 학계와 산업계가 경주하고 있다. 하지만 과연 기술 중심의 방향이 맞는 가에는 의견이 분분하다.

그러나 모든 기술의 궁극적인 목적은 인간을 중심에 두고 발전해야 한다는 것, 인본주의 과학기술이 미래의 목표가 돼야 한다. 기술의 진보가 우상화되고 있는 시대의 흐름에 인간을 중심으로 한 학문과 기술의 융합이 우리의 미래 경쟁력이라고 굳게 믿는 이가 있다. 바로 더불어민주당 이상민 의원이다.

더불어민주당의 4선 의원이기도 한 이상민 의원은 변호사 출신으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 국회미래한국헌법연구회의 대표, 한국과학기술정책연구회 이사장, 국회교통안전포럼 대표, 한국과학기술정책연구회 이사장 등 다양한 의정활동을 통해 국가 미래과학기술의 아젠다 구축의 조력자였다.

이 의원은 “기술이 인간 문명의 발전에 가속기 역할을 했지만 가장 중요한 기본을 인간 중심에서 인간에게 이로움을 주는 지에 두었을 때 우리의 미래가 보장 된다”고 말한다. 이 의원은 또 “그러려면 과학기술만이 아닌 다양한 학문의 유기적 융합이 필요하며, 그 토양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한다.

이같은 이유로 이 의원은 미래 시대의 경쟁력을 마련하고자 과학기술계와 학계가 포함된 ‘인지융합과학기술’ 포럼을 결성하고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포럼의 산파이자 정신적 지주가 바로 이상민 의원이다. 미래의 경쟁력을 준비하기 위해 우리가 중심을 어디에 둬야 할지 물어봤다.

-인지융합과학기술이란 무엇인가?

=이제는 ICT 기술이 고도로 발달한 지식정보화 시대에서 지능정보화 시대를 향해가고 있고 다양한 기술들이 활용이 되고 있어 이에 대한 연결고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기술과 제품의 가치를 높이고 인간과 인간성을 해하는 기술경쟁의 부작용을 경계하고 미래 지식지능정보화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

이미 알파고 이슈를 통해 맹목적인 인공지능 기술추종이 아닌 기술 개발의 지향점이 인간을 중심에 두어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그러려면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클라우드컴퓨팅, 인공지능 기술을 포함한 모든 ICT기술의 중심에 ‘인간의 인지과정과 감성의 이해’를 놓고 인본주의를 추구하는 인간중심적 과학과 산업기술을 융합하는 접근방식이 바로 ‘인지융합과학기술’이다.

관련 과학기술 분야뿐만 아니라, 인간중심적 과학의 원천을 제공하는 인문, 사회, 법률, 의학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미래 지식지능정보화 기술이 인본주의에 근거한 고부가가치를 추구하고, 인공지능에서는 다루지 않는 윤리적 문제 등 부작용을 예방하는 관련 제도와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그 역할을 ‘인지융합과학기술포럼’이 담당할 것이다. 포럼은 많은 학자들과 IT 전문가들이 모여 실제적인 활동이 필요하다고 생각이 들어 지난 2014년 2월 운영위원회를 구성, 2015년 1월 발족식을 갖고 아젠다를 통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인공지능과도 관련이 있어 보인다. 어떤 관련이 있는가?

=알파고와 이세돌9단의 바둑대결을 예를 들겠다. 인공지능으로 대별되는 알파고는 바둑의 기보를 다량으로 수록해 흑돌과 백돌의 패턴결과를 학습시켜 계산능력을 고도화했다. ‘인공지능’은 인간과 같은 행동을 모방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바둑을 두는 것을 인간처럼 잘 두고 아니 인간보다 더 잘 두기도 한다.

그런데 이세돌은 어떤가? 경기에 임하는 감성과 한 수마다 집중력을 흩트리는 감성변화를 다잡는 부담을 감수해야 했다. 바둑의 승수를 계산하는 것보다 더 높은 부하를 감당한 것이다. 알파고는 경기에 임하는 감성이 존재하지 않았다. 이처럼 ‘인지’는 판단을 통해 어떤 대상은 다른 대상과 구별되고 그것이 어떤 한 개념 또는 몇 가지 개념에 의해 특정 지어지는 지를 규정하는 것을 말한다. 이세돌은 인지의 과정 속에 감성이 녹아들어가 있었던 것이다. 그런 면에서 인공지능과는 경계가 있다.

인공지능은 기술적인 측면에 중심이 있다면 인지는 ‘인간다운’ 좀더 포괄적이고 다양한 요소들이 함축됐다고 볼 수 있다. 때문에 인공지능의 기술에 다양한 학문들의 융합이 필요한 것이며, 고도화 되고 세련된 학문의 근거가 마련이 돼야 한다.

-‘인지융합과학기술포럼’이 지향하는 바는 무엇인가?

=ICT 인프라가 지능성을 갖고 진화하면서 부작용에 대한 면밀한 검토와 차별화되고 인간중심적 사회구현과 산업진흥을 선도할 수 있도록 누군가 고민해야 한다. 인지융합과학기술포럼은 바로 그 방향성과 어떻게 구현할지에 대한 해답을 찾아갈 것이다.

‘인간의 인지과정과 감성이해’에 대한 전 학문의 과학적 성찰을 통해 인간중심의 지식지능정보화 사회를 만들어 과학기술융합의 방향과 산업진흥방안을 모색하는 활동을 전개하는 것이다. 의미 있고 활용가치가 높은 연구 성과들이 산업에 활용되고 신산업 육성과 경제발전의 원동력을 만들고자 한다.

-포럼이 활성화 되려면 정책적인 면과 법제도적인 측면도 필요하다고 보는데 이에 대해 특별히 준비하고 있는 것이 있다면?

=정책적인 면에서의 개선과 정착을 위해 다양한 건의들을 수렴하고 있다. 다만 이를 실행에 옮기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 향후 인지융합과학기술진흥법 관련한 특별법을 추진할 예정이다. 먼저 법제도 측면의 다양한 의견수렴과 검토가 이뤄져야 하고 법적 근거의 마련이 선행돼야 한다.

인지융합과학기술 촉진을 위한 제도를 마련하는 데 있어서 전체적인 고찰이 필요하다. 제도의 실효성이 구조적 문제를 초래할 수 있는지 살피고 구조의 결함은 개선해야 하고 장기적인 안목에서의 전략 수립이 중요하다. 전문가들이 철학과 가치를 가진 젊은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 궁극적으로 교육이 잘되어야 한다.

-인지융합과학기술 포럼이 현재 가장 중요하게 처리할 과제가 있다면 무엇인가? 포럼의 운영에 있어서 어려움이 있다면?

=가장 중요한 과제는 인지융합과학기술포럼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다.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네트워크 구축이 선결돼야 한다. 네트워크에 참여하는 전문가들에게 동기부여를 제공하고 포럼의 목적이 한 방향이 되게 융합되고 수렴되게 해야 한다. 무엇보다 운영예산의 확보가 중요하다. 운영예산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우선 관련법의 마련이 시급하다.

시대의 화두가 되고 있는 만큼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정부 주도의 공공에서 선도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며 충분한 예산이 확보 될 때 학계와 산업계가 장기적인 계획을 실현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수 있다고 본다.

-향후 포럼의 활성화를 위한 계획은?

=포럼은 학계 쪽으로는 다양한 학계의 연구 활동에 모티브가 되는 산업계의 현황과 시장의 니즈를 전달하고 산업계 쪽으로는 분야별로 산개된 학문적 성과와 활용가치를 산업계가 효과적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돕는 중간자 역할을 할 것이다. 나아가 산·학과 관이 협력해 미래 지식지능정보화 사회를 준비하는 인지융합과학기술 산업을 진흥하는데 역점을 둘 것이다.

그 일환으로 올 하반기에 국제 인지융합과학기술 포럼을 개최할 예정이다. 세계의 인지과학의 거장들과 함께 열띤 토론의 장을 마련하고 미래지식지능 정보화 사회의 청사진을 구축할 것으로 기대한다. 또한 지속적으로 산업체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오픈 포럼으로 성장시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신성장 동력원의 기반을 마련해보려고 한다.


사진=이상민 의원실 제공


소성렬기자 hisabis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