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온뉴스 윤효진 기자] JYP엔터테인먼트 소속 아티스트 13팀이 '2016 JYP 네이션 콘서트(이하 ‘JYP 네이션’)‘를 위해 한 자리에 모였다.
6일부터 7일까지 양일간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JYP네이션 믹스&매치’가 펼쳐졌다. 2년 만에 열리는 이번 콘서트에는 버나드박, 지소울, 데이식스, 트와이스 등 새로운 아티스트가 라인업에 추가됐다. 2016년 상반기 ’음원강자‘였던 JYP엔터테인먼트는 사전에 스케줄이 있었던 수지와 백예린을 제외한 나머지 아티스트가 모두 참석했다. 이들은 올해 발매한 신곡부터, 박진영의 히트곡까지 39곡을 3시간여 동안 부르며 6000여 관객과 축제의 장을 만들었다. 이날 서울은 35도의 육박하는 무더위를 유지했지만, 관객들은 8월의 크리스마스를 맞은 듯 가수들이 무대에 등장할 때마다 큰 환호로 맞이했다.
◇ 박진영부터 트와이스까지 2016년 대세 다 모였다
이날 오프닝 무대는 박진영의 ‘허니(Honey)’와 원더걸스의 ‘소 핫(So Hot)’으로 꾸며졌다. 갓세븐을 비롯해, 트와이스, 데이식스 등 13팀이 차례대로 무대에 등장했다. 멤버들이 무대를 꽉 채우자 ‘허니’ 전주가 흘러나왔다.
JYP는 올해 조권을 시작으로 데이식스, 갓세븐, 트와이스, 지소울, 백아연, 백예린, 원더걸스, 페이 등 상반기에만 9팀 이상이 컴백했다. 발라드부터 댄스, R&B, 레게팝 등 JYP만의 넓은 음악 스펙트럼을 자랑했을 뿐만 아니라 음원차트까지 장악하며, 그야말로 JYP의 해로 만들었다. 때문에 이번 ‘JYP 네이션’은 상반기 가요계를 장악한 소속 가수들의 자축 파티라 해도 무방했다.
‘허니’로 시작된 공연은 마지막 곡 ‘날 떠나지마’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첫 오프닝과 마찬가지로 마지막 무대 또한 13팀이 모두 함께 하며 ‘JYP 네이션’의 의미를 다시금 내비쳤다. ‘믹스 앤 매치’라는 슬로건으로 진행된 이번 공연은 JYP 소속 가수들의 합동 무대가 20여곡 이상 펼쳐지며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지난 2014년 열린 ‘JYP 네이션’과 비교했을 때 이번 공연은 JYP사단 아티스트들의 성장을 증명하기 충분했다. 밴드로 돌아온 원더걸스와 오랫동안 연습생으로 지낸 지소울, 상반기 JYP를 이끈 트와이스는 이날 공연의 하이라이트였다. 특히 오늘은 사장님이 아닌 가수로 등장한 JYP는 소속 가수들과 함께 어우러지며 수장다운 면모를 드러냈다.
◇ ‘믹스 앤 매치’ 신선하거나 뻔하거나
보통 소속사 연합 콘서트와 달리 ‘JYP 네이션’은 소속 가수들의 합동 무대를 통해 색다른 이벤트를 준비했다. 박진영의 ‘살아있네’는 트와이스 다현, 쯔위, 갓세븐 유겸, 뱀뱀, 마크, 주니어가 안무와 함께 무대를 꾸몄으며, ‘어머님이 누구니’는 미쓰에이 민, 페이, 백아연, 트와이스 사나, 정연이 함께 했다.
트와이스 멤버들은 이날 10개의 ‘믹스 앤 매치’ 무대에 올라 대세 아이돌임을 입증했다. 하지만 한 그룹에 치우친 무대 분량은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오랜만에 무대에 오른 미쓰에이 민은 전체 무대와 ‘어머님이 누구니’, 조권, 뱀뱀과 함께 꾸민 ‘허쉬(HUSH)’ 무대가 전부였다. 지소울 또한 마찬가지다. 최근 발매한 ‘멀리멀리’ 외 박진영과 함께 부른 ‘난 여자가 있는데’ 무대에만 올랐다.
밴드 데이식스와 원더걸스의 합동무대는 이날 공연 중 가장 인상 깊었던 무대였다. 평소 음악 순위 프로그램에서는 방송 사정상 라이브 악기 연주를 접할 수 없기에 보통 밴드의 경우 핸드 싱크로 무대를 대신한다. JYP의 유일한 밴드 그룹인 데이식스와 원더걸스는 이날만을 기다렸다는 듯 악기 연주에 사활을 건 듯 싶었다. 특히 JYP를 제외한 가수 중 제일 연차가 높은 원더걸스와 신인 데이식스의 합동 무대는 JYP의 역사를 한 무대를 통해 보는 듯 했다.
또한 2AM의 조권과 2PM의 ‘횡단보도’ 무대 또한 두 사람의 가창력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무대였다. 하지만 이 두 무대를 제외하고는 누구나 예측할 수 있는 ‘믹스 앤 매치’ 무대를 펼쳤다. 걸그룹의 무대에 남자 멤버들이 오른다거나, 사장님이자 소속가수인 JYP의 무대가 처음과 끝을 장식한다는 것 또한 식상함을 느끼게 했다.
◇ 98% 완성도, 2%의 아쉬움
이번 ‘JYP 네이션’은 많은 이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은 공연 중 하나였다. 주요 소속사 중 상반기 성적이 가장 뛰어났으며, 신인 걸그룹 트와이스 또한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무서운 상승세를 보여줬다. 또한 올해 데뷔 10년차 원더걸스가 그 바통을 이어 받아 JYP의 자존심을 지켜냈다.
너무 많은 기대를 했던 걸까.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컸다. 먼저 공연장에 비해 너무나 큰 음량은 집중도를 떨어트렸다. 마이크 음향과 MR의 음량은 발란스가 전혀 맞지 않았고, 불균형한 소리는 귀를 아프게 했다. 특히 무대 위에 서는 가수가 많아질수록 사운드는 엉켰다. 무대 뒤에서 모니터를 하고 있다던 박진영은 이런 문제점을 알고 있었을까.
건물 자체가 공연을 위해 설계된 공간이 아니며, 노후 된 체육관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공연장 내부에서 들리는 음향은 층마다 다르게 느껴질 정도로 불균형했다. 무대 연출 또한 특별함이 없었다. 단순한 무대 구성과 팀 소개에 그치는 VCR 영상은 본 공연에만 충실 하려했다. 물론 39곡의 셋 리스트와 쉴 새 없이 무대를 오간 가수들의 열정 가득한 무대만으로도 완벽했지만, 이를 더 빛나게 해줄 무대 연출에 조금 더 심혈을 기울였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윤효진 기자 yunhj@entero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