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모씨(남, 47세)는 얼마 전 신호대기 정차 시 뒤차가 추돌하는 교통사고를 당했다. 갑작스런 충격을 받은 김 씨는 사고 후 이틀 후부터 목과 허리, 특히 골반의 통증이 점점 심해져 병원을 찾았다. 그러나 X-ray나 MRI 상으로도 큰 이상이 없다는 진단을 받았다.
이모씨(여, 32)는 교통사고 후 심하게 손이 떨리고 소화가 되지 않으며, 밤에는 잠이 오지 않는 고충을 토로하고 있다. 생리기간이 지났어도 생리조차 하지 않는데다 낮에는 심한 두통에도 시달리고 있다. 하지만 이 역시 병원에서는 특별한 병명을 듣지 못했다.
이들은 모두 교통사고 후유증을 겪고 있는 것으로 의심해 봐야 한다. 이는 겉으로는 외상이 없지만 다양한 증상에 시달려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의 고통을 호소하게 된다.
이 증상은 병원 진료 상 특별한 이상 징후가 나타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몸에 통증이 나타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표적으로는 목과 허리 통증, 어깨 및 손목 통증, 두통 및 어지럼, 수면장애 및 불안 등이 있으며, 소화 장애 등의 증세도 동반한다.
이런 경우 치료는 사고가 일어난 후 오래 두지 말고 즉시 받는 것이 좋다. 한방 전문의들은 후유증을 오래 둘수록 만성화가 되어, 치료 기간도 길어지고 일상생활에 불편을 겪는 시간도 길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서울태한의원 이창영 원장은 “교통사고 후유증은 각종 검사에서도 발견되지 않는 어혈의 문제로 인해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 진료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며, “외부에서 충격이 가해지면 어혈이라는 것이 생겨 기혈순환을 방해하게 되어 통증을 유발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방에서는 한약처방을 통해 어혈 제거와 약해진 근육과 인대를 보강하는 치료를 진행한다. 또 침뜸으로 몸의 치유력을 올려주고 통증을 일으키는 기운을 제거해 줌으로써 몸의 통증과 저림, 시림, 이상감각 등의 증상에서 벗어나는 데 도움이 된다.
한편, 한의원의 교통사고 후유증 치료는 자동차손해배상법 개정에 따라 최대 3년까지 치료가 가능하다. 보상 범위는 한약 및 추나요법, 침, 뜸, 부항 및 약침치료 등에 모두 해당한다.
다만, 물리적 손상이 심해보이거나 사고가 클 경우에는 반드시 우선 병원을 찾아 X-ray 등의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이진수 기자 (lj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