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조선업 위기 극복, 다 함께 힘 모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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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우리 경제를 이끌어 온 조선 산업이 전 세계의 공급 과잉으로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 조선은 철강, 석유화학과 함께 중후장대 대표 산업으로서 고용유발 효과가 크다. 또 조선사, 협력업체, 근로자가 지리적으로 함께 모여 있어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올해 들어 울산 및 경남 등 주요 조선사가 위치한 지역의 5월까지 수출 감소율은 전국 평균인 8%를 훨씬 웃도는 18%를 기록하는 등 생산, 수출, 고용 등 거시경제 지표들이 악화되고 있다. 하반기에는 조선업 불황의 여파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조선업 침체에 따른 충격을 흡수하고 조선 산업, 더 나아가 지역경제가 계속 성장해 나가기 위한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조선업계와 지방정부 및 중앙정부가 함께 힘을 모아 배전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대형 조선사는 자구 노력을 철저히 이행하면서 초대형 컨테이너선, 친환경 선박 등의 고부가가치 핵심 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강화해야 한다. 중소 조선사는 국제 환경 규제에 철저히 대응하면서 선박 현대화 수요에 발맞춰 선박 수리 및 개조 시장 분야에도 진출해야 한다. 조선사의 일감이 줄면서 어려움을 겪게 될 기자재업체 등 협력사들은 조선업 경기 회복에 대비해 기술력을 제고해 나가는 동시에 일부 범용 또는 저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하는 기자재업체는 판로를 다각화하거나 다른 업종으로 전환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

지방정부는 지역 조선업계에 대한 다각도 지원을 통해 조선업의 재도약을 모색하는 한편 지역경제 발전을 위한 청사진을 스스로 그려 가야 한다. 울산 석유화학, 경남 기계, 전남 철강 등 기존의 주력산업을 고도화하는 동시에 지역별 산업 여건에 맞는 지역 특유의 강점과 문화를 결합시켜서 차세대 신산업을 발굴, 육성해 나아가야 한다.

정부도 조선업계의 자구 노력을 최대한 지원할 계획이다. 특히 올해 총 11조원 규모의 추경예산안 가운데 약 9300억원을 조선업 구조조정 관련 분야에 편성했다. 조선 퇴직인력 재취업교육, 조선 기자재업체 사업 전환 및 다각화, 신산업 발굴 등을 지원해 조선 산업의 수요 급감에 대응하기 위함이다. 또 친환경 선박 기술 개발, 해외 플랜트 진출 확대 등을 지원해 조선 산업의 경쟁력 제고를 도모할 계획이다. 조선사 일감 마련을 위해서는 관공선·해군함정·군함 등을 신규 발주하고, 방위사업청 발주 선박의 중도금도 미리 지급할 계획이다. 또한 경영 애로를 겪고 있는 조선 기자재업체, 소상공인 등 지역경제의 어려움을 지원하기 위해 중소기업청의 정책자금도 증액 편성할 방침이다.

추경예산을 통한 긴급지원 이외에도 정부는 조선 산업의 재도약과 지역경제 활력 제고를 위한 종합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조선업계 연착륙 방안, 지역별 주력산업 고도화 방안, 신산업 육성 전략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조선 구조조정 대응 지역경제대책`을 발표할 계획이다.

급박한 조선업 상황에 비추어 추경예산을 통한 조선업 지원에는 어느 때보다 속도와 타이밍이 중요하다. 지금은 우리 조선 산업이 1970년대 출범 이후 겪는 최대 위기다. 이러한 절박한 상황 인식 아래 정부는 조선업과 관련된 모든 조치와 지원이 체계를 갖춰 신속하게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이관섭 산업통상자원부 제1차관 kslee402@motie.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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