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가요 View] 스탠딩 에그 음원차트 1위, 돌풍과 의혹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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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스탠딩 에그 공식 페이스북

[엔터온뉴스 최민영 기자] 어쿠스틱 인디 그룹 스탠딩 에그의 음원차트 정상 등극이 지난 한 주간 가요계의 화두로 떠올랐다. 오랫동안 퀄리티 뛰어난 음악을 꾸준히 만들어온 이들이 드디어 빛을 보게 돼 팬들은 의미 있다는 반응이다.

지난 2010년 싱글 ‘스탠딩 에그(Standing Egg)’로 데뷔한 스탠딩 에그는 꾸준히 색깔 있는 음악을 선보이며, 다수의 마니아 팬들을 확보했다.

‘오래된 노래’, ‘리틀 스타(Little Star)’, ‘무지개’, ‘넌 이별 난 아직’ 등 스탠딩 에그의 노래들은 화려하지는 않지만 잔잔하고 편안해 듣는 이들의 어쿠스틱 감성을 자극한다.

지난 3일 공개한 ‘여름밤에 우린’ 또한 스탠딩 에그만의 감성이 잘 묻어난 곡이다. 제목 그대로 여름 시즌송인 이 노래는 도입부부터 풍성한 화음의 아카펠라가 귀를 감싸며, 마치 별이 가득한 여름밤의 분위기를 떠올리게 한다.

놀라운 건 ‘여름밤에 우린’이 공개 직후 멜론을 비롯한 각종 음원 차트 1위를 차지했단 점이다. 특히 하루 반짝에 그치지 않고, 계속 정상 자리를 지키며 스탠딩 에그의 돌풍이 우연이 아님을 증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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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스탠딩 에그 공식 페이스북

그러나 일각에서는 스탠딩 에그의 차트 1위를 의혹의 눈초리로 바라보고 있다. 국내 음원시장 구조 현실로 미뤄봤을 때 대중에 별로 알려지지 않았던 인디 그룹의 음악이 발표와 동시에 차트 1위를 차지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거대한 팬덤이 있는 것도 아니고, 신곡이 나올 때 그동안 화제성이 높지도 않았던 팀이 음원 발표 직후 1위에 오른다는 건 아무리 노래가 좋더라도 불가능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또, 스탠딩 에그의 음원 배급사가 로엔엔터테인먼트(이하 로엔)로 바뀐 후 1위에 올랐다는 점을 주목했다. 올해 깜짝 1위를 차지했던 가수 김나영과 그룹 어반자카파도 음원 배급사가 로엔으로 바뀌고, 정상에 오른 점을 거론하며 소위 말하는 사재기를 한 게 아니냐는 의심을 하고 있다.

한 가요관계자는 “아이돌이 차트 1위를 독식하는 요즘 인디신에서 1위가 나왔다는 건 장르의 다양화 측면에서도 굉장히 반갑고 기쁜 일”이라면서도 “스탠딩 에그가 꾸준히 음원을 발표하고, 마니아들의 사랑을 받기는 했지만 갑자기 1위를 한다는 점은 의문이 든다”고 뭔가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음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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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스탠딩 에그 공식 페이스북

스탠딩 에그도 이러한 논란을 알고 있었다. 이들은 지난 3일 공식 페이스북에 “처음으로 음원차트 초상위권에서 여타 아이돌들과 순위 경쟁하는 상황이 되다 보니 ‘사재기다’, ‘조작이다’ 등 악성 댓글이 달리고, 설전이 벌어지는 기현상을 경험 중”이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러한 논란에 대해 로엔은 스탠딩 에그의 곡 자체가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받을 수 있는 음악이라면서 전혀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로엔은 “스탠딩 에그의 노래 자체가 좋을 뿐만 아니라 현재 눈에 띄는 아티스트가 활동하고 있는 시즌이 아니다. 여기에 스탠딩 에그가 그동안 공연 등을 통해 인지도를 많이 쌓았다”며 “이런 요인들이 맞아 떨어지면서 좋은 결과를 낸 것이다. 의심할 수도 있지만 5일 넘게 여러 차트에서 1위를 한다는 것 자체가 이러한 의혹들을 해명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최민영 기자 meanzerochoi@entero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