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온뉴스 이주희 기자] 2016년 첫 천만 영화가 탄생했다. 한국 첫 좀비블록버스터 ‘부산행’이 그 주인공이다.
8일 오후 6시 19분 기준 영화 ‘부산행’은 개봉 19일 만에 1000만 관객을 돌파했다. 누적관객수는 1000만 661명(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이다.
이로써 ‘부산행’은 지난해 8월 개봉한 ‘베테랑’에 이어 통산 18번째, 한국영화로는 14번째 천만 영화 대열에 합류했다.
지난 7월 20일 개봉한 ‘부산행’은 개봉 첫 날 87만 명을 동원하며 역대 영화 최고 오프닝 스코어를 기록했으며, 개봉 4일 째인 23일에는 하루 동안 128만 명을 모으며 역대 영화 일일 최다 관객수를 동원했다. 개봉 첫 주말(7월 22~24일)에는 321만 명을 모아 역대 개봉 첫 주 최고 스코어를 모았고, 이후 역대 최단기간 100만, 200만, 300만, 400만, 5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 역사를 새로 썼다.
여름 대작이 쏟아지는 시기에 ‘부산행’은 첫 텐트폴 영화로 문을 열었다. 국내 개봉 전 제69회 칸 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초청이 돼 ‘역대 최고의 미드나잇 스크리닝’이라는 극찬을 받았기에 많은 기대를 받았던 작품이다. 함께 칸 영화제에 초청됐던 ‘곡성’ ‘아가씨’ 등 모두 국내에서 호평 받았기 때문에 기대감이 높아져 있는 상태였고, ‘부산행’ 역시 국내 개봉 이후 그 기대감을 충족시켰다.
게다가 ‘부산행’은 애니메이션으로 주목을 받았던 연상호 감독의 첫 실사 영화다. 첫 실사 연출이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그는 박진감 넘치는 구성과 메시지를 영화 안에 잘 담아냈다. 배우들도 처음으로 천만 배우라는 타이틀을 따냈다. 많은 작품을 통해 사랑받았지만 410만 명을 기록한 영화 ‘용의자’가 최고 흥행작이었던 공유를 비롯해 정유미ㆍ마동석ㆍ김수안까지 배우로서 입지를 공고히 다지게 됐다.
가장 의미 있는 것은 ‘부산행’이 새로운 장르물이라는 것이다. 재난영화라는 틀을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본격적인 좀비물이자 첫 좀비블록버스터로 불린다. 한국인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좀비라는 소재 때문에 전 세대의 관심을 받지 못할 수도 있을 거라는 우려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우려와 달리 ‘부산행’은 신선함을 앞세우며 어떤 영화보다 빠르게 천만까지 달려왔다.
지난 2014년 개봉해 1700만 명을 동원하며 역대 한국 영화 최고 스코어를 가지고 있는 영화 ‘명량’이 12일 만에 천만 관객을 돌파한 것보다 7일 느리지만, 그 뒤를 이은 ‘괴물’(2006년)과 ‘도둑들’(2012년)보다 3일 빠른 속도로 천만 돌파 속도는 역대 2위를 기록했다.
다만 이 같은 속도는 개봉 전 유료 시사회로 56만 명 이상을 모은 것이 한 몫 했다. 만약 유료 시사회를 진행하지 않았다면 19일이 아닌 조금 더 미뤄졌을 가능성이 높지만, 현재 개봉 3주차에도 여전히 많은 관객들이 관람하고 있기에 결국 천만이 됐을 거라는 예견을 할 수 있다.
한편 현재까지 2016년 한국박스오피스는 지난 2월에 개봉한 ‘검사외전’이 970만 명으로 2위,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가 870만 명으로 3위, ‘곡성’이 680만 명을 모아 4위를 차지하고 있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이주희 기자 leejh@entero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