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온뉴스 이주희 기자] 날씨뿐 아니라 영화계도 7~8월은 가장 뜨거운 시기다. 이 시기 관객 수는 비성수기인 3~4월에 비해 3배 가까이 차이난다. 때문에 지금까지의 대부분 천만 영화 역시 여름에 탄생했고, 각 배급사들은 가장 자신 있는 영화를 여름에 배급하곤 한다. 2016년에는 7월 21일부터 8월 10일까지 4주에 걸쳐 ‘특급’ 라인업이 꾸려졌다.
각 배급사 별로 한 작품씩 내놓았고, 일주일 단위로 새로운 대작들이 1~2작품씩 공개되기 때문에 적어도 개봉 첫 주는 극장가를 잡고 있어야 한다. 한국영화끼리만 대결하는 것도 아니다. 할리우드 영화까지 맞붙는다. 게다가 좀비물부터 시대물, 재난물, 할리우드 히어로물까지 다양한 장르가 포진되어 있다. 승자는 과연 누가 될까.
◇ 7월 21일 ‘부산행’
여름 대작 영화의 첫 포문을 연 것은 NEW가 배급한 ‘부산행’이다. 지난 21일 개봉한 ‘부산행’은 27일 기준 개봉 7일 만에 600만 관객을 동원했다. 개봉 전 유료시사회와 개봉관 점령으로 논란이 되기도 했지만, 우리나라에서 본격적인 첫 좀비물로서 신선함과 한국관객들이 좋아하는 요소를 가지고 있기에 ‘흥행’ 자체로는 이견이 없어 보인다. 특히 개봉 전 동원한 관객 수를 제외하더라도 개봉 첫 날만 87만 명을 모아 역대 최고 오프닝 스코어를 경신한 만큼, 올해 첫 천만 영화 타이틀을 향해 무서운 속도로 달려 나가고 있다. ‘부산행’이 포문을 잘 열어준 덕분에 이후에 개봉할 작품들마저 기대감을 함께 상승시키고 있다.
◇ 7월 27일 ‘제이슨 본’ VS ‘인천상륙작전’
27일 현재 예매율(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은 ‘인천상륙작전’(배급 CJ E&M 영화사업부)이 29.7%이고, ‘제이슨 본’(배급 UPI코리아)은 27.7%를 기록하고 있다. 근소한 차이지만 개봉 첫 날에는 ‘인천상륙작전’이 우위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인천상륙작전’은 최근 진행한 시사회에서 좋지 않은 평을 받고 있다. 시사 전에는 한국 최고 흥행작인 ‘명량’이나 ‘연평해전’ 등을 예상케 했지만, 기대에 못 미치는 모습을 보였던 것이다. ‘제이슨 본’은 개봉 하루 전에 시사회를 진행했고, 아직까지 좋은 평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인천상륙작전’은 12세 관람가이며, ‘제이슨 본’은 15세 관람가를 받았기 때문에 ‘인천상륙작전’이 더 유리해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처음부터 ‘제이슨 본’은 10대 초반보다는 20대 이상부터 중년층이 타깃이기 때문에 관람가는 크게 중요한 부분은 아니다. ‘제이슨 본’에는 맷 데이먼이 9년 만에 ‘본’ 시리즈로 돌아왔기 때문에 3040 세대들의 적극적인 지지를 보낼 가능성이 높다. ‘인천상륙작전’ 역시 명작으로 꼽히는 ‘쉰들러리스트’ ‘테이큰’ 등의 리암 니슨이 한국영화에 출연하는 영화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 8월 3일 ‘덕혜옹주’VS ‘수어사이드 스쿼드’
10일 한국영화 3파전을 예고했지만, 롯데시네마가 ‘덕혜옹주’의 개봉 날짜를 일주일 앞당기면서 ‘덕혜옹주’는 한국영화 3파전 대신 외화와 맞붙게 됐다. 비슷한 감동 코드를 가지고 있는 ‘국가대표2’나 ‘터널’보다는 전혀 다른 느낌을 주는 ‘수어사이드 스쿼드’와 맞붙는 것이 나을 것이라는 판단 때문일 것이다. 이에 대해 롯데시네마는 “‘덕혜옹주’가 개봉일을 변경한 것은 많은 한국 영화가 개봉하는 여름 시기에 한국 영화들의 상생을 위한 것이다. 과도한 경쟁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을 것이다”고 전했다. 특히 ‘덕혜옹주’는 동명의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만든 영화이기 때문에 원작의 팬들이 많이 찾을 것이며, 에듀테인먼트 콘텐츠로 볼 수 있기 때문에 부모와 자녀 관객 역시 많이 관람할 것으로 예상된다. 12세 관람가다.
‘수어사이드 스쿼드’는 앞서 예고편의 번역 문제로 홍역을 치렀지만 배급사 이십세기폭스 코리아는 개봉 전에 이 문제에 대해 해결한다고 약속했다. 과연 이 논란이 예방주사가 됐을지, 아니면 여전히 문제가 있을지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 것이다. 자막 문제가 있기 전 ‘수어사이드 스쿼드’는 DC코믹스 대표 빌런 캐릭터인 조커와 할리 퀸 등이 출연하면서 최고 기대작으로 꼽힌 작품이기에 개봉 첫날, 많은 관객들이 앞 다퉈 볼 것으로 예상된다. 10~20대가 주 타깃이지만 15세 관람가 판정을 얻었기에 핸디캡으로 볼 수도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2D와 3D, IMAX 3D, 4D, 4DX, 돌비 애트모스 등 다양한 포맷으로 상영하기 때문에 작품만 좋다면 여러 번 보는 마니아 관객, 일명 ‘n차’ 찍는 사람도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 8월 10일 ‘국가대표2’VS ‘터널’
마지막으로 개봉하는 작품은 ‘국가대표2’(배급 메가박스플러스엠)와 ‘터널’(배급 쇼박스)이다. 유일하게 한국영화 두 편이 맞붙는다. 가장 마지막에 개봉한 만큼 앞에 개봉한 작품들이 관객을 휩쓸 경우 관객 선점에는 불리할 수도 있다. 하지만 연휴가 끼어있고, 7월보다는 8월에 더 많은 관객들이 몰리는 것도 사실이기 때문에 더 유리한 점도 있다.
‘터널’은 ‘끝까지 간다’의 김성훈 감독의 연출작으로 예고편만으로도 긴장감을 조성했다. 재난블록버스터이지만 하정우의 재치 있는 모습까지 기대할 수 있어 더욱 기대감을 자아내고 있다. ‘국가대표2’ 역시 지난 2009년 800만 관객을 모았던 ‘국가대표’의 속편으로, 이번엔 여자 판으로 만들어냈다. 여름 기대작 중 유일하게 대형 배급사가 아니다. 게다가 충무로에서 쉽게 찾아보기 힘든 여자들의 영화이기에 색다른 관심을 모으고 있다. 참고로 '국가대표1'의 주인공은 하정우였으며, 오달수는 ‘터널’과 ‘국가대표2’에 모두 출연한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이주희 기자 leejh@entero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