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온뉴스 백융희 기자] 영화 ‘봉이 김선달’이 개봉 첫 주 5일 동안 104만8360명의 누적 관객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1위에 등극했다. 이는 같은 날 개봉한 전 세계적 화제작 ‘도리를 찾아서’의 1주차 개봉 성적을 누른 수치다.
특히 ‘봉이 김선달’의 100만 기록은 오락 사극 흥행작들 중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477만), ‘조선명탐정: 사라진 놉의 딸’(387만),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487만)등과 동일한 속도로 누적 관객을 동원하고 있다. 이 수치라면 앞으로 300만 이상의 관객을 더 끌어 모으며 흥행에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주말 동시기 개봉작 중 가장 높은 좌석점유율을 기록했고, 10대부터 40대 이상 관람객까지 모두 8점대 이상의 고른 만족도를 보이고 있다.
‘봉이 김선달’은 임금을 속이고, 주인 없는 대동강도 팔아 치운 전설의 사기꾼 김선달의 통쾌한 사기극을 다룬 영화다. 누구나 알만한 옛 이야기를 소재로 했고, 유승호가 주연을 맡아 기대를 맡았지만 우려 또한 만만치 않았다. 가장 큰 이유는 SM엔터테인먼트 소속 그룹 엑소 시우의 출연 때문이었다.
대중은 연기력이 보장되지 않은 아이돌의 연기에 호의적이지 않다. 때문에 잘 된 영화에 아이돌 가수가 출연해 극 전체의 몰입을 방해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있었지만 가볍게 볼 수 있는 오락 영화에 짧은 분량으로 적절한 판단이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영화에서 시우민은 적당한 연기와 분량을 보인 뒤 빠져 극의 몰입 방해 요소를 제거했다.
또 같은 시기에 개봉된 '도리를 찾아서', '굿바이 싱글', '레전드 오브 타잔', '컨저링 2'등 쟁쟁한 영화 속에서 관객을 끌 수 있을지도 의문이었다. 앞서 언급한 흥행에 성공한 오락 사극도 있지만 대부분의 오락 사극은 대작들 속에서 흥행을 장담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대중의 입소문을 타며 우려를 잠재우고 있다.
이 외에도 고창석, 라미란 등 탄탄한 연기력을 기반으로 한 감초 연기를 펼칠 수 있는 연기자들이 출연했다. 여자 주인공으로는 서예지가 출연했고 극은 믿고 보는 배우 유승호와 조재현을 중심으로 탄탄하게 흘러간다.
영화를 본 관객들은 평점 8이라는 점수를 주며 좋은 반응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영화 평점은 5점대로 대중과 평론가의 극과 극 반응 또한 주목할 만하다.
정지욱 영화 평론가는 “구전되고 있는 이야기를 각색해 흥미 위주로 영화를 만들었다는 점은 충분히 좋은 평가 받을 수 있다. 유승호가 코믹 연기로 많이 성숙해진 것 같고 영화 전반적으로 나쁘지 않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원래 기존에 알고 있던 이야기를 비약적으로 비튼 면이 있다. 원래 이야기는 정치적, 사회적인 이야기들보다 양반 사회에 대한 풍자를 담았는데 이걸 비틀어 사회적인 메시지를 억지로 끼워 넣었다고 볼 수 있다. 요즘 흥행 코드를 의식해 이런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또 “관객 입장에서는 충분히 웃기고 재미있고 연기에 무르익은 유승호의 연기가 관객들에게 가까이 다가간 것 같다. 지나치게 상업적인 접근과 유승호가 많이 소비된 면이 있다. 힘을 빼고 연기 하는 코믹 장르가 어떻게 보면 훌륭한 배우를 소비 시킨다고 볼 수 있다. 관객과 전문가의 평이 갈리는 이유는 이런 데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봉이 김선달’이 2주차에도 흔들림 없는 흥행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여름방학을 맞이해 온 가족이 관람할 수 있는 유일한 오락 영화라는 점이 흥행에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백융희 기자 historich@enter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