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인터뷰┃유승호①] “코믹 연기에 욕심, 개그맨들 이해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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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현우 기자 / 디자인 정소정

[엔터온뉴스 이주희 기자] 배우 유승호가 처음으로 코믹에 도전했다. 왕과 내시는 물론, 덥수룩한 수염을 붙여 사냥꾼이 되거나 양반가 규수로 변신해 양반까지 유혹하며 관객들을 제대로 웃긴다.

영화 ‘봉이 김선달’은 조선 최고 사기패가 당대 최고 권력가를 속이기 위해 주인 없는 대동강을 걸고 한 판을 꾸미는 사기극으로, 유승호는 남다른 지략과 배포를 가진 천재 사기꾼 김선달을 맡았다.

평소 유승호는 웃긴 이미지보다 바른 이미지로 알려져 있었기 때문에 그가 과연 어떤 코미디를 보여줄 것인지에 대한 관심을 많이 모았다. 걱정과 달리 그는 촬영 현장에서 ‘조금 더’를 외치며 개그에 욕심을 부렸단다.

“이 영화를 시작할 때 가장 걱정이 됐던 것은 코미디였어요. 평소 잘 웃기는 사람이 아니라서 걱정이 많았는데, 옆에 고창석 선배, 라미란 선배, 그리고 동생으로 나오지만 친구 같았던 시우민 형도 있었기 때문에 재밌게 나온 것 같아요.”

“촬영할 때 앞에 스태프 분들이 있는데, 그 분들이 관객의 입장이 아닐까란 생각을 해봤어요. 그분들이 즐거워하는 포인트라면 관객들도 비슷하게 생각하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고, 웃는 모습을 보니까 제가 개그맨이 된 듯한 느낌이 들더라고요.(웃음) 개그맨들이 이런 기분이겠구나 싶으면서 남들을 웃기니까 제가 더 기분이 좋아졌어요. 욕심이 더 생겼고, 확실하게 하자고 했죠. 뻐드렁니를 껴봤을 때는 사람이 이렇게까지 못나지는구나 싶기도 했지만요.(웃음) 하지만 망가질 거면 제대로 망가지자 싶었고, 그게 연기자로서 멋있는 거라고 생각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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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현우 기자

영화 속 봉이 김선달은 우리에게 알려져 있는 설화와 달리 젊고 섹시한 인물이다. 현란한 말솜씨와 출중한 외모로 모든 사람들을 매혹시킬 수 있는 만큼 매력적인 캐릭터이기에 배우로서 욕심이 날만한 캐릭터였다.

“김선달은 여유롭고 자신감 있고, 항상 에너지가 넘쳐요. 처음엔 감독님이 제게 조금 더 하면 김선달스러울 것 같다고 하셨는데, 마지막 대동강 사기의 절정에 이를 때쯤엔 정말 김선달 같아서 저도 감독님도 만족했죠.”

“여자들에게 추파를 날리는 신 촬영은 많이 힘들었어요. 윙크 날리는 제가 너무 느끼하고 싫었는데(웃음) 그 장면을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이 좋아하고 웃어주셨어요. 과감하게 한 것이 좋았구나 싶었죠.”

덕분에 유승호는 드라마 ‘보고싶다’ ‘상상고양이’ ‘리멤버-아들의 전쟁’, 영화 ‘조선마술사’ 등에서 선보였던 사연 있고 분위기 있는 역할에서 벗어나 이미지 변신을 확실히 했다. 그동안 아픔이 있는 소재의 작품들만 해왔던 그가 이번엔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가볍게 달리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해온 것보다 앞으로 해나갈 것이 더 많기에 그의 앞날은 아주 창창하고 밝다.

“누가 제게 앞으로 어떤 장르를 하고 싶냐고 물어본다면 저는 다 하고 싶다고 말할 거예요. 어릴 적부터 연기를 해왔기 때문에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지 않았거든요. 지금이야 조금 넓어졌지만 다른 선배들에 비해 넓지 않다고 생각해요. 그동안 코믹에 도전을 해보고 싶었는데, 잘 한 것 같아요. 이번 영화도 저희가 즐겁게 촬영한 것처럼 관객들도 극장에 편하게 가서 즐겁게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이주희 기자 leejh@enteronnews.com