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온뉴스 이주희 기자] 영화 ‘굿바이 싱글’에서 단지 역을 맡은 김현수는 올해 17세인 발랄한 여고생이다. 인터뷰 당일 이제 막 기말고사가 끝났다고 말한 그는 시험이 끝난 기쁨과 영화 흥행에 따른 기쁨을 누리고 있었다.
“영화 흥행은 기대를 많이 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다들 좋게 봐주셔서 기분이 좋아요. 그동안 제가 19세 관람불가 영화만 해서 친구들이 제가 출연한 작품을 못 봤었거든요. 친구들이 언제 같이 볼 수 있는 영화를 찍냐고 했었는데 이번엔 가능해요.(웃음) 이제 시험 기간이 끝나서 많이들 봐줄 것 같아요.”
그동안 김현수는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어린 천송희, ‘뿌리 깊은 나무’ 어린 소이, 영화 ‘간신’의 어린 단희 등 많은 배우들의 아역을 했다. 하지만 ‘굿바이 싱글’에서 김혜수와 ‘투 톱’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처럼, 오롯이 한 캐릭터를 맡아서 연기했던 영화 ‘도가니’ ‘무서운 이야기’, 드라마 ‘굿닥터’에서 더 인상 깊은 모습을 선보였었다. 누군가의 어린 시절이 아닌 자신만의 캐릭터를 연기할 때, 아역배우는 또 한 번 발전한다.
“누군가의 아역을 많이 했어요. 어린 시절을 연기해도 긴장되고 걱정도 많이 하지만, 1~2회 차만 하면 끝이기 때문에 끝나면 홀가분한 마음이 있죠. 반대로 비중 있고 끌고 나가야 하는 역할이면 촬영이 다 끝나도 걱정이 돼요. 이번 영화도 캐스팅 됐다는 소식을 듣고 기쁘기도 했지만 부담도 됐어요. 하지만 온전히 제 역할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고민하면서 찍을 수 있었어요.”
11세 ‘도가니’로 데뷔해 벌써 데뷔 6년 차다. 아역배우들이 금방금방 큰다지만, 김현수의 성장 역시 놀랍다. 데뷔했을 때와 지금을 비교하면 달라진 것은 외모뿐만이 아닐 것이다. 특히 ‘굿바이 싱글’을 촬영했던 작년과 지금은 단 1년밖에 차이 나지 않지만, 중학생 김현수와 고등학생 김현수는 다르다.
“사실 초등학교 4학년은 정말 어린 것이었어요. 당시엔 연기에 대해 잘 몰랐고, 생각도 많이 안 했던 것 같아요. 중학교 쯤 되어서 연기를 정말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지금은 어릴 때와 생각하는 게 확실히 달라진 것 같아요. 그때는 너무 어려서 다른 사람들도 저와 대화가 안 됐을 거예요.(웃음) 그래도 이젠 조금은 되지 않을까 싶어요. 그리고 현재는 아역배우지만, 3년만 있으면 성인이 되니까 걱정이 많이 됩니다.”
성인 연기자로도 준비하고 있는 그에게 롤모델을 물었다. 의외로 그는 아역배우인 김수안을 롤모델로 꼽았다. 최근 아역들의 활약이 두드러진 가운데, 그들에게서 충분한 자극을 받기 때문이다. 남녀노소 구별 없이 다른 사람의 연기에 자극 받고 성장하고 있는 그의 앞날이 기대가 된다.
“국적이나 나이 상관없이 연기를 잘하는 분들은 모두 제 롤모델이에요. 저보다 어리지만 수안이도 그 중 하나예요. 아직 ‘부산행’을 보지는 못했지만, 예전에 단편 영화 ‘콩나물’을 본 적이 있거든요. 아역배우들이 잘못하면 부자연스러울 때도 있는데, 수안이는 연기를 정말 잘 해서 다큐멘터리인 줄 알았어요. 저보다 훨씬 어린데 엄청나게 잘하니까 제가 작아지는 느낌을 받기도 하고요. 앞으로 더 잘해야겠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새로운 작품을 보면 항상 롤모델이 추가 되는 것 같아요. 이번 작품에서는 김혜수 선배가 롤모델이 됐어요. 카리스마 있는 모습만 생각했는데, 여러 가지로 이미지 변신이 가능하시거든요. 저도 장르나 캐릭터에 따라 변신할 수 있고, 작품마다 다른 사람처럼 보이는 연기를 하고 싶습니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이주희 기자 leejh@entero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