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온뉴스 백융희 기자] SBS 주말드라마 ‘미녀 공심이’가 지난 7월 종영했다. 첫 주연 타이틀을 맡아 열연을 펼쳤던 민아는 아직 ‘미녀 공심이’에서 온전히 헤어 나오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슬프지 않을 줄 알았는데 슬픈 것 같아요. 큰 비중을 차지했던 작품이었기 때문에 애정이 많이 들어갔던 것 같아요. 그 전 작품들이 끝날 때도 울긴 울었는데 이번에는 특히 공심이란 캐릭터는 떠나보내야 한다는 생각이 더 슬펐어요. 다시 일어나서 대본을 외워야 할 것 같은데 다음 대본이 없다는 게 슬프고 이상해요.”
‘미녀 공심이’를 본 시청자는 가발을 벗고 아름다운 변신을 기대하는 신데렐라파가 있었고, 가발을 벗으면 걸스데이 민아 이미지가 더 강하기 때문에 가발을 벗지 말라는 원조 공심이파로 나뉘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듯 민아는 본인이 가지고 있는 콤플렉스를 가리기 위해 예쁜 가발을 선택하고 싶었다. 하지만 감독은 삼각 김밥을 연상하게 하는 ‘똑 단발’ 가발을 고집했다고 한다. 감독이 여배우의 의견을 꺾고 고집한 덕분에 민아는 드라마 안 공심이 캐릭터로 온전히 물들 수 있었다.
“저는 시간이 지나면 가발을 벗을 줄 알았는데 안 벗더라고요. 촬영장에서는 더우니까 열이 차면 현기증이 나기도 했어요. 바쁜 일정 탓에 쉴 시간이 없어서 힘들었는데 견딜만했던 것 같아요. 공심이란 캐릭터가 가발을 벗었을 때 어떻게 연기해야 할까 싶었는데 오히려 벗지 않아서 잘 된 것 같기도 해요. 처음 가발을 썼을 때는 괴롭긴 했지만 생각보다 나쁘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요즘에는 귀 뒤로도 머리를 잘 넘기기도 해요. (웃음)”
앞서 걸스데이 멤버 혜리가 연기자로 대성공을 거둔 후 민아 역시 첫 주연 타이틀을 맡았다. 과거 연기 경험이 전무 한 것은 아니었지만 주연이라는 타이틀이 그 부담감을 더했다. 그는 자신의 개인적인 만족보다도 ‘드라마에 피해만 끼치지 말자, 누가 되지 말자’라는 각오로 최선을 다했다.
“너무 힘들어서 정말 잠을 못 이뤘어요. ‘미녀 공심이’ 원래 제목이 ‘야수의 미녀’였는데 출연 이 확정된 상태에서 갑자기 ‘미녀 공심이’로 바뀌었어요. 안 그래도 밤 잠 못 이루고 지냈는데 그 소식을 들으니까 부담감이 온종일 손발을 떨게 했어요. 그 부담감은 제가 드라마 끝날 때까지 놓지 않았던 것 같아요. 긴장도 놓지 못했고요. 잘 해온지는 모르겠지만 감독님과 선배님들이 있어서 무사히 잘 버텨온 것 같아요.”
‘미녀 공심이’에서 민아는 술에 취해 이곳저곳을 누비고 쓰레기통, 나뭇가지 등 뒤에 숨어 숨바꼭질하고 매번 넘어지는 등 온몸을 내던지며 망가지는 연기를 선보였다. 민아는 여기에서부터 온전하게 배우로서의 태도가 묻어난다. 넘어지는 것까지 공심이스럽게 하기 위해 연구에 연구를 거듭했다.
“촬영할 때 되게 많이 다쳤었어요. 하지만 불편한 점은 없었어요. 단지 그 순간 아팠다가 ‘다시 하겠습니다’ 하고 촬영을 이어나갔어요. 제가 몸을 잘 쓸 줄 모르는 것 같아서 공심이스럽게 걷는다든지, 공심이스럽게 넘어진다든지 하는 것들을 연습했어요. 넘어질 때도 보통은 풀썩 넘어지는데 공심이는 액션이 크게 넘어지잖아요. 그런 부분들을 많이 신경 썼죠.”
수많은 ‘미녀 공심이’ 관련 기사에서 남궁민과 민아의 호흡에 관한 기사가 쏟아졌다. 남궁민은 민아에게 기대 이상의 연기를 보여주었다고 호평했고 민아 역시 상대 배우 남궁민이 자신을 잘 돌봐주면서도 유머 있고 젠틀맨 넘치는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인터뷰를 진행하는 동안 민아는 가수 활동을 통해 보였던 관능적이거나,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대신 똑 부러지고 예의 바른 한 사람의 모습만 있었다. 이런 점이 촬영장에서 극도로 예민한 배우들과 스스럼없이 친해질 수 있는 비결이 아닐까.
“남궁민 오빠와 백수찬 감독님의 도움이 많았기 때문에 정말 감사했어요. 온주완 오빠는 현장 분위기 메이커였어요. 저랑 장난을 많이 치면서 지냈는데 제가 남동생같이 날았던 것 같아요. 오빠가 분위기도 띄어주시고 연기로 챙겨주시고 오빠한테 정말 감사하죠. 효림 언니는 처음 봤을 때는 좀 까칠해 보였는데, 전혀 그런 것도 없었고 언니가 매력녀 라는 걸 느끼는 순간부터 친해졌고, 그러면서 현실 자매가 됐어요. 사담 얘기를 할 정도로 친해졌고 많이 의지했어요.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백융희 기자 historich@enter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