괄약근은 한 번 손상되면 복구 불가능하다는 잘못된 통설을 믿고서 항문 수술을 망설이는 경우가 많다. 출산, 사고 등으로 항문의 괄약근이 손상된 경우도 있다.
배변 조절 기능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발생하는 변실금은 대변이나 방귀가 사람의 의지와 상관없이 수시로 나오는 질환이다. 생활의 불편함은 말할 것도 없고 수치심 때문에 성격 장애까지 나타날 수 있는 아주 난처한 병이다. 대부분 치료 방법을 몰라서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괄약근 손상에 의한 변실금은 복원수술이 가능하고 성공률도 높다고 한다. 하루학문외과 서인근 원장에게 괄약근 손상과 복원수술에 대해 들어봤다.
Q. 치루, 치열, 치질 수술 후 괄약근 손상으로 변실금 증세가 있는데 치료가 가능한가?
A. 정상적인 괄약근이 60~70% 이상 남아있는 경우에는 치료가 가능하다. 절단된 괄약근을 봉합해 복원 수술하면 기능이 회복된다. 최근에는 괄약근의 기능을 보존하는 수술도 시행되고 있어 걱정 없이 완치수술을 받을 수 있다. 환자마다 항문의 형태와 구조가 다르므로 일률적으로 수술하는 것보다는 각각의 특성에 맞추어 정밀하게 수술하면 부작용을 방지할 수 있고 완치율이 가장 높은 수술을 할 수 있다
Q. 입원하지 않고 괄약근 복원 수술이 가능한가?
A. 치질, 치루 수술보다 더 복잡하지만 수술 직후 의자에 앉을 수 있고 걸어갈 수 있어 입원이 필요하지 않다. 때문에 수술 당일 또는 다음 날부터 직장에 출근할 수 있다. 골프, 등산, 축구 등 운동은 다음날부터 가능하다. 괄약근을 붙여주거나 조여 주는 수술은 최근 의료기술의 발전으로 편하고 빠르게 치유될 수 있다.
Q. 복원수술 때 항문 부위만 국소마취하나?
A. 국소마취가 가능하고 이에 따른 장점이 많다. 첫째, 수술 성공률이 매우 높다. 하반신마취나 전신마취에서는 환자의 의지로 괄약근을 움직일 수 없는데 국소마취는 가능하다. 그러므로 수술 중 항문 괄약근을 움직일 수 있어 괄약근의 접합상태, 조여지는 정도를 확인할 수 있다. 때문에 정밀한 수술이 가능하고 회복이 빠르다
둘째, 마취의 안전성이 가장 높다. 그러므로 임신 중이나 소아, 노인의 수술에도 좋다. 마취 수술 중에 TV를 시청은 물론 화장실도 다녀올 수 있고 수술 당일 퇴원이 가능하다.
Q. 크론병에 의한 치루 수술을 여러 차례 받아 항문이 조금 열려있는 상태인데 이것도 복원 가능한가?
A. 크론병은 상처 치유가 느리므로 합병증이 발생할 확률이 높은데 증상이 호전된 상태에서 수술하면 합병증 위험을 줄이고 괄약근 복원 수술이 가능하다
Q. 출산 이후 대변을 참기 힘든 때가 많고, 밖에 있을 때 당황스러운 사태도 몇 번 발생했다. 어떤 치료나 검사를 받아야 하나?
A. 변실금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대변이 나오는 현상이다. 분만이나 사고로 인한 항문 괄약근 손상, 치루·치열·직장암으로 인한 항문 수술 후 손상, 선천적 기형, 직장탈, 하제 남용 시 발생한다. 변을 못 참고 의지대로 조절할 수 없는 상황이 한 달 이상 지속되면 의심해봐야 하고, 병력, 시진, 항문압검사, 배변조영술, 근전도검사, 항문 내 초음파검사로 진단한다. 만약에 괄약근 손상이면 복원 수술 가능하다. 쌍둥이 출산의 손상으로 항문과 질이 하나로 통합되어 질에서 변이 나오는 심각한 상태도 괄약근 복원 수술로 입원 없이 완치됐다.
Q. 복잡한 치루와 심한 치질이 함께 있는데 재발 걱정 없이 한 번 수술로 완치할 수 있나?
A. 괄약근을 개방하지 않으면서 동시에 병변을 확실하게 모두 제거하면 한 번 수술에 치질과 치루를 완치할 수 있다. 항문 부위만 국소마취하면 괄약근이 잘 보이므로 괄약근 손상을 방지하기 쉽다. 수술 결과는 의사에 따라 차이가 크고, 경험과 기술이 충분한 의사가 수술하면 재발과 부작용 발생은 약 1% 정도로 낮은 편이다.
서인근 원장은 “삶의 질을 저하시키는 변실금을 적절히 치료하지 않으면 우울증, 대인기피증, 냄새로 인한 심리적 위축감 등 정신적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항문 피부 자극이 지속적으로 유발되어 항문 소양증 등이 발생할 수 있으며, 항문 주변에 남아 있는 대변으로 인해 피부 감염, 방광염 등이 발생하기도 한다”며 “무슨 병이든 조기에 치료하면 결과가 좋으므로 증상이 있으면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진수 기자 (lj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