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할 수 없는 화가 치밀어 오르거나 억울한 일을 겪으면, 흔히 '화병에 걸리겠다'라고 말한다. 이 증상은 울화병의 준말로 한국에만 존재하는 신경증이다
이 증세에 시달리는 한국인의 수는 상당하지만 대체로 치료를 받고 있지는 않다. 치료가 필요한 병이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적절한 대처가 이뤄져야 한다.
흔히 숨 막힘, 우울감, 식욕저하 등의 신체적인 질환으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자신의 우울과 분노를 억누르고, 그 억압된 분노가 신체 증상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또한 증상이 계속해서 나타날 시, 정확한 진단을 한 후 치료를 시행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만성적 분노가 혈압을 올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고혈압, 뇌졸중, 심혈관 질환으로 발전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자하연한의원 임형택 원장은 “이러한 화병증상이 발생하게 되는 가장 주요한 원인은 심장의 과열로 스트레스와 울화가 표출되지 못하고 쌓이면 모든 장기에 에너지를 전달하는 심장이 과열되는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며 “심장 기능에 이상이 생겨 신체 곳곳에 이유 없는 통증이 발생하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임 원장에 따르면 치료를 위해 과열된 심장을 안정시키고 자율신경을 바로잡아 오장육부의 균형을 찾아주는 통합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마음의 건강을 심장으로 바로잡는 정심방 등의 요법으로 즉, 탕약, 침 치료, 전문가 상담, 인지행동치료, 생활습관 교정 등으로 자가 치유력을 높일 수 있게 해야 한다.
또 치료로 중추신경과 자율신경계의 평형을 유지시켜 각종 스트레스와 정신적 피로를 제거해야 하며 스트레스 저항력과 정신적 면역력을 높여 스스로 화를 다스릴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임 원장은 “이 증상은 정신적 문제일 뿐만 아니라 신체적으로도 불편한 증상을 나타나게 한다. 증세는 참는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기에 병이 더 커지기 전에 적극적인 노력과 대처를 통해 해결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특히 우리나라 직장인 90%가 화병에 시달리고 있는데 병을 일으키는 감정을 억누르지만 말고 가까운 지인과의 대화를 통해 해소해야 하며, 자신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을 찾는 게 좋다.
이진수 기자 (lj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