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온뉴스 이주희 기자] 마른하늘에 날벼락이 떨어져도 모든 게 완벽했다. 심보늬(황정음 분)는 네잎클로버 따위나 도사님의 운세가 아닌 제수호(류준열 분)를 선택하며 해피엔딩을 맞이했다.
지난 14일 오후 방송한 MBC 수목드라마 ‘운빨로맨스’는 16회를 마지막으로 막을 내렸다. 이날 방송에서 보늬와 수호는 1년이 지난 후 각자의 위치에서 새 인생을 시작하는 모습을 그렸다.
수호는 제제팩토리가 아닌 과거 보늬가 다녔던 대박소프트의 대표가 되어 새로운 게임을 개발하며 재기를 위해 박차를 기했다. 가끔은 보늬를 먼발치에서 지켜보기도 했다. 그는 지난 회 보늬에게 몇 년이 걸리더라도 직접 자신에게 오라고 했던 말처럼 보늬가 스스로 자신에게 와주길 기다렸다.
보늬는 달님(이초희 분)과 동생 보라(김지민 분)의 도움으로 새로운 게임 기획 공모전에 도전했다. 그는 액운을 막기 위해 언제나 들고 다녔던 소금과 팥도 없이 시연장에 들어섰다. 미신을 맹신하던 보늬가 현실 세계를 향해 한 발짝 뗀 것이었다.
보늬가 개발한 게임은 운이 없는 여자 아이의 이야기였다. 사랑하는 사람들을 다치게 하는 운명을 가진 소녀가 그 운명을 극복하는 이야기를 담은 ‘윌(Will)', 그리고 수호가 개발한 게임은 동굴에 있던 한 소년이 ’빛‘을 향해 나아가는 ’미라클(Miracle)‘이었다. 수호는 “심보늬는 내게 ‘칼’이 아니라 ‘빛’이었다. 심보늬 때문에 나는 동굴에서 나왔고 살았다”라며 변치 않는 애정을 보여줬다.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윌’과 ‘마리클’은 서로를 보완해주는 게임이라며 동시에 투자를 받았다.
보라는 과거 병원에 있던 때를 회상하며 보늬에게 “언니가 올 때를 기다렸다. 결국 언니가 내 손 잡아준 뒤로 내가 낫지 않았냐”며 언니가 미신에서 벗어나길 기도했다. 이 말에 용기를 낸 보늬는 “이젠 아무 걱정 없이 내 행복만 생각할거다”라며 수호에게 향했다.
드디어 재회한 보늬와 수호는 첫 데이트를 나섰다. 하지만 화창했던 하늘에서 갑자기 비가 쏟아졌다. 하지만 보늬는 “비가 좀 오면 어때”라며 피크닉을 즐겼고, 수호에게 프러포즈를 했다. 보늬는 운명이 때때로 가혹하더라도 오늘의 행복을 놓치지 않고 ‘지금’을 살기로 결정한 것이다. 운명이 정해져 있더라도 결정은 스스로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초반 ‘운빨 로맨스’는 지난해 ‘킬미, 힐미’ ‘그녀는 예뻤다’로 연타석 행진을 보였던 황정음과 ‘응답하라 1988’로 신드롬급 인기를 얻었던 류준열의 만남으로 기대를 모았다. 미신을 맹신하는 여자와 수학과 과학에 빠져 사는 남자의 로맨스라는 독특한 소재 역시 관심을 모았다. 이에 10% 시청률을 넘기 힘든 요즘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첫 회부터 10.3%(닐슨 코리아 집계)를 기록하며 주목받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첫 회에서 다소 늘어지는 연출로 시청자들의 흥미를 이끌지 못해 2회는 8.7%로 하락하는 등 아쉬움을 자아냈다. 다행히 4회 이후부터 점차 황정음이 가지고 있는 특유의 사랑스러움과 류준열의 능청스러운 연기력이 돋보이면서 시청률이 상승하기 시작했다. 7회에는 9.8%를 기록하며 점점 인기를 회복하는가 싶었다. 하지만 15회는 6.4%라는 최저 시청률을 찍었고, 마지막 회 역시 6.8%를 기록하며 동시간대 방송하는 드라마 중 꼴찌로 종영을 맞이했다.
다만 첫 지상파 주연을 맡은 류준열의 가능성은 확인할 수 있는 기회였다. ‘응답하라’시리즈의 주역들의 다음 작품은 잘 되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이번에도 실현됐지만, 그의 연기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을 만큼 주연으로서 극을 잘 이끌었다.
이외에도 서브 러브라인이었던 달님과 한량하(정상훈 분)의 엉뚱하면서도 달달한 커플 연기가 일품이었으며, 철없는 사장님 김상호와 처음 미스터리한 이미지에서 나중엔 조력자로 활력을 불어넣은 정인기, 수호의 부모님 역할을 맡은 기주봉, 나영희 등 중년배우의 활약도 넘쳤다.
한편 오는 20일부터는 이종석, 한효주, 김의성, 이태환, 정유진 등이 출연하는 ‘더블유(W)’가 방송된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이주희 기자 leejh@entero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