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온뉴스 윤효진 기자] 걸그룹 여자친구가 데뷔 1년 6개월 만에 네 번째 공을 쏘아 올렸다. 타자석에 선 여섯 명의 소녀는 파울이 될지, 안타가 될지 모르는 공을 힘껏 쳤다. 여자친구가 친 공은 포물선을 그리며 정상을 향해 떠올랐고, 홈런이 됐다.
2015년 1월 여자친구는 미니 1집 ‘시즌 오브 글래스(Season of Glass)’로 가요계 첫 발을 내딛었다. 타이틀 곡 ‘유리구슬’로 여자친구는 투명함, 순수 등을 강조했다. 또한 학교 3부작 중 입학을 상징하는 로고로 시작의 의미를 부각시켰다.
여느 걸그룹과 마찬가지로 여자친구도 청순 콘셉트로 활동을 시작했지만, 이들에게는 ‘파워청순’라는 숨겨둔 무기가 있었다. 데뷔 당시 모습이 소녀시대와 비슷하다는 혹평을 들었지만, 여자친구는 학교 3부작 시리즈 ‘오늘부터 우리는’, ‘시간을 달려서’를 통해 여자친구만의 확고한 콘셉트를 구축했다.
여자친구는 데뷔 후 신인상을 거머쥐었고, 선배 걸그룹과 같은해 데뷔한 동기 걸그룹 사이에서도 독보적인 활약을 펼쳤다. 특히 메이저 기회갓도 아닌 중소기업이라 할 수 있는 소스뮤직에서 데뷔한 여자친구는 학교 3부작 시리즈의 성공으로, 콘셉트와 좋은 음악의 힘이 무엇인지 제대로 증명했다.
여자친구 측 관계자는 “멤버들의 나이가 어리지만, 이들의 특기를 살릴 수 있는 콘셉트를 오랫동안 공들여 만들었다. 다른 걸그룹과 차별화를 두기 위해 여리여리하기만한 청순을 내세우지 않았으며, 섹시 콘셉트를 선택하지 않았다”며 “학교 3부작을 통해 진화된 파워청순을 선보였고, 큰 틀에서 벗어나지 않고 요소적인 변화를 통해 여자친구만의 색깔을 각인시켰다”고 말했다.
지난 11일 여자친구는 데뷔 이래 첫 정규 1집 ‘L.O.L'을 발매하며, ’쇼미더머니‘ 음원과 원더걸스의 활약에도 불구하고 전 음원차트에서 1위를 석권하며 ’믿고 듣는 여자친구의 음악‘이라는 대중의 신뢰를 증명했다. 학교 3부작을 졸업한 여자친구는 소녀와 여자의 경계선에 섰다.
여자친구 측 관계자는 “이번 ‘너 그리고 나’를 통해 다양한 변화를 시도했다. 먼저 교복을 벗었고, 레트로 느낌을 주기 위한 콘셉트로 활동에 나섰다. 뮤직비디오 또한 학교에서 벗어나 미국 하이틴 영화 같은 분위기로 진행했다. 또한 홈비디오 형식으로 레트로적인 느낌을 부각시켰고, 대중에게 거부감 없고 친숙한 여자친구로 다가가려 했다”고 밝혔다.
‘유리구슬’처럼 연약해 보였던 여자친구는 ‘너 그리고 나’를 통해 ‘하얀 진심을 담아 새롭게 시작해 볼래’, ‘너 그리고 나 사랑을 동경해 / 앞으로도 잘 부탁해’라며 여자친구의 또 다른 시작을 알렸다. 여자친구는 데뷔곡부터 현재까지 가사를 통해 여자친구의 스토리를 전하며, 이들만의 이야기를 만들어 가고 있다. 때문에 대중이 여자친구의 다음 행보에 대한 거는 기대도 크다.
가요계 관계자는 여자친구의 성공 요인에 대해 “90년대, 2000년대 초 걸그룹을 연상케 하는 대중적인 음악이 10대 뿐만 아니라 2030세대까지 어필했다. 또한 여자친구만의 콘셉트는 걸그룹 홍수 속에서 대중에게 신선함을 느끼게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형적인 섹시, 큐티 걸그룹의 이미지를 탈피해 학생 콘셉트를 선보였고, 외형적으로 교복만 입은 학생의 이미지가 아니라 무대 위에서 역동적이면서도 발랄한 모습이 여자친구만의 차별점을 만들었다. 또한 빗속 무대에서 넘어진 ‘꽈당 영상’은 여자친구를 알리는 데 한몫하기도 했다. 여러모로 여자친구는 노력과 운이 동시에 따르며 성공한 걸그룹이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윤효진 기자 yunhj@entero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